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의 내가
오늘 나의 하루를 돌아봤을때
왜 그렇게 시간을 낭비했을까라는 후회보다
열심히 했었지라고 만족할 수 있도록
미래의 나를 위해 살자.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뒤의 하루를 잠시 떠올려보세요.
계절은 한 바퀴를 돌아 다시 비슷한 공기를 데려오고, 지금 입고 있는 옷이나 자주 걷는 거리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분명 지금보다 365일을 더 살아낸 사람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1년 뒤의 나는 오늘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그때 시작할걸, 조금만 더 해볼걸 하며 아쉬워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힘들고 흔들리는 순간도 많았지만 그래도 그때 포기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평범한 하루처럼 보이지만, 미래의 내가 돌아보게 될 과거가 바로 지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생각하면서도 이상할 만큼 오늘에는 관대해집니다. 오늘 하루쯤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은 내일의 자신에게 넘겨버립니다. 운동도 내일부터, 공부도 다음 주부터, 마음먹었던 일도 상황이 조금 나아지면 시작하겠다고 합니다. 한 번의 미룸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 하루를 쉰다고 인생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오늘의 미룸이 내일에도 똑같은 이유를 만들어낸다는 데 있습니다. 그렇게 미뤄진 하루가 쌓이면 어느 순간 몇 달이 되어 있고, 그제야 우리는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아쉬워합니다.
달력을 생각해보면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한 장의 달력에는 수십 개의 작은 칸이 있습니다. 오늘이라는 칸 하나만 바라보면 아주 작습니다. 하루를 잘 보냈든 그렇지 못했든 전체 인생에서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달력은 반드시 다음 칸으로 넘어갑니다. 오늘의 칸을 다시 채울 기회는 없습니다. 시간이 무서운 이유는 빨리 지나가기 때문만이 아니라, 지나간 하루를 다시 선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칸을 성취와 노력으로 빽빽하게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래의 자신을 위해 산다는 말을 자신을 혹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충분히 쉬었던 하루도 필요합니다. 지친 마음을 달래고 몸을 회복한 시간도 앞으로 살아갈 자신을 위한 투자입니다.
친구와 웃으며 보낸 저녁, 가족과 천천히 나눈 식사, 혼자 조용히 음악을 들었던 시간도 삶을 이루는 소중한 부분입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 순간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계속 외면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을 가장 오래 붙잡는 후회도 대개 실패 자체에서 생기지는 않습니다. 해봤는데 잘되지 않았던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경험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오래 남는 것은 해보고 싶었는데 두려워서 시작하지 않았던 일, 말하고 싶었는데 끝내 전하지 못했던 마음,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계속 다음으로 미뤘던 순간들입니다. 실패에는 결과가 남지만 시도하지 않은 일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지 못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이 더 오래 마음에 남기도 합니다.
1년 뒤의 자신은 지금의 결과만 평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목표를 전부 이루었는지, 얼마나 빠르게 성공했는지만 바라보지도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평범한 날에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기억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기 싫었던 날에도 조금 해봤던 것, 한 번 포기했다가 다시 시작했던 것,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려고 애썼던 것들이 모여 그때의 자신을 만들어놓았을 테니까요. 미래의 나를 자랑스럽게 만드는 것은 완벽한 성공이 아니라 쉽게 포기하지 않았던 오늘의 태도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1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지만, 처음부터 1년 전체를 바라보면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365일 동안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음부터 지칩니다. 그러니 1년을 책임지려고 하지 마세요.
오늘 하루만 책임지면 됩니다. 오늘도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해야 할 공부를 삼십 분 해도 좋고, 미뤄둔 일을 하나 처리해도 좋습니다. 건강을 위해 잠깐 걷거나 오랫동안 마음에 두었던 일을 알아보기만 해도 괜찮습니다. 미래를 바꾸는 행동은 생각보다 작고 평범한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휴대전화 사진첩을 몇 년 전 날짜까지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한때 너무 익숙했던 순간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평범했던 장소와 얼굴, 옷차림과 풍경이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는 풍경이 언젠가는 그리운 과거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하루를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요.
1년 뒤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고마워할 수 있는 일을 단 하나만 해보세요.
대단한 일을 남기지 않아도 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중간에 몇 번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다시 자신의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루를 놓쳤다면 다음 날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날 역시 미래의 자신에게는 충분히 자랑스러운 하루가 될 수 있습니다.
1년 뒤 오늘, 다시 이 시기를 떠올렸을 때 모든 것이 뜻대로 되었다고 말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의 나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몰랐지만, 적어도 오늘을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았다고.
그리고 그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미래의 자신에게 가장 값진 선물은 완벽하게 살아낸 365일이 아니라, 수없이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삶을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데려가려고 노력했던 오늘들의 기록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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