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요즘 제가 어디까지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자식이 자기 고민이나 힘든 일을 이야기할 때가 있는데, 부모 입장에서는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식으로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이 나오게 되더군요.
저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하는 말입니다. 먼저 살아봤으니 비슷한 일을 겪었던 경험도 있고, 자식이 괜히 힘든 길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런데 말을 하고 나서 보면 내가 또 필요 이상으로 참견한 건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자식도 이제 자기 생각이 있고 자기 방식대로 판단할 나이인데 제가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게 듣기 좋을 리 없겠지요. 제가 보기에는 조언이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결국 잔소리일 수도 있고요.
그렇다고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하기도 어렵습니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참 하는데 그래, 그렇구나 하고 끝내면 너무 무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식 입장에서는 뭔가 부모 생각을 듣고 싶어서 이야기한 것일 수도 있는데 제가 가만히 듣고만 있으면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두 마디 의견을 보태다 보면 또 말이 길어집니다. 처음에는 그냥 제 생각만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하는 게 좋다, 그건 다시 생각해봐라 하는 식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 혼자 생각해 보면 굳이 거기까지 말할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듣는 것과 조언하는 것 사이에 적당한 선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선을 잡기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자식이 속상한 일을 이야기할 때 더 그렇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당장 해결 방법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풀어야 할지 이야기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왔으니까요.
그런데 꼭 해결 방법을 듣고 싶어서 부모에게 이야기하는 건 아닐 수도 있겠더군요. 그냥 자기 이야기를 편하게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말했을 수도 있는데 제가 자꾸 해결책을 꺼내놓으면 오히려 말을 하기 싫어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반대로 정말 제 의견이 필요했는데 제가 괜히 간섭할까 봐 아무 말도 안 하면 그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예전에는 이런 고민을 별로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식이 어릴 때는 부모가 알려주고 방향을 잡아주는 게 자연스러웠으니까요.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하고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말해주는 게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다 큰 뒤에는 관계가 달라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막상 대화를 하다 보면 예전 버릇처럼 먼저 답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아마 부모와 자식이 생각하는 도움의 의미도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는 말을 해주는 게 도움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자식 입장에서는 자기 이야기를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는 게 더 필요할 때도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고 매번 지금은 내 의견을 원하는 건지 그냥 들어주기를 원하는 건지 물어보기도 좀 어색합니다. 가족끼리 대화하는데 무슨 상담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따져가며 말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즘은 자식이 먼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기 전까지는 말을 줄여볼까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또 마음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답답해 보이면 한마디 해주고 싶고, 잘못된 선택을 할 것 같으면 그냥 보고만 있기가 어렵습니다.
부모가 걱정하는 마음과 자식의 선택을 존중하는 건 생각보다 같이 지키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혹시 제가 조언을 하지 않아서 나중에 자식이 더 힘들어지면 그때는 왜 그때 말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 같고, 반대로 계속 조언하다가 자식이 자기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게 되는 것도 걱정됩니다.
결국 자식의 인생은 자식이 판단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부모가 대신 살아줄 수도 없고요. 그래도 자식이 힘든 이야기를 꺼내면 부모 마음이라는 게 그냥 남의 이야기 듣듯 가만히 있기는 어렵네요.
다 큰 자식과 대화할 때 다른 분들은 어느 정도까지 의견을 말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조언을 구하지 않으면 그냥 들어주는 편인지, 아니면 부모로서 해줄 말은 해주는 편인지요.
자식이 고민을 이야기했을 때 관심은 보여주면서도 간섭처럼 느껴지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는지, 비슷한 고민을 해보신 분들은 어떻게 대화하고 계신지 한번 듣고 싶습니다.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