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소통

항상 제가 먼저 연락하는 친구, 이제는 저도 지치네요.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온 친구가 몇 명 있는데요. 그중 유독 한 친구와는 제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몇 달이고 아무 소식 없이 지내게 돼요.

처음에는 바쁘겠거니 생각했어요. 성격 자체가 먼저 연락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별생각 없이 제가 먼저 안부도 묻고, 만나자고 약속도 잡고,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도 먼저 연락하곤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이 친구는 나를 한 번이라도 생각할까? 내가 연락하지 않아도 먼저 안부를 물어봐 주는 날이 있을까?

막상 만나면 예전처럼 웃고 떠들고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요. 그래서 친구가 저를 싫어하거나 불편해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늘 제가 먼저 다가가야 관계가 이어진다는 사실이 조금씩 서운해지네요.

요즘은 일부러 먼저 연락하지 않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지내다 보니 정말 연락이 없네요. 이대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게 맞는 건지, 제가 너무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친구 사이도 한쪽만 노력해서 유지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 쉽게 정리하기도 어렵네요.

저처럼 항상 먼저 연락하는 입장이었던 분들 계신가요? 그냥 상대방의 성향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연락하시나요, 아니면 어느 순간부터 먼저 연락하는 걸 멈추셨나요?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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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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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수 2,610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오랫동안 이어온 우정인데 늘 내가 먼저 연락하고 다가가야만 관계가 유지되는 것 같다면 서운하고 지칠 수밖에 없지요. 특히 먼저 연락하지 않고 기다려 봤는데 몇 달이 지나도록 아무 소식이 없다면, 그동안 나만 이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것 같습니다.
    
    다만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친구에게 글쓴님의 소중함이 작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관계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연락 습관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심리학적으로 관계의 만족감은 서로 주고받는 관심과 정서적 교류에서 비롯되는데, 한쪽만 지속적으로 노력한다고 느끼면 관계에 대한 피로감과 서운함이 쌓이게 됩니다.
    
    이럴 때는 무조건 연락을 끊거나 상대방이 먼저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한 번 솔직하게 표현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우리가 만나면 늘 즐겁지만, 항상 내가 먼저 연락하는 것 같아서 가끔은 서운해. 너도 가끔 먼저 안부 물어봐 주면 좋겠어"라고 가볍지만 진솔하게 이야기해 보세요.
    
    그 후에는 친구의 반응과 실제 행동을 지켜보셨으면 합니다. 여전히 먼저 연락하는 일이 부담스럽다면 연락 빈도를 줄이고, 글쓴님도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는 만큼만 마음을 쓰면 됩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지금까지의 방식에 자신을 맞출 필요는 없으니까요.
    
    글쓴님, 우정은 누가 더 많이 연락하는지를 따지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소중하게 느낄 수 있는 관계여야 합니다.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제는 자신의 마음과 에너지도 아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래된 인연도 서로에게 편안한 방식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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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복지사2급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575채택률 5%
    작성자님, 오랜 시간 이어온 친구 관계에서 이런 서운함을 느끼는 건 참 마음 아픈 일이지요.
    
    처음에는 바쁘겠거니, 원래 연락을 잘하지 않는 성격이겠거니 하며 이해했을 거예요. 먼저 안부를 묻고, 약속을 잡고, 소소한 일상을 나누면서도 그저 친구니까 내가 조금 더 다가가면 된다고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문득 허전해지는 거지요. 내가 연락하지 않으면 이 관계는 여기서 멈추는 걸까, 나만 이 친구를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했던 연락마저 마음에 걸리기 시작합니다.
    
    친구가 작성자님을 싫어해서 연락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사람마다 연락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고, 먼저 연락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상대방의 성향을 이해하는 것과 내 서운함을 계속 참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지금처럼 잠시 먼저 연락을 쉬어보셔도 좋겠어요. 
    
    다만 친구가 먼저 연락하는지 시험하려는 마음보다는, 그동안 늘 관계를 챙기느라 애썼던 자신에게 조금 여유를 주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늘 같은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먼저 연락하는 일이 즐거울 때는 기꺼이 하되, 그것이 의무처럼 느껴지고 마음에 서운함이 쌓인다면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습니다.
    
    친구 관계는 누가 더 많이 연락했는지 따지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오갈 때 오래도록 편안하게 이어지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작성자님도 누군가의 안부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먼저 안부를 받고 반가워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친구에게 먼저 내밀었던 손길만큼 이제는 작성자님 자신의 마음도 따뜻하게 돌봐주세요.
    
  • 프로필 이미지
    상담교사
    상담교사
    답변수 2,368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오랫동안 아껴온 친구인데 늘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만 관계의 끈이 이어지는 것 같아 외롭고 서운하셨을 마음이 깊이 느껴집니다. 막상 만나면 잘 통하고 좋은 친구라서 더 버리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계속 내가 먼저 연락하자니 꼭 나 혼자만 이 관계를 붙잡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셨을 거예요.
    
    심리학이나 인간관계에서는 이를 '관계의 에너지 반응 방식' 차이라고 부릅니다.
    
    한쪽은 관계를 계속 확인하고 안부를 묻는 것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타입이라면, 다른 한쪽은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도 우리 관계는 그대로 안전하다'고 믿으며 일상에 몰두하는 타입일 수 있어요.
    
    친구분이 마음이 없어서라기보다, 연락에 있어서만큼은 지극히 수동적이고 '안전지대'에 머무르는 성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연자님이 늘 먼저 연락해 주었기에 그 편안함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일 수도 있고요.
    
    스스로의 마음을 더 이상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이 관계를 다정하게 정리해 나갈 수 있는 몇 가지 생각을 전해드립니다.
    
    첫 번째, '연락의 빈도'를 '마액의 크기'로 오해하지 않으려고 해보기
    
    친구의 연락 빈도가 적은 것이 나를 향한 애정의 크기가 작다는 뜻은 아닐 수 있습니다. 막상 만났을 때 여전히 따뜻하고 즐겁다면, 그 친구는 '연락은 잘 못하지만 만나면 늘 반가운 친구'라는 자기만의 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거예요.
    
    두 번째, 내가 쓸 수 있는 '마음의 에너지 한도'를 정해두기
    
    내가 10을 먼저 주었는데 상대에게서 반응이 없어 섭섭하다면, 다음엔 3이나 4 정도의 가벼운 마음만 건네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안 오면 말고, 답장 오면 반갑고" 하는 식의 가벼운 기대감으로 연락을 줄여보는 것입니다.
    
    세 번째, 억지로 관계를 단절하려 애쓰지 말고 '자연스러운 기후 변화'로 두기
    
    지금처럼 먼저 연락을 멈춘 상태가 많이 답답하지 않다면, 굳이 "너 왜 연락 안 해?" 하고 따지거나 혼자 절교 선언을 할 필요는 없어요. 인생의 계절에 따라 조금 멀어지는 시기도 있는 법이니, 그냥 그 친구를 내 마음의 '조금 먼 방'으로 옮겨두시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네 번째, 나중에 가벼운 안부로 슬쩍 마음을 표현해 보기
    
    나중에 문득 생각날 때, 거창한 약속을 잡지 않더라도 "오늘 날씨 보니까 네 생각나서 안부 남겨~ 편할 때 답장해!" 정도로 부담 없이 던져보세요. 상대가 성향상 먼 거리를 두는 편이라면 이런 가벼운 안부가 서로에게 훨씬 편안할 수 있습니다.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끊어질 관계라는 생각에 너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사연자님께서 그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준 시간들은 이미 친구에게도, 사연자님에게도 참 다정하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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