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을 하다 보면 자꾸 다른 이야기로 빠져서 말이 길어집니다

하고 싶은 말은 분명히 있었는데 이야기를 끝내고 나면 정작 중요한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몇 마디면 끝날 이야기가 한참 길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어떤 일을 물어보면 바로 대답하면 될 텐데, 그 일이 생기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앞뒤 사정을 알아야 상대방도 제대로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배경을 이야기하다 보면 또 다른 일이 떠오르고, 그것까지 설명하다 보면 처음 질문에서 점점 멀어집니다.

 

제 머릿속에서는 서로 연결된 이야기인데 듣는 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상대방이 그래서 결론이 무엇이냐고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 순간 당황스럽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는데 상대방은 핵심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니까요. 그렇다고 상대방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불필요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덧붙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더 난처한 건 이야기를 하다가 처음에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입니다. 중간에 떠오른 생각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원래 이야기의 방향을 놓치는 겁니다. 그러면 잠깐 말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데 그 침묵마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요즘은 말을 하기 전에 머릿속으로 순서를 정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결론을 이야기하고 필요한 부분만 덧붙이면 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화를 시작하면 생각처럼 되지 않습니다. 하나를 이야기하면 관련된 생각이 연달아 떠오르고, 지금 말하지 않으면 잊어버릴 것 같아서 자꾸 끼워 넣게 됩니다.

 

말을 많이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 중 무엇을 먼저 말하고 무엇을 생략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중간에 질문을 하면 더 헷갈립니다. 그 질문에 대답하다가 또 다른 설명으로 이어지고, 나중에는 원래 하던 이야기로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화가 끝난 뒤에야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 말이 많아진 건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수다를 떠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짧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생각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과정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겁니다.

 

ADHD와 관련해서도 생각의 흐름을 조절하거나 핵심 내용을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모습만으로 ADHD라고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니 신경이 쓰입니다.

 

상대방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정작 이야기를 시작하면 스스로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말을 아예 줄이려고 하면 필요한 설명까지 빠뜨릴까 봐 망설여집니다.

 

다른 분들도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다가 생각이 자꾸 옆길로 새는 경험을 하시나요? 대화 중에 핵심을 놓치지 않고 말을 정리하려면 어떤 방법이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생각이 여러 방향으로 떠오를 때 어떻게 중요한 내용만 골라서 전달하시는지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hub-link

지금 ADHD를 주제로 8.3천명이 이야기 중

댓글4
  • 익명2
    BEST
    저도 질문을 받으면 배경부터 빌드업해서 완벽하게 이해시켜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말이 한없이 길어지곤 했습니다. 생각이 옆길로 새다가 원래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잊어버렸을 때의 그 어색한 침묵과 당혹감도 너무 잘 압니다.
    
    제가 쓰면서 효과를 본 작은 팁이 있다면, 말을 시작하기 직전에 속으로 딱 1초만 숨을 고르고 "그래서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뭐지?"라고 셀프 질문을 던지는 거예요. 그리고 대화 중에 생각이 옆길로 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땐, 억지로 자연스럽게 돌아오려 애쓰기보다 차라리 솔직하게 인정하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어머, 제가 또 생각이 꼬리를 물어서 딴 길로 샜네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요~" 하고 가볍게 웃어넘기면 상대방도 지루해하기보다 유쾌하게 이해해 주더라고요. 떠오르는 생각을 다 입 밖으로 내보내지 않아도 괜찮으니, 중요한 알맹이 하나만 던져준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연습해 보세요. 응원합니다!
  • 익명1
    BEST
    글을 읽는 내내 제 이야기를 써놓으신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제 머릿속에서는 서로 연결된 이야기인데 듣는 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는 말씀이 정말 뼈저리게 공감됩니다. 상대방을 골탕 먹이거나 지루하게 만들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 머릿속의 생각들이 너무 빠른 속도로 그물망처럼 사방으로 뻗어 나가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이잖아요. "지금 말하지 않으면 잊어버릴 것 같다"는 초조함에 마음이 급해지는 것도 참 당연한 반응이에요.
    
    결론부터 말하는 게 좋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실전에서 안 되는 건, 작성자님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정보의 '우선순위 필터'가 잠시 약해져 있어서 그런 것뿐입니다. 대화가 끝난 뒤에 혼자 곱씹으며 미안해하고 자책하셨을 텐데, 짧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싶어 하는 그 진심 하나만으로도 이미 좋은 대화자가 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으신 거예요.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머릿속 생각이 너무 많을 땐 나만 아는 '생각의 통로'가 잠시 넓어진 날이라고 편하게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ADHD 인기글

ADHD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