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떨리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티가 날까 봐 걱정됩니다

사람들 앞에서 갑자기 손이 떨리거나 몸이 긴장되는 느낌이 들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혹시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는 건 아닐까 하는 겁니다. 실제로 누가 저를 쳐다보거나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말을 한 것도 아닌데, 그런 순간에는 주변 시선부터 의식하게 됩니다.

 

혼자 있을 때라면 조금 불편해도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릴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사정이 다릅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고 해도 자꾸 몸 상태에 신경이 가고, 그러다 보면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도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특히 손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그렇습니다. 물건을 건네거나 컵을 들 때 손이 조금이라도 떨리는 것 같으면 괜히 동작이 조심스러워집니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하던 행동인데 그 순간에는 손을 어떻게 움직여야 자연스러울지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니 오히려 더 어색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번은 손이 떨리는 느낌이 들어서 일부러 움직임을 천천히 해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의식하니까 평소보다 손에 힘이 더 들어가더군요. 떨리지 않게 하려고 신경을 쓰는데 정작 그 행동 때문에 긴장이 풀리지 않는 겁니다.

 

남들이 알아볼까 봐 걱정하는 동안 제 몸 상태는 더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아무렇지 않게 행동해도 혼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방금 손이 떨리는 걸 봤을까, 표정이 이상하지는 않았을까, 갑자기 말을 멈추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식입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은 자기 일에 신경 쓰느라 제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몸이 떨리기 시작하면 그런 생각보다 당장 이 상황을 어떻게 넘겨야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더 신경 쓰이는 건 떨림이 시작되기도 전에 미리 걱정할 때가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혹시 또 손이 떨리지는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 실제로 조금 긴장되면 예상했던 일이 벌어지는 것 같아 불안이 커집니다.

 

예전에는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보일지 이렇게까지 의식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평소에는 남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는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몸이 불편해지는 순간만큼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몸이 떨리는 것 자체보다 그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렇다고 누가 물어보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긴장돼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아무 일 없다고 하기에는 제 몸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티를 내지 않고 지나가기를 바라게 됩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제 행동을 필요 이상으로 살피는 것 같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신경 쓰지 않던 손의 움직임이나 자세까지 확인하게 되고, 조금만 어색한 느낌이 들어도 긴장하고 있다는 생각부터 듭니다.

 

가끔은 제가 너무 의식해서 별것 아닌 떨림까지 크게 받아들이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다른 사람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순간의 저는 그런 걸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공황장애와 관련된 글을 읽다 보면 갑자기 몸이 떨리거나 긴장이 심해지는 경험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 경우도 그런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떨림이라는 증상만으로 무엇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몸의 작은 변화가 느껴지는 순간 불안해지고, 그 불안 때문에 다시 몸 상태를 확인하게 되는 일이 반복된다는 점은 그냥 넘기기 어렵습니다.

 

어떤 날은 별문제 없이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런 날에는 괜히 걱정했나 싶다가도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다시 긴장하게 됩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경험이 있는데도 그 기억보다는 불편했던 순간이 먼저 떠오르는 게 참 이상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떨림이 나타날 때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덜 의식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억지로 감추려고 하면 오히려 긴장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신경을 쓰지 말자고 마음먹는다고 바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혹시 이곳에도 저처럼 불안할 때 손이나 몸이 떨리는 느낌이 들고, 다른 사람들이 그걸 알아볼까 봐 더 긴장하시는 분들이 계신가요?

 

실제로 다른 사람이 알아차린 적이 있는지, 아니면 본인만 크게 의식했던 경우가 많았는지도 궁금합니다. 특히 사람들 앞에서 몸이 떨리기 시작할 때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그런 상황을 겪으면서 도움이 됐던 방법이 있다면 경험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댓글7
  • 익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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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님 글 읽으면서 제 과거 모습 같아서 정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저도 한동안 사람들 앞에서 컵 들 때 손이 덜덜 떨려서 미칠 것 같았거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진짜 남들은 생각보다 우리한테 관심이 없고 잘 모릅니다. 한번은 제가 손이 너무 떨려서 '아, 들켰다' 싶었던 날, 끝난 후에 정말 친한 동료에게 슬쩍 물어봤어요. '나 아까 긴장해서 손 엄청 떨렸지?' 하니까 동료가 깜짝 놀라면서 '어? 전혀 몰랐는데? 너 발표 잘만 하더라' 하더라고요. 내 뇌가 체감하는 떨림이 100이라면, 남들 눈에 보이는 건 1~2도 안 된다는 걸 그때 과학적으로(?) 깨달았습니다.
    
    제가 효과를 본 팁은 '떨림을 이기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억지로 멈추려고 힘을 주면 근교란이 일어나서 더 떨려요. 그냥 '어라, 또 떨리네? 그래 떨려라~' 하고 힘을 툭 빼버리거나, 차라리 컵을 두 손으로 잡는 등 물리적인 보완책을 씁니다. 불안해지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신체 신호가 오작동하는 것뿐이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내 몸이 지금 열일하느라 에너지를 쓰는구나' 하고 넘겨보세요!
  • 익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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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리고 공감돼서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나만 신경 쓰지 말자고 다짐해도 안 되는 게 아니다' 하신 부분, 정말 제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으신 것 같아요. 그 긴장되는 순간에 혼자 얼마나 외롭고 무서우셨을지 감히 상상이 갑니다. 미리 사서 걱정하게 되는 그 예기불안도 사람을 참 지치게 만들지요.
    
    저도 그런 날이 오면 온 신경이 손끝에만 가 있어서 상대방 말도 안 들리곤 했어요. 그때 제가 찾은 방법은 주의 집중을 밖으로 돌리는 '시선 분산'이었어요. 손이 떨리기 시작하면 제 손을 쳐다보지 않고, 앞에 있는 상대방의 넥타이 무늬를 세어본다거나, 카페 테이블의 나무 질감을 손가락으로 가만히 느껴보는 식으로 제 안이 아니라 '바깥 세상'에 억지로 초점을 맞췄어요.
    
    그리고 가끔은 그냥 솔직하게 '아이고, 제가 오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봐요, 손이 살짝 떨리네요!' 하고 웃으며 농담처럼 흘려버리기도 해요. 오히려 숨기지 않고 던져버리니까 신기하게 마음이 편해지면서 떨림도 가라앉더라고요. 글쓴이님 탓이 아니에요. 그저 마음이 조금 지쳐서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뿐이니 스스로를 너무 다그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힘내세요!
  • 익명4
    남들 시선까지 신경 쓰이셔서 더 불안하시겠어요.
    생각보다 사람들은 크게 개의치 않으니 안심하세요.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몸이 떨리는 순간보다도, 그 모습을 다른 사람이 알아볼까 봐 마음 졸이는 순간이 얼마나 힘드실지 생각하게 됩니다.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일인데 나에게는 왜 이렇게 큰일처럼 느껴질까 싶기도 하고, 들키지 않으려고 애쓸수록 몸은 더 굳어지는 것 같아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누군가 내 손을 보고 있지는 않을까, 내가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면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온전히 편안해지기가 어렵지요.
    
    어쩌면 가장 두려운 건 떨리는 모습 자체가 아니라, 그 모습을 보인 뒤에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보일까 봐, 괜히 약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설명하기 어려운 내 모습을 누군가 알아차릴까 봐 미리 마음을 졸이게 되는 거겠지요. 그래서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려고 애쓰지만, 정작 그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신경을 쓰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작성자님, 몸이 떨린다고 해서 잘못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에요. 긴장할 수도 있고, 손이 떨릴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잠시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순간이 있다고 해서 작성자님의 가치가 달라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떨림을 감추기 위해 매 순간 애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손이 조금 떨리더라도 컵을 들 수 있고, 목소리가 조금 떨리더라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고, 마음이 불안하더라도 그 자리에 머물 수 있습니다. 떨리지 않아야만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떨리는 순간에도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미 지나간 순간을 자꾸 되짚으며 혹시 누가 알아봤을까 걱정하게 되더라도, 그때의 자신을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그 순간에는 그저 불안하지 않고 싶었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평소처럼 편안하고 싶었을 뿐이잖아요. 그 마음까지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혹시 다음에 또 떨림이 시작된다면, 어떻게든 감춰야 한다고 자신을 다그치기보다 '지금 내가 많이 긴장하고 있구나. 그래도 괜찮아. 이 순간이 조금 어색하더라도 나는 여기 있어도 돼' 하고 스스로에게 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불안을 단번에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불안해하는 자신까지 미워하지는 않을 수 있으니까요.
    
    작성자님은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약점도 보이지 않아야 사랑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손이 떨리는 순간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무언가를 자연스럽게 해내지 못하는 순간에도 여전히 충분히 존중받을 만한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써 오셨을지, 그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으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더 이상 매 순간 자신의 몸을 감시하듯 살피지 않아도 되고, 모든 움직임이 자연스러운지 확인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에 대한 걱정 때문에 정작 내가 그 순간을 어떻게 느끼는지는 뒤로 미루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떨림이 전혀 없는 날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떨리는 날에도 사람들과 웃고 이야기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편안해지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이 남아 있는 날에도 자신을 믿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성자님, 몸이 떨리는 순간이 찾아와도 그 순간이 작성자님을 설명하는 전부는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지보다, 그동안 불안한 마음을 안고도 사람들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 온 자신에게 먼저 따뜻한 마음을 건네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떨림을 감추느라 애쓰는 마음도 조금 쉬어 갈 수 있기를,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도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조금씩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익명3
    작성자
    조언해 주신 '시선 분산법'이 참 인상 깊습니다. 항상 떨리는 손끝이나 제 표정에만 온 신경이 매몰되어 있었는데, 다음에는 의식적으로 눈앞의 사물이나 상대방의 소품 같은 외부로 시선을 돌려봐야겠어요. 그리고 "커피 많이 마셔서 그렇다"고 가볍게 툭 던져버리는 농담도 마음의 압박감을 낮추는 데 정말 좋은 방법 같아요. 제 탓이 아니라는 위로의 말씀 잊지 않고 잘 간직하겠습니다. 힘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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