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정신건강관계·소통연애·이별

데이트 날짜를 정하는 게 시험 보는 것처럼 느껴져요

토요일에 볼까 일요일에 볼까.

이게 그렇게 어려운 질문인가요.

저는 어렵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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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일정이 비교적 일정한 편이고 저는 주마다 바뀝니다.

약속을 잡을 때마다 '너 편한 날로 하자'는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그 말이 달갑지 않습니다.

​

좋은 마음으로 선택권을 주는 거란 건 알아요.

그런데 제가 토요일을 고르면 상대가 사실 일요일에 쉬고 싶었는데 양보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고, 일요일을 고르면 월요일 출근 전에 피곤하지 않을까 계산하게 됩니다.

결국 둘 다 괜찮다고 대답합니다.

상대는 그럼 언제가 더 좋냐고 다시 묻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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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저는 '아무거나'라는 말을 꺼냅니다.

지난주에는 약속 시간을 정하다가 전화가 조금 길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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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웃으며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정하라고 했는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사소한 결정도 못 하는 사람인가 싶어서요.

예전 연애에서 제가 정한 장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게 떠오릅니다.

그 일 때문인지는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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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람은 제가 고른 식당이 별로여도 불평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제 머릿속에는 늘 정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제가 잘못 선택하면 데이트 전체가 어색해질 것 같아요.

문득 상대가 날짜를 고를 때는 제가 아무 의심 없이 따라간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선택이 별로여도 상대를 탓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제 차례가 되면 완벽한 답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제가 저에게만 훨씬 까다로운 기준을 두고 있는 걸까요.

며칠 전엔 캘린더를 열고 혼자 '토요일 오후 두 시'라고 써봤습니다.

​

한참 쳐다보다가 결국 지웠어요.

상대에게 선택해 달라고 하는 제가 배려 깊어 보여서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고른 것에 책임지는 게 싫은 것 같아요.

사귀는 사람하고 하루를 정하는 데도 이러는데 앞으로 중요한 이야기가 나오면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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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잘하는 법보다 남이 조금 실망해도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댓글6
  • 익명2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마음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선택이 상대에게 실망을 주거나 불편함을 만들까 봐 걱정하는 것 같아요. 예전 연애에서의 경험이 지금의 선택에도 영향을 주고 있을 수 있고요.
    모든 선택이 완벽할 필요는 없어요. 토요일을 고르면 상대가 조금 아쉬워할 수 있고, 일요일을 고르면 조금 피곤할 수도 있죠. 그렇다고 누군가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요.
    상대도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고, 서로 조금씩 맞춰가는 게 관계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상대의 마음을 먼저 짐작하기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작은 선택부터 연습하다 보면 조금씩 편해질 거예요.
  • 익명1
    상대방은 편하게 믿고 따라가면서 자신에게만 완벽한 선택을 요구하고 계신 건 아닐까요. 데이트는 정답을 맞히는 자리가 아니니 가끔은 작은 선택부터 해보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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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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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수 5,208채택률 3%
    약속 날짜 하나를 정하는 데도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은 뒤로 미루게 되는 모습이 이해됩니다. 어쩌면 과거 연애에서 자신의 선택이 불만이나 비난으로 돌아왔던 경험 때문에, 또다시 상대를 실망시키는 상황이 두려워진 것은 아닐까요? 지금의 상대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도 마음 한편에서는 여전히 잘못 선택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선택은 없고, 상대방의 기분까지 혼자 책임질 필요도 없습니다. 배려는 상대방이 조금도 불편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나누고 조율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상대가 원하는 것과 내 선택이 다를 수도 있지만, 그것이 관계의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작은 일부터 자신의 마음을 믿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토요일이 좋으면 토요일이라고 편하게 말해보세요. 혹시 상대가 일요일을 더 원한다면 그때 함께 조정하면 됩니다. 선택이 조금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완벽한 선택을 하는 사람보다 서로의 마음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관계를 더 오래 행복하게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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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상담사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597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쓴님은 단순히 데이트 날짜를 정하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자신의 선택으로 상대가 조금이라도 실망할 가능성까지 미리 책임지려는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예전 연애에서 선택을 부정적으로 평가받았던 경험이 지금의 선택에도 영향을 주고 있을 수 있겠네요.
    
    심리학적으로는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선택의 결과를 지나치게 경계하고, 실수하지 않으려는 완벽주의적 성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계에서 배려란 상대가 전혀 실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바람이 조금씩 다를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작은 선택부터 연습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토요일이 더 좋아요. 혹시 괜찮으세요?"라고 먼저 의견을 말해보세요. 상대가 일요일을 더 원한다면 그때 조율하면 됩니다. 내 선택이 상대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것이 관계의 잘못이나 내 책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글쓴님도 상대의 선택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듯, 상대 역시 글쓴님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완벽한 선택보다 서로의 선택을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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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심리사
    상담심리사
    답변수 3,888채택률 8%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이 느끼시는 그 묘한 상실감과 답답함은 결정 장애라는 사소한 단어로 치부하기엔 훨씬 더 깊은 심리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타인의 반응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 혹은 거절과 실망에 대한 공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과거 연애에서 경험했던 비난이나 은연중에 느껴졌던 실망감은 작성자님의 마음속에 내가 선택하면 실패한다는 강력한 자기검열 장치를 만들어버렸을 가능성이 커요.
    지금의 연인이 아무리 호의적이고 불평을 하지 않는 좋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미 형성된 마음의 방어기제는 여전히 완벽한 정답을 내놓으라고 작성자님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지요.
    선택권을 받는 것이 배려처럼 느껴지기보다 불확실한 책임이라는 무거운 짐을 통째로 넘겨받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심리적 반응입니다.
    상대방이 말하는 너 편한 날은 작성자님의 어떤 선택이든 기쁘게 수용하겠다는 따뜻한 허락의 언어이지 시험대가 아니라는 점을 꼭 알아주셨으면 해요.
    상대가 실망하면 어쩌지라는 불안을 완전히 없애려 애쓰기보다는 약간 실망해도 우리 관계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안전감을 조금씩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주에는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선택이 아니라 조금 아쉽더라도 일단 결정하고 상대의 반응을 가만히 지켜보는 작고 안전한 연습을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스스로에게만 유독 혹독했던 엄격한 잣대를 조금만 덜어내고 작성자님 본인의 마음이 편안해지는 길을 천천히 찾아가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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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복지사2급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554채택률 5%
    작성자님, 단순히 데이트 날짜 하나를 정하는 일이 아니라, 선택한 뒤 상대가 실망하지는 않을지, 혹시 내가 배려하지 못한 사람이 되지는 않을지 끊임없이 마음을 살피고 계신 것 같아 마음이 쓰였습니다.
    
    예전 연애에서 내가 정한 장소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자주 들었다면, 지금의 상대가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아도 선택 앞에서 주저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부담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런데 작성자님, 연애는 정답을 맞히는 시험이 아닙니다. 토요일을 골랐다고 상대가 일요일을 아쉬워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작성자님의 잘못은 아닙니다. 상대의 기분까지 모두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특히 글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상대가 선택한 날짜나 장소에는 너그럽지만, 정작 자신이 선택할 때는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허락하는 작은 실수를 왜 자신에게만 허락하지 못할까요.
    
    앞으로는 거창한 결정을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작은 선택부터 연습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토요일이 좋아. 혹시 너는 일요일이 더 편하면 편하게 말해 줘."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먼저 표현하되 상대에게도 의견을 말할 여지를 남겨두는 겁니다. 그리고 상대가 조금 아쉬워하더라도 그것을 내가 잘못 선택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누군가를 배려한다는 것은 상대가 조금도 실망하지 않도록 모든 선택을 맞추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함께 맞춰가는 과정입니다.
    
    작성자님도 이제는 상대의 마음만 살피지 말고 자신의 마음에도 조금은 너그러워지셨으면 좋겠습니다. 토요일 오후 두 시를 적었다가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 날이 오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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