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일보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일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우리의 의심은 배신자다.

시도하기를 두려워해 우리가 얻을 수도 있었던 것을 놓치게 만든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실패한 일보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일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이 말을 읽다가 예전에 시작도 해보지 않고 접어버린 일들이 몇 가지 떠올랐습니다.

 

이상하게도 실패했던 일보다 그런 일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해봤다가 잘 안 된 일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됩니다.

 

그때는 내가 준비가 부족했구나.

나와 잘 맞지 않았구나.

다음에는 이렇게 해봐야겠구나.

 

나름대로 결론이라도 생깁니다.

 

그런데 시작조차 하지 않은 일에는 결론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나도 가끔 생각납니다.

 

‘그때 그냥 한번 해봤으면 어떻게 됐을까.’

 

실패한 일보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일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참 신기하게도 안 되는 이유부터 잘 보입니다.

 

시간이 부족하고,

돈이 조금 더 필요하고,

아는 것도 부족하고,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이미 너무 많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들이 굉장히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괜히 덤볐다가 실패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준비한 다음 시작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문제는 ‘조금 더 준비되면’이라는 날이 생각보다 잘 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준비를 조금 하면 부족한 게 또 보이고,

그걸 채우면 이번에는 다른 걱정이 생깁니다.

 

결국 준비가 부족해서 못한 게 아니라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게 무서워서 계속 준비라는 핑계 뒤에 숨어 있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실패한 일보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일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특히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시작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누군가는 이미 몇 년째 하고 있고,

누군가는 처음부터 잘하는 것처럼 보이고,

인터넷을 열어보면 대단한 결과를 만든 사람들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다시 나를 보면 시작하기도 전에 기가 죽습니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되지.

지금 시작해서 언제 따라가지.

괜히 했다가 사람들에게 웃음거리만 되는 건 아닐까.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그 사람들의 몇 년 뒤 모습과 내 첫날을 비교하고 있었던 겁니다.

 

처음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10년 운전한 사람처럼 할 수 없고,

처음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 몇 년 운동한 사람과 같은 몸일 수 없고,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이 처음부터 능숙하게 쓸 수도 없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막상 내 일이 되면 그 당연한 사실을 자꾸 잊게 됩니다.

 

실패한 일보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일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무언가를 시작하면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못하는 게 정상이고,

어설픈 것도 과정이고,

한번 해보고 그만두는 것 역시 경험이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해봤는데 정말 나와 맞지 않는다면 그때 그만두면 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없을 수도 있고,

재능이 없다는 걸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적어도 ‘해봤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은 남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건 실패 자체가 아니라 두려움 때문에 선택할 기회조차 스스로 없애버리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다 보면 결과보다 첫걸음이 더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는 일,

처음 수업을 신청하는 일,

오래 생각했던 취미를 시작하는 일,

먼저 연락해보는 일,

지원서를 한번 넣어보는 일처럼요.

 

막상 시작하고 나면 별것 아닌데 그 전까지는 머릿속에서 수십 번 실패합니다.

 

셰익스피어의 말에서 제가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부분도 바로 ‘두려워서 시도하지 않는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우리가 얻지 못한 것 가운데는 능력이 없어서 얻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어쩌면 시도만 했어도 얻을 수 있었던 것들도 꽤 있을 겁니다.

 

물론 무작정 모든 일에 뛰어들 필요는 없습니다.

 

손해가 큰 일은 충분히 고민해야 하고 준비가 필요한 일은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는데 오직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하나 때문에 계속 미루고 있다면 한번쯤은 반대로 물어볼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해봤는데 생각보다 잘되면?’

 

우리는 실패하는 모습은 아주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도 이상하게 잘되는 모습은 잘 상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기도 전에 스스로 가능성을 너무 빨리 닫아버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저는 완벽하게 준비된 다음 시작하려고 하기보다 아주 작은 첫 행동 하나를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잘하는 건 그다음 문제입니다.

 

오늘 처음부터 대단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 걸음만 움직여도 어제의 나와는 조금 다른 자리에 서 있게 됩니다.

 

혹시 지금도 마음속에 오래 품고 있으면서 계속 미루고 있는 일이 있다면,

오늘 전부 해내려고 하지 말고 시작하는 행동 하나만 해보면 어떨까요.

 

검색해보기.

신청서 열어보기.

운동화 신기.

전화 한 통 하기.

 

그 정도면 충분할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실패한 것을 후회하는 것보다,

해볼 수 있었는데 겁이 나서 시작조차 하지 않았던 일을 후회하는 게 저는 더 오래 남더라고요.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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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정말 공감되는 글이에요. 실패한 일은 그래도 ‘해봤다’는 경험이라 남지만, 시작도 하지 않은 일은 시간이 지나도 “그때 해볼걸…”이라는 마음으로 남는 것 같아요.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작은 한 걸음이라도 내딛어보자는 말이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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