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마음은 이상하게도 없는 것에 더 오래 머물 때가 있어요.
잘하고 있는 일보다 부족한 하나가 눈에 들어오고, 곁에 남아 있는 사람보다 떠나간 사람이 자꾸 생각나지요.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갖지 못한 것을 바라보느라 허전해하고, 오늘의 평온보다 지나간 어느 날의 아쉬움을 붙잡고 밤을 보내기도 해요. 어쩌면 우리 마음은 잃어버린 자리에 유난히 민감한지도 모르겠어요.
비어 있는 곳은 눈에 잘 띄지만, 늘 그 자리를 지켜온 것들은 너무 익숙해서 소중함을 잊기 쉬우니까요.
떠난 것은 빈자리를 남기지만
남아 있는 것은 말없이 오늘을 지켜줘요.
우리가 자꾸 잊고 살아갈 뿐,
삶에는 아직 고마워할 것이 참 많아요.
사진 속 문장을 천천히 읽다 보면 마음이 한동안 머물게 돼요.
그대로이기를 바란 것들이 그 자리를 얼마나 지켰던가. 멀어진 것들은 그렇게 놓아주고 머물러 있는 것들에 더 마음을 두어야지. 우리는 무언가가 영원하기를 바라면서 살아가지만 사실 세상에는 영원히 같은 모습으로 머무는 것이 많지 않아요. 사람도 변하고, 관계도 달라지고, 익숙했던 풍경조차 어느 날에는 사라져 있지요.
그래서 변화를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아픈 건 어쩌면 당연해요.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 멀어졌을 때, 소중했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을 때, 간절히 원했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쉽게 놓아주지 못해요. 그만큼 진심이었기 때문이에요. 마음을 많이 주었으니 미련도 오래 남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지나간 것을 붙잡고 있는 동안 우리는 가끔 중요한 것을 놓쳐요. 바로 지금도 내 곁을 지켜주고 있는 것들이에요.
떠난 것을 오래 바라본다고 돌아오는 것은 아니고,
지나간 시간을 붙잡는다고 그날로 돌아갈 수도 없어요.
그러니 이제는 빈자리를 헤아리기보다,
여전히 곁에 있는 온기를 바라봐도 괜찮아요.
생각해보면 우리 일상에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참 많아요. 별일 없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도 그렇고,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도 그렇고, 지친 날 돌아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도 그래요. 힘들다고 말했을 때 조용히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오랜만에 연락해도 반갑게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지요.
하지만 늘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그런 것들의 가치를 뒤늦게 깨닫곤 해요. 떠난 뒤에야 그 사람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알고, 사라진 뒤에야 평범했던 시간이 얼마나 귀했는지 알게 되잖아요. 그래서 행복은 새로운 무언가를 계속 얻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데에도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어요. 어떤 관계는 아무리 애써도 멀어지고, 어떤 꿈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아무리 간절하게 그대로이기를 바라더라도 시간은 자신의 방향으로 흘러가니까요. 그렇다고 우리의 삶에서 좋은 것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한 사람이 떠난 자리에는 여전히 나를 걱정하는 다른 사람이 있고, 하나의 일이 끝난 뒤에도 새로운 하루가 찾아와요. 오래 품었던 꿈 하나를 내려놓았다고 해서 우리에게 더 이상 꿈꿀 일이 없는 것도 아니지요. 삶은 무언가를 잃는 동시에 또 다른 무언가를 남겨놓더라고요.
모든 것을 지킬 수 없다고 해서 슬퍼하지 말아요.
끝까지 남아준 것들이 분명 우리 곁에 있으니까요.
떠나는 것을 붙잡느라 지친 두 손으로 이제는
남아 있는 소중한 것들을 가만히 안아주세요.
놓아준다는 것은 잊어버린다는 뜻도, 소중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는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충분히 사랑했기에 이제는 그 기억이 제자리에서 편히 머물도록 허락해주는 일이 아닐까요. 지나간 관계를 좋은 기억으로 남겨두고, 이루지 못한 일에는 그때의 나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주고,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는 그동안 참 고마웠다고 인사하는 것처럼요.
우리에게는 모든 것을 끝까지 품고 살아갈 만큼 넓은 마음이 없어요. 오래된 서운함과 후회와 미련을 가득 안고 있으면 정작 지금 들어오는 따뜻한 마음이 머물 자리가 부족해져요. 그러니 때로는 마음에도 정리가 필요해요.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를 찾아주는 정리 말이에요.
그리고 그 빈자리에는 지금 내 곁에 있는 것들을 조금 더 가까이 두었으면 좋겠어요.
늘 먼저 연락해주는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익숙해서 지나쳤던 평범한 하루를 조금 천천히 바라보고, 스스로에게도 여기까지 잘 왔다고 말해주세요.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만 지키느라 정작 가장 오래 함께해온 자기 자신을 소홀히 할 때가 많으니까요.
떠난 것에는 고마웠다고 인사하고,
남은 것에는 오래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수많은 날을 견뎌온 나에게도
끝까지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세요.
오늘도 마음 한구석에는 아쉬운 이름 하나쯤 남아 있을 수 있어요. 되돌리고 싶은 순간도 있고,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별도 있겠지요. 당장 아무렇지 않아질 필요는 없어요.
놓아준다는 것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니까요.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그리우면 잠시 그리워하면서 천천히 보내주면 돼요.
다만 떠난 것만 바라보느라 지금 곁에 있는 행복까지 희미하게 만들지는 않았으면 해요. 우리가 애타게 찾던 위로가 이미 가까운 곳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오늘 밤에는 잃어버린 것보다 아직 가지고 있는 것을 하나씩 떠올려보세요.
생각보다 많은 것이 우리 곁을 묵묵히 지켜왔다는 걸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 소중함을 알아차렸다면 내일은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봐주세요. 영원한 것은 많지 않기에 함께할 수 있는 오늘이 더욱 귀한 것이니까요.
멀어진 것은 천천히 마음 밖으로 보내주고,
머물러 있는 것은 오늘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우리에게 남겨진 것들을 소중히 바라볼 수 있다면,
오늘의 삶도 충분히 따뜻해질 거라고 믿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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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댓글외부의 시선이 흔들리지 않고 내 스스로를 믿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120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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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10]
댓글상처를 겪고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참 다정한 사람인 것 같아요. 저도 힘든 순간일수록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보다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190026.10.20 - 02댓글수키님, 시간이 흘렀음에도 문득문득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과거의 기억 때문에 지쳐있던 차에 이 글을 읽고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 "마음의 상처는 달력의 날짜처럼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씀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어요. 왜 아직도 다 잊지 못하고 바보처럼 서운해할까 스스로를 자책하곤 했는데, "아직 아프다는 이유로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다정하게 다독여 주셔서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상처를 준 사람의 행동을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거나 용서하려 무리하지 않고, 그 기억 속에서 지쳐 있는 '내 마음'을 먼저 돌보아야 한다는 지혜를 배워갑니다. 내려놓는다는 것이 기억을 지우는 게 아니라 그 기억과 조금 더 건강한 거리를 두는 일이라는 정의도 참 정답게 느껴집니다. "오늘 다시 아프다고 해서 처음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라는 귀한 문장을 가슴에 품고, 제 마음의 속도를 조금 더 기다려 주려고 합니다. 상처 준 사람에게 소중한 제 하루를 더 이상 내어주지 않고, 오늘의 평온을 지켜가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줄 훌륭한 글 공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수키님의 오늘 하루도 평온하고 따뜻함으로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안온한 밤 보내세요!251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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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코치 답변힘든 길을 걸을 때는 끝이 보이지 않아 더 막막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인 것 같아 지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일수록 남들보다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지금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특히 잠시 쉬어가는 것도 포기가 아니라 다시 걸어가기 위해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라는 말이 참 와닿습니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의 속도와 시간이 있으니까요.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모든 분께 따뜻한 응원을 보냅니다. 지금 내딛는 작은 걸음들이 모여 언젠가 돌아보면 참 멀리 와 있었다고 느끼는 날이 오겠지요.2742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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