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종교적인 문제로 제사를 그만 올리자는 형제와 계속 제사 지내자는 형제의 문제로 힘든 상황에서 해결 방법을 찾고있습니다.
추석이 다가오면 다른 집들은 가족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도 나누고 웃음꽃을 피울 텐데, 저는 명절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조금 무거워집니다.
저희 형제들은 종교도 생각도 조금씩 다릅니다.
그중 무교인 오빠는 아버님 제사를 계속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조상님을 모시는 것은 자식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이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가족을 이어주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교회를 다니는 언니와 저는 제사를 이제는 그만 지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종교적인 이유도 있지만, 매번 명절과 제사 때마다 음식 준비부터 차례상까지 한두 사람에게 부담이 몰리는 것도 솔직히 힘이 듭니다.
특히나 저는 가족 회비를 책임지는 총무이고,
매번 장을 보고 음식하고 차리고 치우는 막내라서
해야할일도 가장 많습니다.
이번 추석때에도 장을 세번 봤어요.
마트에서 필요한 물건들과 시장에서 사야하는 것들
그리고 양이 많아서 한번에 다 사지 못한 음식 재료들을 한번더 추가로 사러 다녀오기도 했어요.
혹여나 빠진 재료가 있을때는 어김없이 막내인 제가 또 장을 보려 다녀오게 됩니다.
명절 당일날 부족한 술이나 안주 등도
추가로 사야할때 제가 다녀오는건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음식 준비하는것도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서 하나하나 다듬고 튀기고 볶고 끓이고
하루 종일 분주합니다.
음식 준비가 다 끝나면 음식 준비하며 사용한 회비 정산, 영수증 정리, 그리고 통장 정리 등 마무리해서
가족톡방에 올려서 보고아닌 보고를 바칩니다.
형제들이 모두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제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즐거운 가족행사라기보다 누군가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오빠의 마음을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장남인 오빠에게 제사는 단순히 음식을 차리고 절을 하는 일이 아니라 돌아가신 아버님을 기억하고 가족의 책임을 다하는 의미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언니와 제 입장에서는 부모님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방법이 꼭 제사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명절에 함께 모여 부모님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서로 안부를 묻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족의 의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오빠는 함께하는 가족 모두에게 고맙고 또 행복하다는 표현을 여러번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빠가 먼저 제사를 계속 지내야하는지 그만지내야하는지 각자 의견을 들어보고 정하자고 말을 꺼냈습니다.
물론 언니는 5년동안 지냈으니 그만지낼때도 되었고,
매번 준비하고 차리고 치우고 번거로우니 더이상 제사는 그만 올리자고 의견을 냈지요.
저 또한 힘들다는 표현을 했지만,
오빠는 아직은 조금 빠른듯하니 5년은 더
제사를 지내고 싶다는 본인 의사를 당당히 밝혔습니다.
중간에서 서로 절충안을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아서
결과는 내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서로의 생각이 너무 달라서 이야기를 꺼내기만 하면 결국 감정이 상한다는 것입니다.
제사를 계속 지내자는 오빠와 이제는 그만하자는 언니와 저 사이에서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가족이라서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가족이라서 서로의 생각을 쉽게 바꾸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를 따지기보다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제사를 지내는 것이 부모님을 사랑하는 방법이라면 그 마음을 존중하고,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 역시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을 서로 인정해 주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자식들이 제사 때문에 서로 얼굴 붉히는 모습을 원하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명절에는 제사에 대한 의견 차이보다 가족끼리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형제들이지만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하나일 테니까요.
가족이니까 꼭 같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도 품어줄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이번 추석을 보낸 저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