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나보다 빨리 앞서가고, 누군가는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누군가는 유난히 빛나 보입니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나도 빨리 무언가를 이루어야 하는데….”
영국의 작가 Virginia Woolf(버지니아 울프)는 그런 우리에게 아주 조용한 말을 건넵니다.
“No need to hurry.
No need to sparkle.
No need to be anybody but oneself.”
“서두를 필요도 없습니다.
빛나 보일 필요도 없습니다.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될 필요도 없습니다.”
— Virginia Woolf(버지니아 울프) —
이번 명언은 1929년 출간된 《A Room of One's Own(자기만의 방)》 제1장에 등장합니다.
원문 자료에서도 오늘의 세 문장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방》은 울프가 1928년 영국 Cambridge University(케임브리지대학교)의 여성대학인 Newnham College(뉴넘 칼리지)와 Girton College(거튼 칼리지)에서 했던 강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울프는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왜 역사적으로 위대한 여성 작가는 남성 작가보다 훨씬 적었을까?
그녀가 찾은 이유는 여성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여성에게는 오랫동안 글을 쓰고 생각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와 독립된 공간, 교육과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울프는 여성에게 창작을 위해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왜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을까?
화자는 좋은 식사와 대화를 경험한 뒤 편안하게 앉아 사람들과의 교류와 삶을 바라봅니다.
그 순간 울프는 화려하게 빛나는 재치나 성과보다 더 깊고 은은한 만족감을 묘사한 뒤 오늘의 문장을 적습니다.
No need to hurry.
No need to sparkle.
No need to be anybody but oneself.
이 부분을 작품 전체의 맥락에서 읽으면 단순히
“천천히 살아도 괜찮다.”
라는 위로만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서두르고, 다른 사람에게 돋보이려고 애쓰고, 사회가 원하는 누군가가 되려 하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조건과 여유가 중요하다는 울프의 문제의식과 연결해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 명언에서 특히 눈에 들어오는 단어는 sparkle(빛나다)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실제 자신의 모습보다 더 멋져 보이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지금은 SNS를 통해 다른 사람의 성취와 여행, 직장, 집, 행복한 순간까지 매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삶의 속도를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게 됩니다.
하지만 울프의 문장은 세 가지 부담을 하나씩 내려놓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반드시 빛나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사람이 될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그 대신 자신이 생각하고 원하는 삶을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계발을 하지 말거나 성장을 포기하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기준으로 성장하고 있는가입니다.
다른 사람이 앞서간다는 이유로 조급해지는 것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것은 다릅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빛나려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다릅니다.
성장하되 다른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는 않는 것.
울프의 문장은 그런 삶의 태도를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