불안이 시작되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불안이 갑자기 심해지는 순간에는 시간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실제로는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제 느낌으로는 한참 동안 불안한 상태가 이어진 것 같습니다. 그 순간에는 시계를 확인할 여유도 없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생각할 정신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가슴이 조금 답답하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으로 시작됩니다. 평소 같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는 변화인데, 불안이 올라오는 순간에는 몸에서 느껴지는 작은 증상 하나에도 신경이 집중됩니다.

 

그러다 보면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보다 지금 제 몸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는 데 온통 정신이 쏠립니다. 숨을 제대로 쉬고 있는지,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건 아닌지, 이러다가 더 심해지는 건 아닐지 걱정하게 됩니다.

 

불안이 시작되면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어지고 그 순간에서 벗어나는 것만 중요해집니다.

 

이상한 건 불안이 조금 가라앉고 나서야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궁금해진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굉장히 오래 버틴 것 같은데 시계를 보면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 지나 있기도 합니다. 반대로 잠깐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느끼는 시간과 실제 시간이 왜 이렇게 다른지 의아합니다. 불안이 심한 동안에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다가도 지나고 나면 그 사이에 무엇을 했는지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 그때 어떤 생각을 했느냐고 물어본다면 설명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걱정이 한꺼번에 떠오르기는 하는데 어느 생각을 먼저 했는지, 어떤 순간에 불안이 가장 심했는지 순서대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언제쯤 괜찮아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불안을 더 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지나면 가라앉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계속 이런 상태가 이어지는 건 아닐까 걱정하게 됩니다.

 

평소에는 몇 분이라는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불안이 심할 때는 그 짧은 시간을 견디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집니다.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해도 자꾸 몸의 변화가 신경 쓰이고, 괜찮아졌는지 확인하려는 생각을 멈추기 어렵습니다.

 

불안이 지나간 뒤에는 몸보다 마음이 더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방금 전까지 무엇이 그렇게 무서웠는지 차분하게 생각해보려고 하지만 당시 느꼈던 두려움을 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니 불안이 시작되는 순간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신경이 쓰입니다.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또 시간 감각을 잃을 만큼 당황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럽습니다.

 

공황장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보면 갑작스러운 불안으로 인해 주변 상황이나 시간의 흐름을 평소와 다르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제 경험이 정확히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른 분들도 불안이 심해질 때 시간이 실제보다 훨씬 길게 느껴지거나 얼마나 지났는지 잘 모르겠는 경험을 하시나요?

 

그 순간에는 시계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시간에 신경 쓰지 않고 불안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편이 나은지 궁금합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계시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댓글2
  • 익명2
    글쓴이님이 올려주신 대처법 질문에 제 경험을 나눠보자면, 저는 불안할 때 절대 시계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아직도 이것밖에 안 지났어?' 하고 오히려 조급함과 좌절감이 커져서 불안을 더 키우더라고요. 
    
    대신 저는 시계나 제 몸(심장, 호흡)에 집중된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5-4-3-2-1 기법(주변에 보이는 것 5개, 만져지는 것 4개 찾기 등)을 쓰거나, 미리 맞춰둔 10분짜리 잔잔한 타이머나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틀어놓고 '이 노래가 끝날 때쯤엔 무조건 가라앉는다'고 주문을 외워요.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막연함이 두려움을 키우기 때문에, 시간 자체를 확인하기보다 '이 불안은 파도처럼 결국 지나갈 것이다'라는 사실을 믿고 기다리는 게 훨씬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 힘든 순간을 조금씩만 더 편안하게 흘려보내는 연습을 같이 해봐요!
  • 익명1
    저도 불안 발작이나 공황 증상이 올라올 때 똑같은 경험을 해서 글을 읽는 내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진짜 그 순간에는 단 1분이 1시간처럼 길게 느껴지고 영원히 안 끝날 것 같은 공포에 휩싸이잖아요. 
    
    지나고 나서 시계를 보면 고작 5분, 10분 지나 있는 걸 보고 허탈하기도 하고요. 불안이 극도에 달하면 우리 뇌가 비상사태로 인식해서 시간 감각을 왜곡하는 게 자연스러운 증상이라고 하더라고요. 작성자님이 이상하거나 유난스러워서 그런 게 절대 아니니 자책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할 만큼 외롭고 피말리는 그 짧은 시간들을 매번 버텨내고 계신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하신 거예요. 마음이 피곤할 땐 그저 푹 쉬어주는 게 최고입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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