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감정조절관계·소통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않는 사람, 나르시시스트 성향일까요?

주변에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처음에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만날수록 함께 있는 게 불편해지는 사람이 있어요. 처음에는 자신감도 있고 자기 생각이 분명한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상황을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이 사람은 본인이 잘한 일은 굉장히 크게 이야기하면서 다른 사람이 잘한 일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어요. 대화를 하다가도 자연스럽게 본인의 경험이나 성과 이야기로 넘어가고, 제가 힘든 일을 이야기하면 공감해 주기보다는 본인은 더 힘들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곤 합니다. 처음에는 원래 표현 방식이 다른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비슷한 일이 반복되니 저도 모르게 서운한 마음이 쌓이더라고요.

특히 의견이 다르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가 가장 힘들어요. 본인이 잘못한 부분이 있어도 쉽게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제가 예민하게 받아들였다거나 말을 잘못해서 일이 커진 거라는 식으로 이야기해요. 저는 분명히 기분이 상한 일이 있었는데도 대화를 마치고 나면 제가 너무 까다로운 사람인가 싶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제 생각을 설명해서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고 싶었는데, 이제는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피곤하게 느껴져요.

그렇다고 항상 나쁜 모습만 보이는 건 아니에요. 기분이 좋을 때는 친절하고 잘해 주기도 해서 제가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건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헷갈리는 것 같아요. 상대방의 좋은 모습도 분명히 있는데, 반복해서 상처받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나르시시스트라는 말을 접하면서 혹시 이런 사람에게도 자기애적인 성향이 있는 건지 궁금해졌어요. 물론 몇 가지 행동만으로 누군가를 나르시시스트라고 판단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의 기분이나 반응을 지나치게 살피게 되고, 대화가 끝난 뒤에도 제가 잘못한 건 없는지 계속 생각하게 되는 제 모습이 걱정돼요.

이런 사람과는 제 입장을 계속 설명하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상대방을 바꾸려 하기보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제 감정을 지키는 게 나을까요? 비슷한 관계를 경험해 보신 분들은 어떤 기준으로 관계를 이어갈지 결정하셨는지 조언을 듣고 싶어요.

댓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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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674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상대방을 이해하고 원만하게 지내려고 노력했지만, 반복해서 자신의 감정이 무시되거나 잘못을 떠안는 듯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많이 지치셨을 것 같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친절하게 대해주는 순간도 있다 보니 관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더욱 혼란스러우셨을 텐데요. 말씀하신 행동에서 자기중심적이거나 공감이 부족한 모습은 살펴볼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자기애성 성격장애나 특정 성향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보다 그 관계가 작성자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입니다.
    
    이럴 때는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것보다 자신의 감정과 경계를 분명히 하는 데 집중해보세요. 예를 들어 “그렇게 말하면 내 감정이 무시당하는 것 같아.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이야기했으면 좋겠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후 상대방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거나 조정하려는 태도를 보이는지 살펴보세요. 반대로 반복해서 책임을 돌리거나 작성자님의 감정을 부정한다면 같은 설명을 계속하기보다 대화를 중단하거나 만남의 빈도를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상대방에게 좋은 모습이 있다고 해서 반복해서 상처받는 경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계를 유지할지 판단할 때는 상대방의 말보다 실제 행동의 변화, 갈등을 해결하려는 태도,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안정감을 기준으로 삼아보세요. 모든 관계를 끝까지 이해하고 지켜내야 할 책임이 작성자님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면서 편안하고 건강한 관계를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익명2
    상대방의 반응을 계속 살피느라 마음이 지친다면 관계에서 자신의 감정도 꼭 돌아보셨으면 해요. 상대를 이해시키는 데만 애쓰기보다 반복적으로 상처받는 상황이 있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거리를 두는 것도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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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665채택률 8%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털어놓으신 고민을 읽다 보니 그동안 얼마나 혼자서 마음을 졸이고 애를 쓰셨을지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 사람의 당당함이나 주관이 멋져 보였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의 중심이 항상 그 사람 쪽으로만 기울어져 답답하셨을 거예요.
    ​내가 겪은 힘든 일이나 작은 성과들이 상대방의 더 큰 무용담이나 비교에 묻혀버릴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 서운함이 차곡차곡 쌓였을 겁니다.
    ​특히 의견이 부딪힐 때마다 내 감정을 돌아보게 만들고 결국 내가 예민한 사람인 것처럼 자책하게 만드는 상황은 정신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지요.
    ​심리사회학적으로 이러한 관계는 정서적 비대칭성이 클 때 자주 발생하며 한쪽이 끊임없이 상대의 기분을 맞추느라 자존감이 깎여나가기 쉽습니다.
    ​상대방이 가끔 보여주는 친절한 모습이나 다정한 태도가 헷갈리게 만들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내가 받은 상처가 가짜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상대방을 내 진심으로 설득하거나 바꾸려고 애쓰는 것은 마른하늘에 비를 내리려는 것처럼 지치고 허무한 일일 뿐입니다.
    ​이제는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시키기 위해 에너지를 쏟기보다 내 마음의 평온을 지키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만남의 횟수를 조금 줄이거나 깊은 속마음을 나누는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나를 자책하게 만드는 관계에서 벗어나 오롯이 작성자님의 감정과 쉼을 돌보는 따뜻한 시간을 더 많이 가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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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977채택률 3%
    처음에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해진다면 마음이 많이 복잡하실 것 같아요. 상대방이 잘해 줄 때는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고, 막상 반복해서 상처받는 상황에서는 서운함과 피로감이 쌓일 수밖에 없지요. 특히 대화를 마친 뒤에도 내 잘못을 찾게 된다면 관계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질 것 같아요.
    하지만 상대방에게 나르시시스트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관계 안에서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살펴보는 일이에요. 내 마음을 설명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상대방이 받아들일 의지가 없다면 계속 이해시키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상대방의 좋은 모습이 분명히 있더라도 반복되는 상처까지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모든 관계를 끊을 필요는 없지만, 만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면 연락이나 만남의 빈도를 조금씩 줄여 보세요. 상대방의 기분보다 내 마음의 편안함을 기준으로 관계를 조절해도 괜찮아요.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마음 때문에 나 자신을 힘들게 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큼 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 익명1
    남한테 잘 맞춰주려고 애쓰는 에너지의 십분의 일이라도 나한테 돌려서, 오늘은 몸 편하고 마음 편하게 쉬는 데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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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2,138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겉으로는 자신감 넘쳐 보였지만 만날수록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사연자님의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심지어 내 감정과 정당성에마저 의구심을 들게 만드는 상대를 대하며 얼마나 깊은 피로감과 혼란을 느끼셨을지 깊이 공감합니다. 이것은 사연자님이 예민하거나 까다로워서가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존중할 줄 알고 정직하게 소통하려는 사연자님의 따뜻함을 상대가 배려 없이 대했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반응과 평가에 내 마음이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평온과 감정적 안전을 지키기 위한 4가지 실천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설명하여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단정하게 멈추기
    
    자기중심성이 강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성향의 사람에게 내 입장이나 상처를 길게 설명하는 것은 아무런 대화의 진전을 가져오지 못합니다.
    
    오히려 사연자님의 해명과 설득은 상대방에게 "네가 예민하다"라며 논점을 흐릴 수 있는 꼬투리가 되기 쉽므로, 나를 증명하려는 시도를 내려놓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둘째, '가끔 보여주는 친절함'이라는 착시에서 벗어나기
    
    상대가 기분이 좋을 때 보이는 일시적인 친절이나 좋은 모습 때문에 헷갈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관계의 본질은 기분이 좋을 때가 아니라, 갈등이나 다른 의견이 부딪혔을 때 나를 어떻게 다루고 존중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셋째, '정서적 경계선'을 세우고 적당한 거리 두기
    
    만남의 횟수를 자연스럽게 줄이거나, 대화의 주제를 깊은 개인적 고민이 아닌 일상적이고 원론적인 주제로 제한하세요.
    
    대화 중 상대가 본인 성과 자랑으로 넘어가거나 사연자님의 노고를 깎아내릴 때는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그렇군요",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정도로 무미건조하고 단정하게 반응(그레이 락 기법)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대화 후 찾아오는 '내 탓하기' 끊어내기
    
    대화가 끝난 뒤 "내가 잘못해서 일이 커진 건가?"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그것은 상대의 자기방어 기제에 설득당한 결과임을 인지하세요.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은 오롯이 그의 몫이고, 내가 느낀 서운함과 불쾌함은 지극히 정당하다"라며 스스로의 감정에 확신을 건네주어야 합니다.
    
    누군가를 바꿔놓거나 타인의 마음에 나를 맞추느라 정작 사연자님 자신의 소중한 마음을 다치게 두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나를 참되게 존중해 주는 사람들에게 내 에너지를 돌려주며, 한결 편안하고 단정한 일상을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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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371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상대방의 좋은 모습도 분명히 보이는데 반복해서 상처를 받고, 대화를 마친 뒤에는 오히려 내가 잘못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면 마음이 많이 지치셨을 것 같습니다. 서로 이해하고 싶어 설명을 거듭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답답하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요.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 어려워하고, 대화의 중심을 자신에게 돌리거나 상대방의 감정을 가볍게 여기는 모습은 자기애적 성향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행동 몇 가지만으로 나르시시스트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보다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떤 일이 반복되고, 그로 인해 내가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특히 의견이 다를 때마다 작성자님의 감정이나 표현 방식만 문제 삼고 자신의 책임은 돌아보지 않는다면, 서로 이해하기 위한 대화가 아니라 작성자님만 자신을 해명하는 대화가 되기 쉽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자신의 판단을 믿기 어려워지고 상대방의 반응부터 살피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해 계속 설명하기보다, 자신의 입장을 한 번 분명하게 전달한 뒤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세요. “내 의도와 다르게 느끼셨을 수는 있지만, 제 감정도 존중받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비난이나 책임 전가가 반복된다면 대화를 짧게 마무리하거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덜 나누는 등 거리를 조절해 보세요.
    
    관계를 이어갈지 판단할 때는 상대가 평소 친절한 순간이 있는지만 보기보다, 갈등이 생겼을 때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는지,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는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는지를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모습이 있다는 사실과 그 관계에서 내가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은 동시에 성립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이해시키거나 바꾸는 것이 관계의 책임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만큼 자신의 감정도 소중하게 다뤄 주세요. 누군가와 거리를 두는 것은 그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단정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반응보다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믿으며, 조금 더 편안한 관계를 만들어 가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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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2,024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처음에는 자신감 넘치고 명확한 사람이라 느꼈지만, 만남이 거듭될수록 내 감정은 묵살당하고 대화가 끝난 뒤 도리어 내가 너무 예민한가 싶어 자책하게 만드는 관계 속에서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하셨을지 깊이 전해져 와요.
    
    기분이 좋을 땐 친절하게 대해주니 잘 지내보고 싶다가도, 문제가 생기면 은근슬쩍 내 탓으로 돌리고(가스라이팅과 유사한 양상이지요), 대화의 중심을 항상 자기 자신으로 가져가는 모습에 서운함과 피로감이 많이 쌓이셨을 거예요.
    
    질문해 주신 것처럼 그 사람의 성향에 자기애적(나르시시스트적) 요소가 얼마나 있느냐를 엄밀히 진단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이 관계가 작성자님의 내면과 에너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입니다.
    
    상대방을 계속 이해시키려고 애써야 할지,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할지 고민될 때 내 마음과 중심을 지키는 현실적인 기준 4가지를 나누어 드릴게요.
    
    첫째, 상대방을 변화시키거나 내 입장을 설득하려는 시도를 내려놓아 보세요.
    자기중심성이 강하고 타인의 공감 능력이 부족한 성향의 사람들은, 타인의 지적이나 감정 표현을 비판으로 받아들여 방어 기제를 켜곤 해요.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왜 기분이 상했는지 설명하려고 애쓸수록 상대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내가 예민한 사람이라며 본질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아요. 나를 이해시키려는 노력 자체가 오히려 내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둘째, 나의 감정과 판단을 의심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대화가 끝난 후 내가 잘못했나? 내가 까다로운가?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것은, 상대방이 책임을 회피하며 던진 언어에 내 마음이 흔들렸기 때문이에요. 내가 느꼈던 서운함, 억울함, 피로감은 결코 작성자님이 까다로워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나에게 보낸 정직한 경고 신호예요. 나의 상처받은 감정을 스스로 부정하거나 의심하지 마세요.
    
    셋째, 좋은 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평균적인 대화의 결을 기준으로 삼아보세요.
    기분이 좋을 때 친절하다는 이유로 상대의 본모습을 덮어두려 하면, 관계의 기복에 내 감정이 온통 휘둘리게 돼요. 가끔 보여주는 친절함이 상대의 전체 모습을 대표하지는 않아요. 나를 존중해 주지 않고 대화를 독점하며, 내 힘듦에 공감해 주지 않는 일상적인 태도들이 이 관계의 진짜 온도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넷째, 정중하지만 단단한 적정 거리를 설정해 보세요.
    이 관계를 당장 단칼에 끊어내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다만, 내 깊은 속마음이나 상처받기 쉬운 감정적인 이야기는 더 이상 그 사람에게 꺼내놓지 않는 것이죠. 대화의 주제를 일상적이거나 가벼운 주제로 제한하고, 상대가 자기 자랑이나 자기중심적인 이야기로 흐를 때는 깊이 몰입하거나 공감해 주려 애쓰지 말고 그저 덤덤하게 반응하며 내 마음의 방어벽을 세워두는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해요.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고 품어주는 것도 따뜻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나라는 사람이 상처받고 스스로를 자책하게 된다면 그 관계는 내 삶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관계일 뿐이에요. 상대방을 바꿀 수도, 매번 설득할 수도 없다면, 이제는 내 소중한 마음을 지키는 쪽으로 거리를 조율해 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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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330채택률 5%
    작성자님, 얼마나 마음이 지치고 혼란스러우셨을까요. 처음에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서로를 이해하며 잘 지내고 싶었기에 상대방의 행동도 이해해 보려고 많이 노력하셨을 것 같아요. 
    
    내가 조금 더 이해하면 괜찮아지겠지, 내 마음을 차분히 설명하면 언젠가는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여러 번 참고 넘기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정작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수록 내 감정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내가 예민한 사람인지, 내가 잘못한 건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었다면 얼마나 속상하셨을까요.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싶었을 뿐인데, 어느새 상대방의 반응을 걱정하고 자신의 말과 행동을 되짚어 보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 거잖아요.
    
    특히 상대방이 늘 나쁜 사람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 더 힘들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정하게 대해 주고 잘해 주었던 순간들이 분명히 있으니 그 좋은 모습까지 부정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고 반복해서 상처받는 마음을 모른 척할 수도 없으니까요. 좋은 순간을 기억하는 마음과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셨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작성자님, 상대방에게 좋은 면이 있다는 사실과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아프다는 사실은 얼마든지 함께 존재할 수 있어요. 좋은 사람이었던 순간이 있다고 해서 내가 받은 상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관계를 힘들어한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을 나쁘게만 보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모든 관계의 문제를 작성자님의 노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아무리 진심으로 설명해도 상대방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려 하지 않는다면, 그건 작성자님이 설명을 부족하게 해서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은 한 사람만 애쓴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이제는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보다 내가 이 관계 안에서 얼마나 편안한지,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함께한 뒤에 마음이 따뜻해지는지 아니면 자꾸 작아지는지를 먼저 살펴보셨으면 좋겠어요. 모든 오해를 풀어야 할 의무도, 끝까지 이해받아야 할 책임도 작성자님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관계를 지키기 위해 애써 오셨다면 이제는 그 마음의 일부를 자신에게 돌려주셔도 괜찮아요. 당장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더라도 괜찮고, 여전히 좋은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마음이 정리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작성자님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상처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아팠다면 그 마음부터 돌봐야 하고,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계속 힘들다면 그 이유를 진지하게 살펴볼 자격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 애쓰느라 정작 자신을 이해해 주는 일을 미루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내 마음을 계속 희생하지 않아도 돼요. 작성자님도 편안하게 존중받고,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함부로 무시당하지 않는 관계를 누릴 자격이 충분합니다.
    
    지금까지 참 많이 애쓰셨어요. 이제는 상대방이 달라지기를 기다리는 마음만큼이나, 작성자님의 마음이 조금씩 편안해지는 것도 소중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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