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으러 들어갔다가 화장실 청소를 끝내고 나왔습니다

어제는 머리를 감으려고 욕실에 들어갔습니다. 샴푸를 집으려는데 선반에 물때가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스펀지를 꺼냈습니다. 선반을 닦다가 거울 얼룩이 보여서 거울도 닦았습니다. 그러다 바닥 배수구까지 청소했어요. 다 끝내고 나오니 40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정작 머리는 안 감았습니다. 이런 일이 자주 생깁니다. 뭔가를 하러 갔다가 눈앞의 다른 일이 더 중요해 보이면 원래 목적을 잊어버려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려고 문을 열었다가 남은 반찬을 정리하고, 책을 가지러 방에 들어갔다가 옷을 개고 나옵니다. 나중에 다시 물을 찾으러 가는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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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부지런하다고 합니다. 집안일이 많이 끝나니까요. 그런데 실제로는 꼭 해야 할 일을 제시간에 못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외출 준비할 때 문제가 됩니다. 옷을 입다가 서랍이 지저분한 걸 발견하면 갑자기 정리하고 싶어져요. 결국 약속 시간에 쫓겨 허둥댑니다. 얼마 전엔 가족이 왜 아직도 안 씻었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나름 바쁘게 움직였기 때문에 억울했어요.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닌데 왜 혼나는 기분이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가족이 부탁한 건 청소가 아니라 제시간에 나갈 준비를 하는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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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관련 글을 읽다가 해야 할 일을 시작했어도 다른 자극에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봤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무슨 진단을 내릴 수는 없겠죠. 다만 제 생활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돼서 도움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요즘은 욕실에 들어가기 전에 '머리 감기'라고 소리 내어 말합니다. 좀 우습지만 효과가 있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세면대에 물때가 보이면 또 흔들립니다. 눈앞에서 발견한 일을 나중으로 미루고 원래 하려던 일을 끝내는 연습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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