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마음이 힘든 이유가 꼭 큰일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기도 하고, 이미 지나간 일을 혼자 몇 번씩 되짚으며 그때 왜 그렇게 말했을까 자책하기도 하죠.
상대는 이미 잊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 표정과 말투까지 기억하면서 마음을 쓰고 있을 때가 있어요. 그러다 보면 정작 오늘의 좋은 순간은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한 채 하루가 지나갑니다.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은 때때로 일어난 사건보다, 그 사건을 마음 안에서 계속 붙잡고 있는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말에 마음을 내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고요.
내 마음을 지키는 일은 차가워지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곳에 마음을 남겨두는 일이니까요.
사진 속 문장을 읽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말이 있습니다. 당장 너를 괴롭히는 것들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이에요.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죠. 지금 나를 괴롭히는 일은 언제나 크게 느껴지니까요. 시간이 지나면 별것 아니었다고 웃을 수 있는 일도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고민처럼 다가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어요.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이 일이 정말 내 마음을 이렇게 오래 내어줄 만큼 중요한 일인지 말이죠.
사람의 마음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하루 동안 걱정할 수 있는 힘도,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는 여유도 무한하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는 그 귀한 마음을 의외로 사소한 곳에 많이 사용하곤 합니다.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평가를 오래 생각하고, 지나가듯 들은 말에 의미를 붙이며, 이미 끝난 관계에서 답을 찾으려고 애쓰기도 하죠. 그러느라 정작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넬 여유를 놓칠 때도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의 한마디보다
오래 곁을 지켜준 사람의 마음을 기억했으면 해요.
나를 흔드는 목소리보다 나를 믿어주는 목소리에,
조금 더 오래 귀를 기울여도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행동해도 누군가는 오해할 수 있고, 진심을 다해도 그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때마다 하나하나 해명하고 이해받으려고 애쓰다 보면 결국 가장 먼저 지치는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그냥 지나가게 두는 것도 필요해요.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내린 판단까지 모두 바로잡으며 살아갈 필요는 없으니까요. 나를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들은 한 번의 실수만으로 나라는 사람 전체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힘들어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 날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하며 조금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죠.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행운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데 오히려 인색해질 때가 있어요. 늘 곁에 있을 것 같아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아서 마음속에만 담아두곤 하죠. 반면 나를 힘들게 한 사람에게는 훨씬 많은 시간을 사용합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그렇게 같은 질문을 마음속에서 몇 번이고 반복하게 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조금 아깝기도 해요. 오늘 사용할 수 있는 마음의 양이 정해져 있다면, 나를 힘들게 한 사람보다 나를 아껴준 사람에게 더 많이 나누어주고 싶으니까요.
떠날 사람을 붙잡느라 두 손을 다 쓰지 말고,
남아 있는 사람의 손을 한 번 더 잡아주세요.
마음을 아프게 한 말보다 따뜻하게 해준 마음을 기억하는 것,
그것도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일 테니까요.
그리고 이 글귀에서 가장 오래 남는 부분은 마지막 문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감사를 자주 표현하는 것, 그것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말이에요.
우리는 자기 사랑이라고 하면 나를 위해 좋은 것을 사고, 혼자 충분히 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물론 그런 시간도 필요해요.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관계를 선택하는 일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요.
나를 존중하는 사람 가까이에 머물고, 나를 계속 작아지게 만드는 관계에서는 조금씩 거리를 두는 것. 그리고 내가 받은 따뜻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다시 돌려주는 것도 자기 사랑의 한 모습일 것 같습니다.
좋은 관계는 저절로 오래가는 것이 아닙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 마음도 있어요. 고맙다는 한마디, 네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 힘들 때 곁에 있어줘서 기억하고 있다는 표현. 이런 말은 거창하지 않지만 관계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주죠.
마음도 표현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해야지 하며 미뤄두다 보면 정작 말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떠난 사람을 후회하며 그리워하는 것보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평범한 하루에 건넨 짧은 한마디가 상대에게는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따뜻함으로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
고마운 사람에게는 고맙다고 말하고,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먼저 안부를 건네보세요.
마음속에만 두었던 따뜻함을 조금씩 꺼내놓을 때,
우리의 관계도 그만큼 따뜻해질 테니까요.
자신을 사랑한다는 건 언제나 자신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무엇을 오래 마음에 담고 살아갈 것인지 선택하는 일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나를 괴롭히는 말은 조금 빨리 흘려보내고, 나를 아껴준 마음은 오래 기억하는 것. 지나간 상처보다 지금 곁에 있는 온기에 조금 더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죠.
오늘 하루에도 마음에 걸리는 일이 하나쯤 있었을지 모릅니다. 쉽게 잊히지 않는 말도 있을 것이고, 괜히 마음이 상했던 순간도 있었겠죠. 그렇다고 당장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필요는 없어요. 마음은 그렇게 명령한다고 금세 정리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다만 그 일이 오늘의 모든 좋은 순간까지 가려버리도록 두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마음은 생각보다 귀합니다. 그렇다면 나를 아프게 한 사람에게만 그 마음을 오래 내어주기보다, 내 진가를 알아봐 준 사람에게 한 번 더 고맙다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그 고마운 사람들 사이에 자기 자신도 꼭 포함했으면 좋겠습니다.
힘든 날에도 여기까지 버텨준 사람, 마음이 상하고 흔들리면서도 다시 일상을 살아낸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다른 사람의 말에는 쉽게 마음을 내어주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다면, 오늘부터 조금씩 달라져도 괜찮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무엇을 붙잡아야 할지 알고, 무엇은 이제 흘려보내도 되는지 알아가는 것. 그리고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들과 자기 자신에게 조금 더 많은 마음을 건네는 것.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다른 사람의 한마디에 쉽게 흔들리기보다, 내 마음이 어디에 머물러야 편안한지를 스스로 알게 되지 않을까요.
나를 아프게 한 것에는 필요한 만큼만 마음을 주고,
나를 아껴준 것에는 아낌없이 마음을 표현했으면 해요.
무엇을 붙잡고 무엇을 흘려보낼지 조금씩 알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나를 오래 사랑하는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며 사랑하며] 좋은 사람 되기, 나쁜 사람 안 되기-국민일보](https://image.kmib.co.kr/online_image/2021/0702/2021070121040856451_1625141048_092419885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