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이야
명절이 다가오면 반가운 마음보다 숨이 턱 막히는 부담감이 먼저 찾아오곤 했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친척들 사이에서 “시험 준비는 잘 돼가니?”, “누구네 자식은 이번에 좋은 곳 취업했다더라” 하는 대화가 오갈 때마다, 제 자리가 없는 것처럼 작아지는 기분이었거든요.
겉으로는 애써 웃으며 넘겼지만 마음속으로는 ‘나는 지금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자책이 깊어졌습니다.
잔뜩 위축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엄마가 가만히 제 손을 잡아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남들 속도에 맞추느라 조급해하지 마. 넌 지금도 매일 묵묵히 네 몫을 해내고 있으니까 그거면 충분해.”
그 한마디에 명절 내내 꾹 눌러 담았던 서러움과 불안감이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비교와 잔소리에 마음이 흔들렸던 건 결국 내 노력의 가치를 스스로 믿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번 연휴 동안 친척들의 한마디에 마음을 다쳤거나 홀로 막막함을 견디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면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남들의 잣대나 속도에 나를 맞추며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묵묵히 오늘 하루를 채워가고 있는 우리의 속도와 과정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가치 있고 소중하니까요.
댓글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