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에는 조금 특별하게 하루를 보내봤어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온전히 저만을 위한 하루를 보내게 됐거든요.
저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서 평소에도 일에 치여 지내는 날이 많고, 명절이라고 해서 마음 편하게 쉬는 게 쉽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은 명절이면 가족들을 만나러 가거나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 저는 늘 일정을 확인하고 할 일을 챙기느라 제대로 쉬어본 기억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연휴에 하루 정도는 다른 일은 잠시 내려놓고 저를 위해 써보기로 했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계획을 세운 건 아니고요..
아침부터 어디를 꼭 가야겠다고 정해놓지도 않고, 그냥 그날 하고 싶은 걸 하나씩 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미술관에 다녀왔어요.
평소에는 미술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미뤘는데, 그날은 시간에 쫓길 필요가 없으니 작품도 천천히 보고 전시 공간도 여유롭게 둘러봤습니다.
평소 같으면 다음 일정을 생각하면서 빠르게 움직였을 텐데 이날만큼은 한 작품 앞에 조금 오래 서 있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은 다시 돌아가서 보기도 했어요.
사진도 몇 장 같이 올려볼게요.
제가 보낸 하루의 분위기가 사진에 조금이나마 담겼으면 좋겠네요.
전시는 해외 명작 소장품 전시인데 꽤 재밌는 작품들이 있어서 좋았어요.
원래 관람료는 3천원인데 이날은 명절이라 무료개방! 국립미술관 최고예요,
입구에 들어가면 바로 눈 앞에 바바라 크루거!
딱 한 점이지만 임팩트가 있었어요.
샤갈
캔버스가 눈이 부실 지경이었어요. 몽글몽글 마음이 환해지는 예쁜 그림이었어요.
앨런 맥컬럼
실물 아주 아주 좋았어요.
석고 오브제인데 색깔의 미묘한 변주가 너무 단정하게 들어있어서 한국사람 취향에 꼭맞는 작품이었습니다.
이건 회색의 가치 라는 작품인데 위의 작품과 나란히 놓아서 더 좋았어요.
모네의 수련이 있더라고요.
벽면 전체에 수련 한 작품만 딱 걸려 있는데 너무 좋았어요. 작지만 전시실 구성이 너무 좋았어요. 이 부분 말고도 전시 따라가기 참 쾌적했어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요. 작품 앞으로는 의자가 널찍하게 있어서 한참 앉아 봤어요.
귀여운 호안 미로도 있고요.
작품 수가 40점 남짓이라 한시간 전후면 충분히 볼 수 있었어요.
미술고나을 나와 옥상에 올라가면 원형정원이 나오고 한층 더 올라가면 리프트뷰의 옥상정원이 나와요.
날씨도 좋고 전시도 좋고 풍경도 좋아서 참 행복했어요.
미술관을 나온 뒤에는 근처 브런치 카페에 들러서 느긋하게 식사를 했습니다.
이런 곳을 자주 갈 기회가 없었는데 연휴가 아니면 즐기지 못하니, 메뉴도 혼자서 두 접시 시키고 ㅎㅎ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혼자서 천천히 음식을 먹으며 휴대폰을 보거나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꽤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식사 후에는 특별한 목적 없이 그냥 걸었습니다.
날씨도 좋고 거리도 한적해서 천천히 걷다 보니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풍경들도 보이더라고요.
바쁘게 다닐 때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날은 걷는 것 자체가 일정이 되어버린 셈이죠.
생각해보면 정말 별거 한 게 없어요.
미술관에 가고, 브런치를 먹고, 산책을 한 게 전부인데 하루가 정말 금방 지나갔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은 아쉬움보다는 하루를 제대로 쉬었다는 만족감이 더 크게 남았어요.
누군가는 명절에 가족들을 만나러 고향에 가고, 누군가는 해외여행을 떠나고, 또 누군가는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겠죠.
그런 시간들도 물론 좋지만 저는 이번에는 이렇게 조용하게 혼자 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사람이 계속 바쁘게 살다 보면 쉬는 것조차 계획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아무것도 재촉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나니 그동안 제가 생각보다 많이 지쳐 있었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사진 보시면서 잠깐이라도 마음이 느긋해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일에 치이고 생활에 치여서 쉬는 날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분들 많으실텐데
특히 저처럼 명절이나 공휴일에도 일을 해야 하는 분들이라면 더 그렇겠죠.
그래도 가끔은 거창한 여행이나 특별한 계획이 아니더라도, 나를 위해 몇 시간 정도 온전히 비워두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저에게 그런 하루를 선물해봤어요.
조용히 걷고, 맛있는 것도 먹고, 보고 싶었던 것도 보고, 아무것도 서두르지 않았던 하루.
이렇게 한 번 쉬고 나니 다시 열심히 일할 힘도 조금 생기는 것 같네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계실 텐데, 이번 연휴만큼은 잠깐이라도 숨 돌리는 시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잘 쉬어주는 것도 오래 달리기 위해 필요한 것 같아요.
다들 곧 다가올 10월 연휴도 편안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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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댓글 송편들이 정말 예쁘고 아기자기해요! 🌸 분홍색이랑 쑥색 조화도 좋고 꽃 모양 틀로 찍어 올리신 정성이 사진 너머로 다 느껴지네요 😊 명한 보름달까지 마음에 담으셨으니 올해 추석은 정말 오래도록 특별한 기억으로 남으실 것 같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대성공 축하드립니다. 🌝555226.10.01
- 03코치 답변온 가족이 모이는 기쁜 추석인데, 하필 행운의 숫자 2번을 찍고 ‘설거지’ 당첨이라니 들뜬 마음에 야속한 반전이었겠어요! 기름때 가득한 전과 갈비찜 그릇들이 벌써 눈앞에 아지랑이처럼 아지랑거리는 기분일 텐데, 그럼에도 “세제 팍팍”을 외치며 빨간 고무장갑을 야무지게 고쳐 끼우는 긍정적인 에너지에 절로 웃음과 응원이 납니다. 모두가 즐겁게 먹고 떠난 자리를 책임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지만, 그만큼 이번 추석 가족들의 깔끔하고 행복한 마무리를 담당하는 가장 소중한 일꾼이 되신 셈이네요. 가족분들이 센스 있게 접시 하나에 음식을 모아 담아주는 ‘그릇 절약 신공’을 발휘해 주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수고해 주시는 덕분에 온 가족의 추석이 한층 더 유쾌하고 깨끗해질 것 같아요. 고무장갑 속 손은 보송하게 유지하시고, 맛있는 파전과 정겨운 덕담 듬뿍 챙겨 드시는 해~~~피 추석 되세요!39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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