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전하는 아픔을 받아들이고 다시 살아가는 마음에 대하여

살다 보면 누구에게도 설명하기 어려운 상처 하나쯤 마음에 남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어떤 말이나 장면을 마주하면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고, 이제는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다시 아파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처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자신의 약함처럼 여기며 빨리 털어내야 한다고 스스로를 재촉합니다. 

 

하지만 이미지 속 글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원래 준 사람은 모르지. 계속 아파하는 건 받은 사람의 몫이고.” 상처가 오래 남는 것은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자신의 마음에 깊이 닿았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상처가 전하는 아픔을 받아들이고 다시 살아가는 마음에 대하여

 

상처에는 참 이상한 불균형이 있습니다. 무심코 말을 던진 사람은 그날의 일을 금세 잊어버리는데,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몇 년이 지나도록 기억하기도 합니다. 상처를 준 사람에게는 지나가는 한순간이었지만 받은 사람에게는 마음속에 오래 남는 사건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더욱 억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든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데 왜 나만 계속 그 일을 떠올려야 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같은 사건을 겪었더라도 상처를 준 사람에게 남는 기억과 받은 사람에게 남는 흔적의 깊이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말로 받은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기에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몸에 난 상처라면 아픈 곳을 보여줄 수 있지만 마음에 박힌 말은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보여줄 방법이 없습니다. 별뜻 없이 한 말인데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이느냐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오히려 자신의 감정까지 의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처의 크기를 말한 사람이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사람마다 살아온 경험이 다르고 소중하게 여기는 부분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상대에게는 가벼운 농담이었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감추고 있던 아픈 부분을 건드리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말한 사람의 의도와 받아들인 사람의 아픔은 언제나 같은 크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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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힘든 것은 이미 지나간 일을 계속 떠올리는 자신을 탓하게 될 때입니다. 이제 그만 잊어야 하는데 왜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원래의 상처 위에 또 다른 자책을 얹게 됩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지우개로 문장을 지우듯 기억을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잊으려고 애쓸수록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도 있습니다. 마음의 회복에는 저마다 다른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달이면 괜찮아지는 일이 있는가 하면 몇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는 일도 있습니다. 회복에는 정해진 기한이 없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상처를 준 사람의 사과만 기다리며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다면 마음의 응어리가 조금은 풀릴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뒤늦게 이야기해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행동을 가볍게 여기기도 하지요.

 

그럴 때 자신의 회복까지 상대의 깨달음에 맡겨버린다면 마음은 계속 그 사람에게 붙잡혀 있게 됩니다. 상대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사과하는 것은 그의 몫입니다. 하지만 그 상처에서 조금씩 빠져나와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는 일은 결국 내가 선택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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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자신의 몫이라는 말은 혼자 참고 견뎌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거리를 두고,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자신을 보호하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반복해서 같은 상처를 주는 관계라면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모든 관계를 끝까지 지켜야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해서 계속 상처받을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지요. 때로는 상대를 미워하는 것보다 조용히 거리를 두는 일이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상처도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남습니다. 처음에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무너졌던 일이 어느 날에는 조금 덜 아프게 느껴지고, 더 시간이 지나면 떠올려도 담담하게 지나갈 수 있게 됩니다. 기억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기억이 자신을 흔드는 힘이 약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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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가 남았다고 해서 상처가 계속 벌어져 있는 것은 아니듯 마음에도 기억은 남아 있으면서 아픔은 옅어질 수 있습니다. 회복은 과거를 완전히 잊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를 기억하면서도 오늘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상처를 경험한 사람에게는 이전에 없던 깊이가 생기기도 합니다. 자신이 아파보았기에 다른 사람의 아픔을 쉽게 판단하지 않게 되고,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오래 남을 수 있는지도 알게 됩니다. 누군가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 그 정도 일로 왜 그러느냐고 말하기보다 한 번 더 마음을 헤아리게 됩니다.

 

물론 상처 자체를 감사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팠던 일을 억지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포장할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그 시간을 지나오면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폭이 조금 넓어졌다면, 상처가 남긴 것이 아픔뿐만은 아니었다고 언젠가는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 말을 건넬 때 조금 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금방 잊을 농담이라고 생각해도 상대에게는 오래 남을 수 있고, 화가 난 순간 던진 한마디가 관계를 이전으로 돌릴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말은 입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자신의 것이지만 한번 건네지고 나면 되돌려 담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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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는 특별한 말을 얼마나 많이 해주느냐보다 상대의 마음에 오래 남을 아픈 말을 얼마나 조심할 수 있느냐에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함부로 말해도 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가까운 사람의 말일수록 마음 깊은 곳까지 닿을 수 있습니다.

 

이미 받은 상처가 있다면 그때의 자신에게 왜 그렇게 아파했느냐고 묻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 순간에는 그만큼 힘들었고, 그렇게 느낄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앞으로의 모든 시간까지 그 상처에게 내어줄 필요도 없습니다.

 

기억을 억지로 지우려고 하기보다 오늘의 삶에 새로운 기억을 하나씩 쌓아가면 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자신을 조금 더 소중하게 대하는 날들이 늘어나면서 과거의 한 장면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는 서서히 작아질 수 있습니다.

 

상처받았던 과거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상처가 앞으로의 나까지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은 가능합니다. 언젠가 그 일을 떠올렸을 때 더 이상 마음이 무겁지 않은 날이 찾아온다면, 그것은 모든 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이 아니라 충분히 아파한 뒤에도 자신의 삶을 계속 살아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이 남긴 흔적을 끝내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 아픔을 견뎌낸 자신만큼은 그 시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오래 아파했던 마음을 탓하기보다 여기까지 견뎌온 자신을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봐도 괜찮습니다.

댓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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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상처가 앞으로의 나까지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은 가능하다는 말이 저의 상처를 위로해 주었네요.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상처를 입고 아파하는 시간들이 있겠죠.
    믿었던 사람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진심을 다했던 관계에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고최선을 다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도 있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을 혼자 견뎌야 하는 순간도 참 많았네요.
    
      누군가의 무심한 말 한마디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고, 때로는 지나간 기억 하나가 평온했던 하루를 흔들어 놓아 잊으려고 애쓸수록 더 선명해지고, 괜찮은 척할수록 마음속에서는 더 큰 상처로 남아 있네요.
    
    상처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지만, 앞으로의 삶까지 모두 결정하도록 내버려 둘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과거에 누군가 나를 함부로 대했다는 사실이 앞으로도 함부로 대우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닌것 처럼 경험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고,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깨닫고 이전에는 무조건 참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사랑임을 배울 수도 있고 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살피느라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했다면, 이제는 나 자신의 안부를 묻고 상처를 겪은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 경험을 삶의 한 부분으로 품은 채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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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
    작성자
    과거에 누군가 나를 함부로 대했다는 사실이 앞으로도 함부로 대우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닌것 처럼 경험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고,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깨닫고 이전에는 무조건 참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사랑임을 배울 수도 있고 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살피느라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했다면, 이제는 나 자신의 안부를 묻고 상처를 겪은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 경험을 삶의 한 부분으로 품은 채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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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a
    상처를 준 사람은 쉽게 잊어도 받은 사람에게는 오래 남을 수 있다는 말이 참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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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
    작성자
    회복에는 정말 정해진 기한이 없답니다. 과거의 기억에 소중한 미래까지 내어주지 않겠다는 다짐이 참 단단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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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상처를 준 사람은 이미 잊고 살아가는데, 상처받은 사람은 그날의 말 한마디를 오래도록 마음에 품고 살아가기도 하지요.
    
    때로는 그 일을 잊지 못하는 자신이 미련한 것 같고, 아직도 아파하는 내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오래 남았다는 건 그만큼 진심이었고, 소중하게 여겼던 무언가가 있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상처를 이해받을 수는 없고, 모든 상처에 사과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겠지요. 그래서 때로는 상대의 사과를 기다리는 마음보다, 아팠던 나 자신을 먼저 이해해 주는 마음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잊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직 아프다면 아픈 대로, 조금씩 내 마음을 돌보며 살아가면 되니까요.
    
    상처를 받았던 시간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남긴 아픈 말이 내 삶의 전부가 되지 않도록, 이제는 그 말을 했던 사람보다 나 자신을 더 소중히 여겼으면 합니다.
    
    오래 아파한 마음에도 언젠가는 평온이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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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
    작성자
    가해자의 깨달음을 기다리지 않고 수키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조용히 거리를 두는 선택'을 하겠다는 그 용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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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키
    “상처의 크기를 말한 사람이 결정할 수는 없다”는 문장에서 마음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에 오랫동안 아파하면서도, 주변에서 ‘왜 이렇게 예민하냐’고 할 때마다 제 감정을 의심하고 혼자 자책했었거든요. 
    
    상처가 오래 남는 건 제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진심이었기 때문이라는 말씀이 너무나 큰 위로가 됩니다. 
    
    가해자의 사과에 제 회복을 맡겨두지 않고, 이제는 저를 위해 조용히 거리를 두고 제 삶을 살아내는 선택을 해보려고 합니다. 상처 입은 마음을 다정하게 돌아볼 수 있게 해준 따뜻한 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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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
    작성자
    수키님, 제 글귀가 마음에 쿵 닿았다니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혼자 삼켜내셨을 마음의 고통이 느껴져 먹먹해집니다. 별뜻 없이 던진 말에 상처받았을 때, 주변의 '예민하다'는 핀잔만큼 아픈 2차 상처는 없지요. 
    
    수키님이 예민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타인을 대할 때 진심이었고 따뜻한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가해자의 깨달음을 기다리지 않고 수키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조용히 거리를 두는 선택'을 하겠다는 그 용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제는 그 다정한 마음을 타인이 아닌 수키님 자신에게 먼저 베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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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ria
    상처를 지우개로 지우듯 없앨 수는 없지만, 과거를 기억하면서도 오늘을 살아내는 게 회복이라는 말씀이 마음에 깊이 와닿습니다. 억지로 잊으려고 애쓸수록 더 선명해지는 기억 때문에 괴로웠는데, 회복에는 정해진 기한이 없다는 걸 인정하고 나니 비로소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지나간 과거에 제 미래까지 내어주지 않도록, 오늘의 일상에 좋은 기억들을 차곡차곡 쌓아가겠습니다. 아픔을 겪은 만큼 타인의 마음을 한 번 더 헤아리겠다는 다짐도 품게 되네요. 길을 잃을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인생 글을 만났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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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
    작성자
    Keria님, '비로소 숨이 쉬어지는 것 같다'는 말씀을 읽고 제가 오히려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음의 상처는 지우개로 슥슥 지워지지 않아서, 자꾸 떠오를 때마다 우리는 스스로를 탓하곤 하니까요. 
    
    회복에는 정말 정해진 기한이 없답니다. 과거의 기억에 소중한 미래까지 내어주지 않겠다는 Keria님의 다짐이 참 단단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오늘 하루, Keria님의 일상에 아주 작고 따뜻한 좋은 기억이 하나 더 더해지기를 소망합니다. 길을 잃고 싶을 때 언제든 다시 찾아와 쉬어가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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