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일은 끝났는데 왜 아직도 그때에 있는 것 같을까요?

시간이 꽤 지난 일인데도 가끔 그때의 기억이 너무 생생하게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가도 특정한 장소나 말, 냄새 같은 것을 접하면 갑자기 그때 상황이 생각나면서 마음이 불안해져요.

 

이미 오래전에 끝난 일이고 지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몸은 그때처럼 긴장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심장이 빨리 뛰기도 하고 괜히 주변을 살피게 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별일도 없는데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할 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너무 예민한가 싶었습니다.

‘이제는 다 지난 일인데 왜 아직도 이러지?’
‘다른 사람들은 다 잊고 지내는데 나만 왜 이럴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기억 자체보다도 그런 반응을 보이는 제가 더 이상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래도 요즘은 과거의 일이 끝났다고 해서 마음과 몸이 그 순간을 바로 잊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계신가요?

특정한 상황에서 예전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거나,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그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처럼 ‘이제는 괜찮아야 하는데 왜 아직도 힘들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댓글6
  • 익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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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란 동물의 특성이 안 좋은 기억은 오래도록 기억한다 합니다.좋았던 일은 쉬이 잊혀지고요.안 좋은 기억은 상처로 남아 있어서 그렇다고 들었답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그래봤자 나만 손해란 걸 알면서도 마음의 상처는 그렇게 오래도록 내 마음을 괴롭히곤 하죠. 좋은생각  많이하고 안 좋은 기억은 멀리 떠나보내는게 현명하게 살아가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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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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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일임에도 감각적인 자극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불안이 선명하게 되살아나는 경험은 결코 이상하거나 예민해서가 아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심리 및 신체적 반응입니다.
    ​우리 뇌와 몸은 위협적이었던 순간의 감정을 기억해 유사한 자극을 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긴장 태세를 취하곤 합니다. 머리로는 안전함을 알아도, 몸과 마음이 과거의 흔적을 완전히 털어내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이제는 괜찮아야 하는데"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보다, 불편한 감정이 찾아왔을 때 그저 '내 몸이 나를 지키려고 아직 애쓰고 있구나'라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세요. 비슷한 경험을 하며 천천히 마음을 다독여가는 이들이 많으니,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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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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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읽는데 마음이 조금 먹먹해지네요.
    “이미 끝난 일인데 왜 나는 아직도 그때에 있는 것 같을까”라는 말이 참 오래 남아요.
    
    머리로는 분명 알고 있잖아요.
    그 일은 지나갔고, 지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요.
    
    그런데 어떤 장소나 냄새, 말 한마디에 갑자기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고 심장이 빨라지고 몸이 긴장한다면… 그건 내가 유난스럽거나 약해서 그런 게 아닐 수 있어요.
    
    우리 마음과 몸이 시간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꼭 같지는 않으니까요.
    
    머리는 이미 현재에 와 있는데, 몸과 감정은 한참 뒤늦게 “이제 정말 괜찮은 걸까?” 하고 확인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제는 괜찮아야 하는데 왜 아직도 이러지?”라는 말을
    “아직도 내가 그 일에 갇혀 있나 봐”라고 바꾸기보다는
    “그때의 나에게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라고 바라봐주셨으면 해요.
    
    기억이 떠올랐을 때 억지로 밀어내기보다
    “그건 그때의 일이고, 지금 나는 여기 있다.”
    이렇게 현재의 나를 조용히 확인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고요.
    
    반복해서 불안이 심해지거나 일상생활까지 힘들 정도라면 혼자 견디기보다 상담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글쓴님,
    끝난 일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는 것과 그 일에 계속 머물러 있다는 것은 같은 뜻이 아니에요.
    
    어쩌면 지금까지 잘 살아온 내가,
    그때의 나를 조금씩 데리고 현재까지 걸어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왜 아직도 이러지?” 하고 자신을 다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때의 나도 최선을 다해 버텼을 테니까요.
    이제는 그 사람에게 “괜찮아, 이제는 내가 너를 지켜줄게” 하고 따뜻하게 손 내밀어 주는 시간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만큼은 과거의 나를 탓하기보다
    지금 여기까지 잘 걸어온 나를 한 번 꼭 안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