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집중해서 해야 할 때 유난히 주변 소리가 신경 쓰입니다. 아주 시끄러운 소리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정도의 작은 소리인데도 무언가에 집중하려고 앉으면 이상하게 하나하나 귀에 들어옵니다.
얼마 전에도 해야 할 것에 집중하려고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어디선가 작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다시 하던 걸 계속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또 소리가 나니까 이번에는 저도 모르게 그쪽에 귀를 기울이고 있더군요. 무슨 소리인지 확인하고 나면 다시 집중하면 될 것 같은데 꼭 그렇지가 않습니다.
한번 흐름이 끊기고 나면 방금 어디까지 했는지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겨우 집중이 되는가 싶으면 이번에는 다른 소리가 들리고, 또 정신이 그쪽으로 갑니다. 소리가 크기 때문에 방해받는다기보다 제 관심이 너무 쉽게 그쪽으로 넘어가는 느낌입니다.
이게 참 답답합니다. 집중을 안 하고 있을 때는 같은 소리가 들려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꼭 뭔가를 제대로 해보려고 마음먹은 순간에는 작은 생활 소리까지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제가 원래 조용한 환경을 좋아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조용하면 누구나 집중하기 편한 건 당연하니까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완전히 조용한 곳에서도 다른 게 눈에 들어오면 또 집중이 끊깁니다. 소리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한번 집중이 깨지고 나면 바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던 걸 다시 보면서 어디까지 했더라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가 잠깐 다른 생각까지 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몇 분이 그냥 지나가 있기도 하네요.
그래서 어떤 날은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끝내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오래 앉아 있었으니 많이 했겠거니 싶은데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지 않았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괜히 힘이 빠집니다.
요즘에는 집중해야 할 일이 있으면 주변이 조용한지부터 살피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도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항상 조용한 곳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작은 소리가 날 때마다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오히려 소리를 더 찾게 되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신경 쓰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다음 소리가 언제 나는지 기다리는 것처럼 될 때도 있습니다. 이 정도까지 되면 제가 소리에 예민한 건지, 집중을 유지하는 게 어려운 건지 헷갈립니다.
ADHD 이야기를 보다 보면 주변 자극 때문에 집중이 쉽게 흐트러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 게시판에도 한번 적어봅니다. 그렇다고 작은 소리가 신경 쓰인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ADHD라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마다 집중하는 방식도 다르고 다른 이유도 있을 테니까요.
다만 최근에는 제가 무엇에 집중하느냐보다 주변에서 무엇이 들리고 보이느냐에 따라 집중력이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정말 몰입했을 때는 주변 소리를 잘 모르고 지나갈 때도 있는데, 그렇게 집중하기까지가 어렵습니다. 한번 흐름을 타면 괜찮다가도 그전에 자꾸 다른 곳으로 정신이 새는 식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부분을 별로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집중이 잘되는 날도 있고 안 되는 날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반복해서 흐름이 끊기는 걸 의식하기 시작하니까 이제는 작은 소리가 들리는 순간 또 집중이 깨지겠구나 하는 생각부터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