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집안이 조용해지면 나도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헛헛해질 때가 많더라고요. 평생을 아이들 끼니 챙기고 뒷바라지하는 맛으로 살아왔는데 어느 순간 아이들도 자기 인생 살겠다고 바빠지니까 제가 할 일이 싹 사라진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러다 문득 "자식은 독립된 인격체이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는 유명한 명언이 머리를 스쳤어요.
맞아요, 다들 알면서도 마음처럼 안 되는 게 바로 내려놓는 연습이잖아요. 처음에 아이들이 바쁘다며 안부 전화가 뜸해졌을 때 솔직히 섭섭하기도 하고 서운한 마음이 확 올라왔거든요.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싶은 치기 어린 생각도 슬쩍 들었고요. 그런데 이 글귀를 가만히 읊조려보니까 내가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핑계로 내 삶의 외로움을 채우려고만 했구나 싶어 마음이 찔렸습니다.
자식의 뒤통수만 바라보며 내 인생을 허비할 게 아니라 이제는 나라는 사람 자체의 시간을 채워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서예 수업도 등록하고 혼자 동네 산책도 길게 다녀오곤 합니다.
내 삶이 채워지니까 신기하게 자식들에게 대하는 태도도 한결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혹시 저처럼 자식들 독립시키고 난 뒤에 찾아오는 공허함 때문에 밤마다 잠 못 이루고 마음고생 하시는 분 계신가요? 다들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고 계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