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유난한 엄마였을까? 말자할매의 이야기에 떠오른 그 시절의 모성애

나만 유난한 엄마였을까? 말자할매의 이야기에 떠오른 그 시절의 모성애

 

“대신 계속 걷길 바란다.” — 말자할매의 위로 중에서

나만 유난한 엄마였을까? 말자할매의 이야기에 떠오른 그 시절의 모성애

어제 방송한 「말자할매」 상담을 보다가 문득 오래전 아이들을 키우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주제 : ‘나만 그렇게 유난스럽게 아이를 키웠던 걸까?’

 

한 사연자의 이야기를 듣는데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요. 아이를 향한 엄마의 마음은 세월이 흘러도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송에 나온 분은 아이가 콧물이 나면 코를 빼는 기계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해서, 어떻게든 아이를 편안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입으로 콧물을 빼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방청객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너무 웃기고 놀랐는지.큰박수와 웃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순간 웃음부터 났습니다.

 

‘어머나, 나도 그랬는데!’

 

저는 1987년과 1989년에 두 아이를 낳아 키웠습니다. 지금처럼 육아용품이 다양하지도 않았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인터넷에서 검색해 여러 방법을 비교해 볼 수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코가 꽉 막히면 정말 난감했습니다. 어린아이가 코로 숨쉬기 불편해하며 보채는 모습을 보면 엄마 마음도 덩달아 급해졌지요. 아이는 답답해하고, 엄마는 어떻게든 편안하게 해주고 싶고….

 

그때 저는 아이들의 코를 제 입으로 빨아주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별난 엄마였습니다. 아이가 숨쉬기 편해지는 것만 생각했으니, 제 행동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두 아이가 그때 일을 아직도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가끔 그 시절을 떠올리며 말합니다.

 

“엄마는 정말 별난 엄마였어!”

 

그 말을 들으면 저도 웃음이 납니다.

 

아니, 그때는 그게 별난 일인지도 몰랐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돌봐야 하고, 잠을 못 자면 안아서 달래야 하고, 밥을 잘 먹지 않으면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고 애쓰는 것이 엄마의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돌이켜보면 엄마가 된다는 건 참 신기한 일입니다. 평소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을 아이를 위해서는 망설임 없이 하게 됩니다. 밤새 잠을 설치고도 아이가 괜찮아지면 그제야 마음을 놓고, 내가 힘든 것보다 아이가 불편해하는 것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엄마가 되기 전의 나와 엄마가 된 후의 나는 어쩌면 다른 사람처럼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금이라면 아이의 코를 관리할 때 위생과 안전을 고려해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겠지요.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해서 모든 방법이 안전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그 시절 아이를 어떻게든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까지 별나다고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제 방송을 보며 제가 공감했던 것도 바로 그 마음이었습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주려고 자기만의 방법을 찾았던 엄마의 마음 말입니다.

 

말자할매가 전한 위로 가운데 이런 말이 있습니다.

 

“힘내라는 말은 해줄 수 없다. 그건 무책임한 말이기 때문이다. 대신 계속 걷길 바란다.”

 

이 말은 아이를 키우느라 애쓰는 엄마들에게도 어울리는 위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엄마라는 이름은 늘 강하고, 능숙하고, 모든 것을 알아서 해내야 하는 자리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였던 것은 아닙니다.

 

아이와 함께 자라고, 실수하고, 걱정하고, 때로는 무엇이 옳은지 몰라 망설이면서 조금씩 엄마가 되어갑니다.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일처럼 보이는 순간도 당시에는 온 마음을 쏟아야 했던 일이었습니다. 아이가 아파 밤새 잠을 설쳤던 날도, 밥 한 끼 잘 먹이려고 애썼던 시간도,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만큼 작은 일에 마음을 졸였던 순간도 모두 그 시절 엄마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겠지요.

 

저는 이제야 그때의 저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됩니다.

 

‘로니엄마야, 너도 참 애썼구나. 서툴렀을지 몰라도 아이들을 참 많이 사랑했구나.’

 

그 시절에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당연한 일인 줄만 알았습니다. 내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참고 견디고 있는지 돌아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아이들이 자라 자기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그때의 평범한 하루들이 참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코를 빼주던 엄마를 기억하는 아이들. 그때를 떠올리며 별난 엄마였다고 웃는 아이들.

 

어쩌면 아이들에게 남은 것은 엄마의 별난 행동만이 아닐 것입니다. 자신이 불편할 때마다 곁에서 어떻게든 도와주려 했던 엄마의 모습도 함께 남아 있겠지요.

 

지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도 전하고 싶습니다.

 

다른 엄마보다 걱정이 많다고 해서, 아이에게 마음을 많이 쓴다고 해서 스스로를 유난스럽다고 나무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완벽한 엄마가 되려고 애쓰기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안전하고 건강한 방법으로 돌보면서 자신에게도 조금은 너그러워졌으면 합니다.

 

엄마도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았던 사람은 아니니까요.

 

아이를 키울 때는 언제 이렇게 키우나 싶지만, 막상 세월이 흐르면 그때가 그립습니다. 그때는 힘들고 정신없었던 일들이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됩니다.

 

어제 방송은 제게 오래전 엄마였던 제 모습을 다시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저를 부끄러워하기보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어졌습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조금씩 별난 엄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지나친 걱정이어도 엄마에게는 그 순간 꼭 필요한 마음이었을 테니까요.

 

엄마의 사랑은 꼭 완벽한 모습으로만 남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서툰 행동으로, 때로는 지나친 걱정으로, 때로는 아이들이 커서도 잊지 못하는 별난 추억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훗날 아이들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엄마, 정말 별난 엄마였어. 그런데 참 사랑이 많은 엄마였지.”

 

저는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 시절의 나는 조금 유난스러웠을지 몰라도, 두 아이를 누구보다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던 엄마였으니까요.

 

오늘도 아이를 키우느라 애쓰는 모든 엄마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른 엄마와 조금 달라도 괜찮습니다. 하루하루 아이를 돌보며 배우고, 넘어지고, 다시 사랑하는 그 시간 자체가 이미 소중합니다.

 

엄마의 사랑은 그때는 유난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면 추억이 되고, 그 추억은 오래도록 사랑으로 남습니다.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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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무룩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족한 점만 보일 때도 있지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계신 것 같아요
    완벽한 엄마보다 아이에게 사랑을 전하는 엄마가 더 소중하다는 말이 참 따뜻하게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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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작성자
    따뜻하게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잘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질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완벽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며 함께成长해 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한 엄마의 모습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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