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도 결국 친구가 옳고 제가 틀린 결론이 나요..

요즘 한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답답할 때가 많아요. 처음에는 그냥 서로 생각이 다른 거라고 여겼는데 비슷한 상황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지, 아니면 이 관계에 정말 문제가 있는 건지 헷갈립니다.

 

친구와 의견이 다를 때가 있잖아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까 그 자체는 당연하다고 봐요. 그런데 이 친구와는 가벼운 의견 차이로 시작했던 이야기도 점점 누가 맞고 틀렸는지를 가리는 대화처럼 변해요.

 

제가 제 생각을 이야기하면 친구는 왜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지를 계속 설명합니다. 제가 다른 이유를 말하면 거기에 또 반박하고요. 결국 제가 알겠다고 해야 대화가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처음에는 친구가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저도 모든 일에서 제 생각이 맞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친구 이야기를 듣다가 제가 잘못 생각했다 싶으면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지내다 보니 이상하게 친구 쪽에서 제 말을 받아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서운했던 일을 이야기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려고 말한 게 아니라 그때 그런 말을 들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이야기한 것뿐인데, 친구는 자기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부터 설명해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었다거나 제가 상황을 잘못 이해했다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친구가 한 말보다 제가 그 말을 받아들인 방식이 문제가 되어 있더라고요.

 

제가 서운해서 시작한 이야기인데 끝날 때는 제가 너무 예민했던 사람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일이 한두 번이면 그냥 넘길 텐데 반복되니까 저도 점점 말을 조심하게 됩니다. 친구와 생각이 달라도 굳이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가게 되고,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어도 말을 꺼냈다가 또 긴 이야기가 시작될까 봐 참게 돼요.

 

그러다 우연히 나르시시스트 성향에 관한 글을 몇 번 보게 됐습니다. 자기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거나 갈등 상황에서 상대방의 감정보다 자신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는 내용을 봤어요.

 

그걸 읽으면서 친구가 떠오르기는 했습니다. 그렇다고 몇 가지 모습만 보고 이 친구가 나르시시스트라고 단정할 생각은 없어요. 전문가도 아닌 제가 사람을 그렇게 판단할 수도 없는 일이고요. 

 

다만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있는 사람과 대화할 때 이런 식으로 계속 자신이 틀린 사람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친구와 평소에 아무 문제가 없는 순간도 많아서 더 헷갈립니다. 편하게 이야기하고 웃을 때는 괜찮아요. 그런데 의견이 조금이라도 부딪히는 순간에는 친구가 제 말을 이해하려는 것보다 자기 말이 맞다는 걸 납득시키려고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제 생각을 설명해보려고 하면 대화가 끝없이 길어져요. 나중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나 싶을 정도로 지칩니다. 결국 제가 그래, 네 말이 맞다고 해야 분위기가 풀릴 때도 있고요.

 

문제는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생각하게 된다는 거예요. 친구 말을 듣다 보면 그 자리에서는 정말 제가 잘못 생각했나 싶다가도 혼자 차분히 되짚어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요즘은 친구와 의견이 다른 것보다 제가 제 판단을 자꾸 의심하게 되는 게 더 불편합니다.

 

친구 사이에 매번 누가 이겼는지 따질 필요는 없잖아요. 그냥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끝낼 수도 있는 건데 이 친구와는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혹시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강한 사람과 가까이 지내본 분들은 이런 대화가 반복되기도 했나요? 

 

단순히 자기주장이 강한 친구와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있는 관계에서 느끼는 차이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계속 제 생각을 설명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의견이 다른 순간에는 더 이상 설득하려 하지 않고 대화를 끝내는 게 나은 건지 요즘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댓글14
  • 프로필 이미지
    verastar
    임상심리사
    BEST
    답변수 1,395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답답하고, 서운함을 꺼냈는데 어느새 내가 예민한 사람이 되어 있는 경험이 반복되니 혼란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집에 돌아와서도 내가 잘못 생각했나 하고 자기 판단을 의심하게 되는 게 가장 힘드셨겠어요. 그런 마음이 드는 건 작성자님이 예민해서가 아니라, 대화 방식이 반복적으로 작성자님을 지치게 하고 있어서일 가능성이 커요.
    
    먼저 나르시시스트 성향이라고 단정하지 않으려 하시는 태도가 참 균형 잡혀 있어요. 저도 그 친구를 진단할 수는 없고,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라벨이 무엇이든 중요한 건 이 대화 패턴이 작성자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느냐이니까요. 그래도 질문하신 차이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단순히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은 토론에서는 세게 부딪혀도 상대가 서운하다고 하면 아, 그랬구나 하고 감정을 받아주는 여지가 있고, 논쟁이 끝나면 관계가 회복돼요. 반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서운하다는 감정 표현에도 늘 자기 해명이 먼저 나오고, 결국 상대의 받아들이는 방식이 문제가 되는 흐름이 반복된다면, 그건 강한 주장 그 이상으로 상대의 감정이 존중받지 못하는 패턴이에요. 다만 이게 성격 유형 때문인지, 방어적인 습관 때문인지는 밖에서 알 수 없으니, 진단보다는 이 대화가 나를 어떻게 만드는가에 초점을 두시는 게 좋아요.
    
    그럼 계속 설명해야 하는지, 대화를 끝내는 게 나은지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저는 의견이 갈리는 순간에는 설득을 목표로 삼지 않으셔도 된다고 생각해요. 친구를 설득하는 데 에너지를 쓰기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네 생각은 알겠어, 하고 담백하게 마무리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이건 지는 것도 아니고 동의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대화가 논쟁으로 흘러갈 때 그래, 네 말이 맞다고 하며 분위기를 푸는 것도 이제는 줄여보세요. 동의하지 않는데 동의한 척하면 집에 와서 내 판단을 더 의심하게 되거든요. 대신 이 부분은 서로 생각이 다르네, 하고 그대로 두는 연습이 도움이 돼요.
    
    서운함을 표현하실 때는 미리 목표를 분명히 하시면 좋아요. 나는 네가 틀렸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라 그때 이런 기분이 들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서 말하는 거야, 하고 시작하는 거예요. 그런데도 해명이 길게 이어진다면, 네 의도는 알겠어, 근데 나는 그렇게 느꼈다는 것만 알아줘, 하고 한 번 더 짧게 말해보세요. 그래도 대화가 진전되지 않는다면, 그건 작성자님이 표현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이 주제는 이 친구와 나누기 어렵다는 정보로 받아들이셔도 돼요. 그럴 땐 편한 주제로만 함께하고, 서운함이나 민감한 이야기는 다른 사람과 나누는 식으로 관계의 결을 조정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에요.
    
    그리고 자기 판단을 의심하게 되는 부분은 특히 챙기셨으면 해요. 대화 직후에 그 자리에서 결론 내리지 마시고, 혼자 차분히 되짚어봤을 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느낀 그 감각을 믿으셔도 돼요. 그날 대화에서 내가 느낀 점을 짧게 메모해두시면 나중에 흔들릴 때 기준이 되어줘요. 그리고 편하게 웃고 이야기하는 순간이 많은 친구라면 관계를 끊을 필요까지는 없어요. 다만 이 대화 패턴이 계속 나를 소진시키는지,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는지를 천천히 지켜보시면 돼요.
    
    작성자님은 이미 사람을 성급히 판단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감정을 정확히 알아차리고 계세요. 그 균형감이면 이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지 충분히 잘 결정하실 수 있어요. 내 판단을 믿는 연습을 하시면서, 나를 지치게 하는 대화에는 적당한 거리를 두셔도 괜찮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 프로필 이미지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BEST
    답변수 1,309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대화를 나누고 돌아서면 왠지 모르게 지치고, '내가 너무 예민했나?',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하며 자신의 판단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관계는 참 마음에 깊은 피로감을 남깁니다.
    
    사연자님께서 진단명을 쉽게 단정 짓지 않으면서도 현상 자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애쓰시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연자님께서 느끼시는 답답함과 자기의심은 결코 예민해서가 아니며, 상대방의 전형적인 '방어적·조종적 대화 패턴'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감정 반응입니다.
    
    1. 단순 '주장이 강한 사람' vs '나르시시스트/자기중심적 성향'의 차이
    두 유형 모두 자기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지만, 대화의 목적과 타인에 대한 반응에서 명확한 차이가 납니다.
    
    단순히 주장이 강한 사람:
    
    자신의 의견을 설득하려고 열을 올리지만, 상대방의 감정("그 말 때문에 서운했어")은 별개의 사실로 인정할 줄 압니다.
    
    새로운 정보나 합리적인 논리가 제시되면 "듣고 보니 그렇네" 하고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기도 합니다.
    
    자기중심적 / 나르시시스트적 성향이 강한 사람:
    
    대화의 목적이 '소통'이 아니라 '승리'와 '자신감/정당성 유지'에 있습니다.
    
    지적이나 반대 의견, 서운함의 표현을 곧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문제의 본질(서운했던 마음, 의견 차이)을 다루기보다,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상대를 가스라이팅(상대의 감정이나 기억을 의심하게 만드는 행위)하는 양상으로 이어집니다.
    
    2. 왜 대화 끝에 '내가 잘못된 사람'처럼 느껴질까요?
    이런 대화 패턴을 가진 사람들은 갈등 상황에서 주로 다음과 같은 전략을 사용합니다.
    
    초점 돌리기 (본질 회피):
    사연자님이 "그 말에 서운했어"라고 감정을 전하면, 상대는 감정을 다독이는 대신 "내가 왜 그 말을 했는지", "네가 문맥을 어떻게 오해했는지"로 논점을 바꿉니다.
    
    지칠 때까지 반박하기 (피로 유발):
    끝없는 반박과 꼬리 물기 대화로 상대의 에너지를 소진시켜, 결국 "그래, 네 말이 맞아"라는 항복을 받아냅니다.
    
    현실 재구성:
    "네가 너무 예민한 거야", "그런 뜻으로 받아들인 네가 이상한 거야"라는 반응을 반복하여 사연자님 스스로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3. 앞으로 이런 친구와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요?
    이런 성향의 사람을 논리나 설명으로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설득하려고 시도할수록 상대에게 반박할 거리를 더 제공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반박'이나 '설득'을 멈추고 대화 평행선 인정하기
    
    의견 차이가 생겼을 때 내 정당성을 입증하려고 긴 설명을 덧붙이지 마세요.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나는 생각이 조금 달라."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지. 이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하자." 하고 대화를 깔끔하게 마무리짓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서운함에 대한 해명 요구 포기하기
    
    상대에게 "네 행동 때문에 서운했으니 인정하고 사과해"라는 반응을 기대하면 더 큰 상처를 받습니다.
    
    "내가 서운하다는데 왜 자기 입장만 설명하지?"라고 느끼는 순간, 더 이상 깊은 감정 대화를 이어가지 않고 거리를 두는 편이 마음에 이롭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판단을 먼저 믿어주기
    
    상대가 아무리 논리적으로 "네가 오해했다"고 말해도, '내가 그 순간 서운함과 불쾌감을 느꼈다'는 사실 자체는 절대 변하지 않는 진실입니다.
    
    집에 돌아와 찜찜함이 남을 때, "내가 틀렸나?" 대신 "상대가 또 자기가 맞다는 걸 증명하려고 나를 몰아세웠구나" 하고 상황을 유체이탈 화법으로 객관화해 보세요.
    
    모든 사람과 깊은 감정적 교류나 건강한 토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둘이 있을 때 편한 순간이 있다 하더라도, 갈등이 생겼을 때 나를 자꾸 갉아먹고 의심하게 만드는 관계라면 어느 정도의 감정적 거리 두기가 사연자님의 마음 건강을 지켜줄 것입니다.
  • 익명3
    단순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과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있는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느냐'의 여부입니다.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은 "내 생각은 이래!"라고 강하게 우길지언정, "네가 그렇게 느꼈다니 미안해"라며 타인의 상처를 인정할 줄 압니다. 반면 나르시시스트 성향은 자신의 완벽함에 흠집이 나는 것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기억을 왜곡하거나 감정을 탓하며 결코 사과하지 않습니다. 지금 작성자님이 매번 겪고 계신 상황이 정확히 후자에 해당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말로 설득하거나 논리로 납득시키려는 노력은 안타깝게도 내 영혼만 피폐해질 뿐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작성자님의 말꼬리를 잡아 더 큰 반박을 해올 테니까요.
    
    앞으로는 의견이 부딪히거나 서운함을 표현했을 때 또다시 변명이 시작된다면, 더 이상 설득하려 하지 마시고 대화를 뚝 끊어내세요. "그래, 네 생각은 그렇구나",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하고 감정을 섞지 않은 건조한 반응으로 일관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내 판단을 의심하게 만드는 사람에게 작성자님의 소중한 에너지를 더 이상 나눠주지 마세요. 내 마음의 중심을 지키기 위한 단호한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익명4
    작성자
    익명3님, 제 상황을 한눈에 꿰뚫어 보시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셔서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자신의 완벽함에 흠집이 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말씀에 유독 깊은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어쩐지 제가 아무리 상처받았다고 말해도 단 한 번을 미안하다고 하지 않더라고요.
    
    그동안 어떻게든 대화로 풀어보려고 조곤조곤 설명했던 시간들이 오히려 제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더 설명하려 해봤자 말꼬리만 잡힐 뿐이라는 경고를 마음 깊이 새길게요. 앞으로는 감정을 섞지 않고 건조하게 반응하면서 제 소중한 에너지를 지켜내겠습니다. 제 편에 서서 단단하게 조언해 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 익명1
    글을 읽는 내내 제 마음이 다 답답하고 속상했어요. 절대 예민하신 게 아닙니다. 내 서운함을 표현했을 뿐인데 결론은 내가 속 좁고 예민한 사람이 되어 있는 경험, 나르시시스트 성향을 가진 사람과 대화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패턴이에요.
    
    가장 위험한 건 집에 돌아와 '내가 정말 틀렸나?'라며 내 판단력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상대방은 대화를 '소통'이 아니라 '승패'로 보기 때문에 결코 지려고 하지 않아요.
    
    글쓴이님의 상식적이고 건강한 소통 방식이 잘못된 게 아니니, 부디 스스로를 의심하며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잘 추스르시길 바랄게요.
    익명4
    작성자
    익명1님, 제 글을 읽으며 함께 답답해하고 속상해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절대 예민하신 게 아니다", "상식적이고 건강한 소통 방식이 잘못된 게 아니다"라는 말씀이 그동안 혼자 자책해 왔던 제 마음에 너무나 큰 구원처럼 다가왔어요.
    
    상대방은 대화를 소통이 아닌 '승패'로 보기 때문에 결코 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분석을 읽으니, 제가 왜 매번 그 대화 끝에 속 좁은 사람이 되어 패배감을 느껴야 했는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가장 위험하다고 짚어주신 '내 판단력을 의심하는 순간'을 꼭 경계할게요. 집에 돌아와 혼자 괴로워하지 않고, 제 마음을 먼저 추스르며 스스로를 더 믿어 주겠습니다. 진심 어린 위로 감사드려요.
  • 프로필 이미지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846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친구와 대화하고 나면 늘 내 판단이 틀렸던 것만 같고 마음 한구석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하셨겠어요.
    ​서운함을 털어놓았을 뿐인데 어느새 제가 너무 예민한 사람으로 바뀌어 있는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얼마나 맥이 빠지고 억울하셨을지 참 마음이 쓰여요.
    ​심리사회학적으로 자기중심성이 강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의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방어적인 대화 방식을 자주 써요.
    ​이런 관계에서는 대화의 초점이 '문제 해결'이 아니라 '누가 맞고 틀렸는가'라는 승부로 변질되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수록 에너지가 바닥나고 자존감이 깎여나가게 된답니다.
    ​친구가 평소에는 잘 웃고 편하게 지내주는 면모가 있어서 그동안 내 직감을 의심하며 스스로를 타일러 오셨을 텐데요.
    ​앞으로는 의견이 부딪히거나 내 감정이 반박당하는 순간이 오면, 더 이상 상대방을 설득하려 애쓰거나 내 입장을 증명하려고 길게 말하지 않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방법이에요.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이 참 다르네" 하고 거기서 대화를 담담하게 멈추어 세우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막고 작성자님의 중심을 지킬 수 있답니다.
    익명4
    작성자
    제 정당성을 증명하려고 애쓸수록 오히려 에너지가 바닥나고 자존감이 깎였다는 말씀에 깊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앞으로는 제 입장을 구구절절 설명하며 상대를 설득하려 들지 않으려고 해요. 민트홀릭님이 조언해 주신 대로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이 참 다르네" 하고 담담하게 멈춰 서서 제 중심을 지켜보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510채택률 4%
    정말 속상하셨겠어요. 특히 내가 틀렸다는 결론보다, 내 감정과 생각을 말할 때마다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는 것이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답답하고 지치셨을까 싶었어요.
    친구와 생각이 다른 것 자체는 아무 문제가 아닌데,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결국 ‘누가 맞느냐’의 문제가 되어버리면 대화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지지요.
    
    특히 서운했던 마음을 이야기했는데도 “그런 뜻이 아니었다”, “네가 잘못 이해한 것이다”라는 설명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내가 느낀 감정까지 내가 잘못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그 사람이 정말 나르시시스트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보다, 그 관계 안에서 내가 계속 위축되고 내 판단을 의심하게 된다는 사실을 먼저 살펴보셨으면 해요.
    
    친구가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일 수도 있고, 갈등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요. 중요한 건 이름을 붙이는 것보다 그 관계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인 것 같아요.
    모든 이야기를 끝까지 설명해서 상대를 납득시킬 필요도 없어요.
    
    “나는 그렇게 느꼈어. 네가 그렇게 의도한 건 아니라는 것도 알아. 하지만 내 감정까지 틀렸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
    
    이 정도에서 대화를 멈춰도 충분합니다.
    친구 사이에는 누가 이겼는지가 남는 게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얼마나 존중했는지가 남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계속 “내가 잘못했나?” 하고 되짚게 된다면, 그건 그냥 예민해서라고 넘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내 마음을 설명하기 위해 매번 긴 변론을 해야 하는 관계라면, 조금은 거리를 두고 바라볼 필요도 있습니다.
    내 생각이 친구와 다르다고 해서 내가 틀린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내 감정은 친구가 인정해줘야만 비로소 진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래된 친구일수록 관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관계 안에서 나 자신까지 잃지 않는 것도 정말 중요해요.
    
    익명4
    작성자
    로니엄마님, "내 감정은 친구가 인정해 줘야만 비로소 진짜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씀이 마음에 정말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그동안 제 감정의 정당성을 친구에게 허락받으려고 매번 긴 변론을 해왔던 것 같아요.
  • 익명2
    친구가 내 감정을 헤아려주기는커녕 늘 자기 정당화만 되풀이하니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올 때마다 마음이 얼마나 헛헛하고 지치셨을까요..ㅠㅠ?
    더이상 상대를 설득하려고 애쓰며 소중한 에너지를 빼앗기지 마시고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로 단호하게 대화를 끊어내며 
    나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먼저 지켜내보시는건 어떠세요?
    익명4
    작성자
    익명2님,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올 때마다 느꼈던 그 특유의 '헛헛함'을 알아주셔서 마음이 울컥하고 큰 위로가 됩니다. 정말 집에 오는 길에 늘 마음이 텅 빈 것처럼 지치곤 했거든요.
    
    더 이상 상대를 설득하려고 애쓰며 제 소중한 에너지를 빼앗기지 말라는 말씀이 참 다정하게 다가옵니다. 이제는 제 입장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익명2님이 추천해 주신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는 말을 꼭 연습해서 써보려고 해요. 대화를 단호하게 끊어내고 제 감정과 마음을 가장 먼저 지키겠습니다. 따뜻한 마음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