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온 가족이 함께 오빠를 떠나보낼 수 있었던 뜻깊은 추석이었습니다.

3년전 길었던 40여년간의 힘들고 외로움과 함께 했던 병원에서의 생활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이세상과의 마지막을 놓아버리게 된 큰오빠의 죽음을 구순의 친정어머니께는 차마 알리지 못하고 저희 형제들과 조카들만이 머나먼 타향에서 고향으로 모시고 와 장례를 치렀습니다.

 

뇌출혈로 두달만에 퇴원하고 요양을 하고 계셨던 터라 충격을 드릴수가 있다는 형제들간에 깊은 고심끝에 내린 어쩔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친정어머니 얼굴을 마주할 때면 알려야 해야하는데 

입이 열리지도 못하고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네요.

 

올 추석은 동생네 가게도 도울 겸 일찍 내려가서 엄마와의 의미있는 시간도 가지고 싶어서 남편과  함께 내렸갔는데 저를 반갑게 맞이 해 주시던 어머니께서 저에게

"엄마가 너한테 궁금한 것이 있는데, 대답해 줄 수 있지?

너희 큰오빠 죽었냐?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 병원에서 전화를 했는데 요즘에는 통 연락도 없고 엄마가 자주 꿈을 꾸면 느그 오빠가 보여서 영 마음이 안 좋다야."

이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정신이 하나도 없어지고 눈물로 모든 답을 대신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남편과 뒤 늦게 퇴근하고 온 언니와  동생부부까지 더 이상은 어머니께 오빠의 일을 끝까지 함구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우선은 차분하게 엄마를 진정시키며 그동안의 일을 모두 말씀을 드렸어요.

 

이야기를 듣고 나신 어머니께서 그동안 엄마를 생각해서 말을 못하고 있었던 저희들을 도리어 꽉 껴안아 주시면서

"내 새끼들이 큰오빠를 잘 떠나보내 주어서 고맙고, 

맘고생 많이 했겠다." 며 말씀을 하시면서

"그래도 내 앞에 가서 내가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겠다."

며 눈물을 흘리시면서 "애썼다, 애썼다,고맙다,고맙다."

하시는데 한편으론 그동안의 맘고생이 끝났나?싶으면서도 충격을 받으셨으면 어쩔까?하는 생각도 들어서 어머니 곁을 떠날수가 없었네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엄마의 마음을 자식을 낳아서 조금만 아파도 내가 대신 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다 헤아릴수 있을까?생각도 못하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을....

 

그래도 다행스럽게 어머니께서 마음을 단단히 해 주신 덕분에 저희 가족들도 모두 내려와서  하루종일 고소한 전과 갖가지 나물 특히 큰오빠가 좋아하셨던 음식도 더 푸짐하게 장만해 추석날 아침을 맞이하였고 저희 형제들끼리만 다녀왔던 추모공원을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가서 큰오빠와 함께 찍었던 가족사진도 넣어 놓고 오빠가 좋아했던 꽃도 어머니께서 손수 달아두시면서 

"내아들아, 엄마도 곧 갈게 가서 그 동안 못 나눴던 얘기도 하고 니 좋아하는 맛있는 것도 이 애미가 많이 해줄란게 조금만 지달려라,잉"

하시면서 몇번이나 쓰다듬어 주시던 모습들이 지금도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올 추석은 마음이 참 많이 아팠지만 그동안 숨겨왔던 큰오빠를 엄마와 조카들과 온 가족들이 다 가서 만나고 왔던 또다른 날을 주었던 잊지못할 추석이었네요.

 

성묘를 마치고 돌아보았던  파아란  하늘에 구름이 마치 생전에 편안하고 자상했던 큰오빠가 엄마와 저희 가족들에게 

"모두 와줘서 고마워. 보고싶었던 엄마도 모시고 와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손을 흔들어 주는 듯했네요. 😊 

 

저에게 늘 사랑과 따뜻한 말로 표현해 주었던 우리 큰오빠를 떠나보내고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지만 더욱 더 보고싶고 저도 사랑하고 자주 병원으로 찾아 뵙지못해서 죄송하다는 마음을 꿈속에서라도 만날수 있으면 전해드리고 싶네요.

 

올 추석은 우리가족에게는 큰오빠를 떠나보내고 

맞이한 여느해보다도  더 잊을수 없는 날이었습니다.

온 가족들이 큰오빠를 떠나보내고 뻥 뚫린 친정엄마의 가슴을 모두가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서 사랑으로 가득 채워 드렸던 마음의 추석이었네요..

 

 

 

댓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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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니
    오랜 시간 어머니를 생각하며 말하지 못했던 형제분들의 마음도, 결국 모든 사실을 담담히 받아주시고 오히려 자식들을 위로하신 어머님의 마음도 참 깊게 느껴지네요. 
    큰오빠가 좋아했던 음식도 준비하고 함께 추모공원을 찾으신 모습이 정말 따뜻하네요. 이번 추석이 많이 아프면서도 가족 모두가 큰오빠를 함께 기억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큰오빠께서도 가족들이 함께 와준 모습 보시며 참 고마워하셨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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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작성자
    맞아요.  많이 아프면서도 이제는친정어머니를  비롯해 가족 모두가 함께 큰오빠를 만나러 갈수 있다는 것이 크나큰 행복이 되었네요.
    
    오빠도 하늘에서 엄마의 마음을 알고 밝은 미소로 가족들을 다시 만위해 수 있는 먼훗날을 준비하고 있을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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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먹먹했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도 큰오빠를 떠나보낸 슬픔은 여전히 가족들의 마음 한편에 남아 있었을 텐데, 그 사실을 구순의 어머니께 차마 말씀드리지 못하고 얼마나 마음고생이 크셨을까요.
    
    특히 어머니께서 먼저 “너희 큰오빠 죽었냐?” 하고 물으셨을 때, 눈물로 답할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이 얼마나 가슴 아팠을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죽음 앞에서는 참 무력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사랑해도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도 없고,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떠난 이를 오래 기억하고 마음 다해 애도하는 일뿐이니까요.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자식들이 자신을 걱정해 그동안 말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오히려 “애썼다, 고맙다”고 안아주셨네요.
    
    그 한마디에 지난 3년 동안 형제분들이 품고 있었던 미안함과 걱정, 그리고 큰오빠를 향한 그리움이 한꺼번에 녹아내렸을 것 같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어머니와 온 가족이 함께 큰오빠를 찾아가 좋아하시던 음식을 준비하고, 사진을 곁에 놓고, 꽃을 달아드릴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떠난 사람을 잊는 것이 아니라, 함께했던 사랑을 가족의 마음속에 다시 모셔오는 시간이었겠지요.
    어머니께서 “내 아들아, 엄마도 곧 갈게” 하셨다는 대목에서는 저도 한참 마음이 머물렀습니다.
    
    떠난 아들과 남겨진 어머니 사이에 못다 한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까요.
    
    이번 추석은 슬픔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가족 모두가 서로의 마음을 꼭 안아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파란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며 큰오빠가 “모두 와줘서 고맙다”고 손을 흔드는 것 같았다는 마지막 글귀도 참 따뜻하네요.
    
    큰오빠를 향한 그리움도, 어머니를 향한 자식들의 사랑도 오래도록 가족의 마음에 따뜻하게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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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작성자
    감사합니다. 3년이라는 시간속에서 엄마는 짐작을 하고 계시면서도 저희들에게 물어보시지 않고 가슴에 담고 계셨다는 생각을 하니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죄송했네요.
    엄마라는  큰 산과 같은 마음과 품을 다시 한번 느껴보는 시간이었네요.
    
    떠나보낸 자식에 대한 그리움과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하셨다는 미안함에 남아 있는 자식들이 또 받을 마음까지도 헤아려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가슴 가득 담아본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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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다시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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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작성자
    로니엄마닝 감사 드립니다.
    누군가 오빠를 위해 깊은 마음을 담아 주셔서 크나큰 위로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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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큼한소리1519
    마음고생 많으셨던 어머님의 마음이 얼마나 깊으셨을지 느껴지네요.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과 함께 오빠를 따뜻하게 추억하셨다니 다행이에요. 앞으로도 가족분들 모두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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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작성자
    어머니와 저희 형제 모두의 숙제를 잘 풀어내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이제는 편안히 쉬고 있을 큰오빠를 잘 보내드렸다는 마음이 드네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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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
    이런 이별은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지만 너무 아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명절을 맞이하실 수 있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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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숙
    작성자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하셨던 친정엄마의 마음이 너무 마음 아팠네요. 엄마의 마음을 다 헤아릴수 없지만 올 추석은 가족들과 함께 오빠를 생각할 수 있어서 가슴 따뜻한 날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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