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크게 불안했던 뒤로 작은 느낌에도 겁부터 납니다

한번 크게 불안했던 일이 있고 난 뒤부터 몸에서 비슷한 느낌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겁부터 납니다. 

 

전에는 몸이 조금 답답하거나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는 것 같아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요즘은 느낌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처음 불안했을 때의 느낌을 기억하고 있어서 그런지 비슷하다 싶으면 바로 그때 생각이 납니다. 

 

아직 별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또 시작되는 건가 싶어 몸 상태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별것 아니었던 느낌이 점점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게 제일 답답합니다. 몸이 불편해서 불안한 건지, 불안해지니까 몸의 작은 변화까지 크게 느끼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됩니다. 

 

괜찮다고 생각하려고 해도 한번 신경이 그쪽으로 가면 쉽게 떼기가 어렵네요.

 

최근에는 공황 관련 자가점검도 한번 해봤습니다. 결과를 보니 17점으로 경미한 수준이라고 나왔고 공황 관련 신호가 일부 나타났다는 안내가 있었습니다. 

 

60대 이상 남성 평균은 7점인데 저는 그보다 10점 높게 나왔습니다. 전체 참여자 중에서는 21퍼센트 구간이라고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한번 크게 불안했던 뒤로 작은 느낌에도 겁부터 납니다

 

자가점검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라고 적혀 있어서 이 결과만 가지고 제 상태를 단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평소 제가 느끼던 불편함이 전혀 근거 없는 걱정만은 아닌가 싶어 조금 신경이 쓰였습니다.

 

특히 한번 불안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스스로 확인하는 행동이 많아집니다. 

 

숨은 괜찮은지,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건 아닌지 계속 살피게 됩니다. 그러면서 별다른 변화가 없어도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을 찾아내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다른 일에 집중하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괜찮아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조금 전에는 왜 그렇게 겁을 먹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다음에 비슷한 느낌이 오면 또 같은 생각부터 듭니다. 

 

한번 크게 불안했던 경험이 생기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불안 자체보다 다시 불안해질까 봐 겁내는 일이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아직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미리 긴장하고 있다는 걸 저도 압니다. 머리로는 지난번과 똑같이 될 거라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몸에서 익숙한 느낌이 나타나는 순간에는 그런 생각을 차분하게 하기가 어렵더군요.

 

한번 크게 불안했던 뒤부터 작은 신체 변화에 민감해진 경험이 있으신가요? 처음 불안했던 순간보다 이후에 비슷한 느낌이 다시 올까 봐 걱정하는 게 더 힘들었던 분도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런 식으로 자꾸 몸 상태를 확인하게 될 때 어떻게 지내셨는지도 경험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댓글8
  • 익명1
    BEST
    저도 정확히 같은 경험을 해봐서 글을 읽는 내내 너무 공감이 갔습니다. ㅠㅠ 처음 크게 불안했던 기억 때문에 뇌가 몸을 보호하려고 과도하게 예민해진 상태인 것 같아요. "내가 또 아프면 어쩌지?" 하는 '예기불안' 때문에 작은 심장 뛰는 소리에도 덜컥 겁이 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입니다. 
    
    미친 것도 아니고, 심각한 병이 생긴 것도 아니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다른 일에 집중할 때 괜찮아지신다는 부분이 아주 좋은 신호입니다! 몸에 집중된 신경을 밖으로 돌리는 연습을 조금씩 하다 보면 분명 편안해지실 거예요. 힘내세요!
  • 익명2
    BEST
    자꾸 숨을 체크하고 심장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신체 확인 행동'이 불안을 더 키우는 주범이 맞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럴 때마다 '5-4-3-2-1 감각 기법'을 썼어요. 눈에 보이는 것 5개, 만져지는 것 4개, 들리는 소리 3개, 냄새 2개, 맛 1개를 억지로 찾아내며 몸이 아닌 주변 환경으로 주의를 완전히 돌리는 방법이에요. 
    
    자가점검 17점이면 경미한 수준이라고 하니 너무 미리 걱정하지 마시고, 혼자 극복하기 답답할 때는 트로스트나 근처 상담 센터에서 인지행동치료(CBT) 가볍게 받아보시는 것도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 익명4
    몸이 불편해서 불안한 건지, 불안해지니까 몸의 작은 변화까지 크게 느끼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된다는 사연자님의 상황이 저도 처음으로 공황장애를 겪었을 당시가 떠올랐어요.
    
    몸이 불편해서 불안해지기도 하고, 불안해서 몸의 작은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 실제로는 두 가지가 서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불안이 높은 상태에서는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작은 변화도 ‘위험 신호’처럼 크게 인식할 수 있어 그렇다고 해서 “전부 불안 때문”이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증상이 진짜인가, 불안인가?”를 계속 판별하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확인을 반복할수록 오히려 몸에 더 집중하게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몸의 느낌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느낌이 곧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 일단 10분 동안 판단하지 않고 지켜보자.”그리고 어깨와 턱에 힘을 빼고 천천히 길게 내쉬는 호흡을 통해서 자신을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네요.
    
    다만 갑작스럽고 심한 흉통, 호흡곤란, 실신, 한쪽 마비·감각 이상, 심한 두통 등 평소와 확연히 다른 증상이 있다면 불안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몸 때문인지 불안 때문인지 모르겠다”는 혼란 자체도 불안이 높을 때 흔히 생길 수 있는 경험입니다. 너무 정확하게 구분하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공황이 올까 봐 행동을 모두 중단하기보다, 가능한 범위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도움이 되고 
    공황을 한 번 크게 겪었다고 해서 앞으로 작은 감각마다 반드시 공황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뇌와 몸이 위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태일 수 있고, 반복적인 경험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그 민감도가 다시 낮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익명3
    작성자
    제 뇌가 저를 보호하려고 과도하게 예민해진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말씀이 마음에 깊이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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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한번 크게 불안했던 경험이 있으면 그 이후에는 ‘또 그러면 어떡하지’ 하는 예기불안 때문에 몸의 작은 변화에도 훨씬 민감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몸의 느낌을 계속 확인할수록 오히려 평소에는 지나쳤을 감각까지 크게 느껴지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하고요.
    
    특히 다른 일에 집중하면 괜찮아진다는 부분을 보면, 불안 자체보다 ‘몸의 변화를 감시하는 것’이 불안을 더 키우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증상을 무조건 불안이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고요. 자가점검 결과보다는 반복되는 증상의 양상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 비슷한 느낌이 올 때마다 ‘또 시작되는 건가?’ 하며 몸을 계속 확인하기보다, ‘지금 불안 때문에 몸의 감각에 주의가 많이 가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것부터 연습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증상이 새롭거나 심하거나 지속된다면 불안으로만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시고요.
    
    한번 크게 놀란 마음은 몸보다 기억이 먼저 반응할 때가 있더라고요. 지금의 작은 느낌이 반드시 지난번과 같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조금씩 경험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익명3
    작성자
    오감에 집중하다 보면 신체 변화에만 쏠려 있던 신경을 끊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자가점검 점수에도 너무 얽매이지 않고, 필요하다면 말씀해 주신 전문적인 도움도 편하게 알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