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부부

엄마한테만 말한 고민이 어느새 친척들한테까지 전해져 있어요

요즘 엄마에게 제 이야기를 어디까지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엄마랑 사이가 나쁜 건 아니고, 평소에도 전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회사에서 속상했던 일이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일이 있으면 엄마한테 먼저 털어놓기도 하고요.

그런데 제가 했던 이야기가 자꾸 다른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전해져 있어요.

얼마 전에는 회사 일이 힘들어서 이직을 고민 중이라고 엄마에게만 말했어요. 아직 정한 건 없고 그냥 답답해서 꺼낸 이야기였는데, 며칠 뒤 이모한테 “회사 그만둔다며? 요즘 자리 구하기도 힘든데 조금 더 다녀봐”라는 연락이 왔어요.

순간 당황스럽더라고요. 저는 그만둔다고 한 적도 없는데 이야기가 달라져 있었고, 이모에게 제 상황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것도 불편했어요.

엄마에게 왜 말씀하셨냐고 여쭤보니 “남도 아니고 이모인데 뭐 어떠냐. 네 걱정돼서 이야기한 거지”라고 하셨어요.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아 달라고 하니까 “그런 것도 못 말하면 가족끼리 무슨 이야기를 하니”라며 서운해하시고요.

엄마가 저를 걱정해서 그러신다는 건 알아요. 그래도 저는 엄마에게 위로받고 싶어서 한 이야기였지, 친척들 의견까지 듣고 싶었던 건 아니거든요.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요즘은 엄마가 회사는 어떠냐고 물으셔도 그냥 괜찮다고만 해요. 그러면 엄마는 예전과 달리 왜 속 이야기를 안 하느냐고 하시는데, 솔직히 말하면 또 어디까지 전해질지 몰라 망설여져요.

엄마와 멀어지고 싶은 건 아닌데,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게 서운하네요. 제가 유난히 비밀스럽게 구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가족이어도 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 전에는 먼저 물어봐 줬으면 좋겠는데, 엄마가 너무 서운해하지 않으시도록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까요?

 
 
 
 
댓글11
  • 익명4
    믿었던 만큼 속상하고 서운함이 정말 크셨겠어요.
    다음부터는 비밀 고민 공유를 신중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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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814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위로받고 싶어서 꺼낸 이야기가 달라진 모습으로 이모에게 전해져 있고, 설명까지 다시 해야 했으니 얼마나 당황스럽고 불편하셨을까요. 거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아 달라고 했더니 가족끼리 그런 것도 못 하느냐며 서운해하셔서 더 말을 꺼내기 어려워진 마음도 이해돼요. 그리고 유난히 비밀스럽게 구는 게 아니에요. 내 이야기가 어디까지 전해질지 알고 싶은 건 가까운 가족 사이에서도 정당한 바람이에요.
    
    먼저 엄마의 마음을 이렇게 볼 수 있어요. 엄마에게 가족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걱정을 함께 나누는 방식이고, 이모에게 전한 것도 딸이 걱정돼서 의견을 구하려는 마음이었을 가능성이 커요. 반면 작성자님에게는 그 이야기가 아직 정하지 않은 고민이라서 전해지는 순간 결정된 일처럼 달라지는 거예요. 두 분이 같은 행동을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라서, 엄마가 잘못했다 아니다를 가르기보다 이 차이를 알려 드리는 쪽이 대화가 부드러워요.
    
    엄마가 서운해하지 않도록 말씀드리는 방법은 이렇게 해 보세요. 사이가 편한 때에, 엄마를 탓하지 않고 고마움을 먼저 전한 뒤 부탁을 한 가지로 좁혀 말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렇게요. 엄마가 내 걱정해 주시는 건 정말 고마워, 그래서 힘들 때 제일 먼저 엄마한테 얘기하는 거야. 그런데 아직 정하지 않은 고민은 전해지면 결정한 일처럼 되어 버려서 내가 설명하기 힘들더라. 앞으로 내가 얘기한 건 엄마만 알고 있어 주면 좋겠어, 다른 사람한테 말해도 될 때는 내가 먼저 말할게. 이 말에는 엄마를 믿는다는 마음이 들어 있어서, 가족끼리 못 하는 이야기가 있다는 서운함이 아니라 엄마에게만 하는 이야기라는 특별함으로 전해져요.
    
    처음부터 모든 이야기를 부탁하기 어렵다면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짧게 신호를 주는 방법도 있어요. 이건 엄마한테만 하는 얘기야, 혹은 이건 이모한테 말해도 괜찮아, 하고 미리 구분해 두면 엄마도 어디까지 괜찮은지 알 수 있어서 부담이 덜해요. 말해도 되는 이야기를 일부러 열어 두면 엄마가 아예 말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세요. 한 번 말씀드려도 바로 지켜지지는 않을 수 있어요. 오랜 습관이라서 몇 번은 실수하실 텐데, 그때마다 화내기보다 엄마, 그건 우리 둘만 알기로 했잖아, 하고 가볍게 한 번씩 되새겨 드리면 서서히 자리 잡혀요.
    
    그 사이에 지금처럼 괜찮다고만 하는 방식으로 거리를 두는 것은 당분간 필요한 자기 보호일 수 있어요. 다만 이 방식이 길어지면 엄마도 서운하고 작성자님도 위로받을 곳이 사라지니, 말씀드리기 전까지는 전해져도 괜찮은 이야기부터 나누면서 엄마가 비밀을 지키시는지 조금씩 확인해 보셔도 좋아요. 정말 민감한 고민은 이직이나 진로처럼 가까운 친구나 선배, 필요하면 상담에서 나누는 것도 방법이에요.
  • 익명3
    엄마 입장에서는 걱정돼서 한 이야기겠지만,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다른 가족들의 조언까지 돌아오면 점점 말을 아끼게 될 것 같아요. 괜히 이야기했다가 일이 더 커지는 상황은 피하고 싶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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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069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어머니와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오히려 가까운 사이이기에 속마음을 털어놓으셨을 텐데, 그 이야기가 다른 가족들에게까지 전해져 당황스럽고 서운하셨겠어요. 위로받고 싶어서 꺼낸 이야기가 오히려 설명하고 해명해야 하는 일이 되어버리니, 점점 마음을 닫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이야기를 공유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머니가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러셨더라도, 어디까지 이야기할지는 작성자님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에요. 작성자님이 유난히 비밀스럽거나 예민한 것이 아닙니다.
    
    어머니께는 “엄마가 나를 걱정해 주시는 건 알아. 나도 엄마와 예전처럼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어. 그런데 내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일이나 힘든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까지 이야기하면 부담스럽고, 내 이야기가 내 뜻과 다르게 전달될까 봐 조심스러워져. 앞으로는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 전에 먼저 물어봐 줬으면 좋겠어. 그래야 나도 엄마에게 편하게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씀해 보세요.
    
    이때 어머니가 서운해하시더라도 그 마음까지 모두 책임지려 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어머니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과 나의 사생활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함께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이런 대화가 반복되어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공유되어도 괜찮은 이야기와 혼자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분해 나누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는 어머니를 벌주거나 멀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관계를 지키기 위한 적절한 거리 조절입니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의 경계를 존중할 때 더 편안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어머니와의 친밀함을 지키면서도 작성자님의 마음과 사생활 역시 소중하게 지켜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 익명2
    가족이라도 개인적인 이야기는 지켜졌으면 하는 마음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엄마를 믿고 털어놓은 이야기인데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면 다음부터는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죠.
    엄마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편하게 털어놓은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게 부담스럽다는 점을 알려드리면 좋겠어요. 당분간은 이야기할 범위를 조절하면서 서로 편안한 관계를 유지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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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358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의 마음이 참 답답하고 속상하셨겠어요.
    엄마는 가장 편안한 안식처여야 하는데 오히려 경계하게 되니 마음이 복잡하셨을 것 같아요.
    심리학에서는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서로의 심리적 경계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요.
    엄마는 사랑과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공유하셨겠지만 작성자님에게는 개인 정보와 감정이 노출되는 상처가 된 것이죠.
    작성자님이 유난스럽거나 예민한 것이 절대 아니니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엄마의 서운함을 줄이면서 마음을 전하려면 감정보다는 역할에 집중해 대화해 보세요.
    "엄마의 위로와 공감이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데 다른 사람을 거치면 그 진심이 왜곡되어 마음이 아파요"라고 말씀해 보세요.
    엄마를 비난하기보다 엄마만의 특별한 조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 서운함을 훨씬 덜어내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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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249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가장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은 어머니께 자신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경험을 반복하셨으니 많이 서운하고 조심스러워지셨을 것 같아요. 특히 아직 결정하지 않은 고민이 마치 확정된 일처럼 전달되었다면 당황스러우셨겠지요.
    
    가족이라는 이유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공유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머니께서는 걱정되는 마음에 말씀하셨을 수 있지만, 좋은 의도와 별개로 작성자님의 사생활과 선택권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엄마를 믿으니까 고민을 이야기하는 건데, 다른 가족에게 전해지면 다음부터는 말하기가 어려워져. 내 이야기는 먼저 물어보고 전해줬으면 좋겠어”라고 어머니를 비난하기보다 자신의 감정과 바람을 중심으로 말씀해보세요.
    
    이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중요한 고민은 공유 범위를 조절하셔도 괜찮습니다. 이는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거나 멀어지려는 행동이 아니라 신뢰를 지키기 위한 경계 설정입니다. 가까운 가족일수록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할 때 더욱 편안하게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이해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익명1
    엄마에게만 마음을 털어놓았는데 친척들 입에서 내 이야기가 나오면 정말 당황스럽고 속상하셨겠어요. 엄마에게 위로받고 싶었던 마음이었기에 그 배신감과 서운함이 더 컸을 거예요.
    작성자님이 유난을 떠는 게 절대 아니랍니다. 아무리 가족이어도 내 개인적인 고민의 경계는 지켜져야 하니까요.
    엄마와 멀어지지 않으면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서운함보다는 애정을 담아 말씀해 보세요. "엄마를 너무 믿어서 엄마한테만 응원받고 싶었던 이야기였어. 다른 분들이 알게 되면 설명하느라 내가 더 스트레스를 받더라고. 내 고민은 엄마랑 나만의 비밀로 지켜주면 정말 힘이 될 것 같아" 하고 다정하게 부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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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671채택률 3%
    엄마는 님을 걱정하는 마음에 이야기를 나누셨겠지만, 내 사적인 고민이 왜곡되어 친척들에게 전달될 때 느끼셨을 당황스러움과 속상함은 당연한 감정입니다. 결코 유난스러운 것이 아니니 자책하지 않으셔도 돼요.
    ​엄마와의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마음을 전하려면, 비난 대신 나의 감정과 바라는 점을 중심으로 부드럽게 대화해 보세요.
    ​"엄마, 저 엄마한테 고민 털어놓을 때 제일 위로받고 힘이 돼요. 그런데 제 이야기가 다른 친척들한테 전달되면 잘못 전달되기도 하고 신경 쓸 게 많아져서 마음이 더 무거워져요. 엄마랑 계속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으니까, 앞으로는 제 고민을 다른 사람한테 말씀하시기 전에 저한테 먼저 물어봐 주시면 좋겠어요."
    ​엄마의 거절감은 다독여 드리면서, 나만의 선을 명확히 그어주시면 엄마도 차츰 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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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818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엄마에게 위로받고 싶어 털어놓은 이야기가 왜곡되어 친척들에게까지 전해졌을 때 느꼈을 당황스러움과 서운함에 깊이 공감합니다. 엄마가 나를 걱정해서 한 행동임을 알기에 대놓고 화를 내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참자니 내 상황이 자꾸 소문처럼 번져 마음 고생이 정말 심하셨을 것 같아요.
    
    엄마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고 "괜찮다"고만 돌려 말하게 되는 스스로를 보며 내가 유난스러운가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 사이라도 개인의 사생활과 비밀을 보호받고 싶은 마음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당한 권리입니다.
    
    엄마와의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내 마음의 경계를 건강하게 세울 수 있는 구체적인 대처 방안들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야기를 꺼내기 전 '비밀 유지 경계 어구' 미리 설정하기
    
    이야기가 다 끝난 뒤 "말하지 마"라고 하면 엄마 입장에서는 이미 들은 내용을 경솔하게 옮기기 쉽습니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엄마, 이거 정말 엄마한테만 위로받고 싶어서 꺼내는 이야기인데, 이모나 다른 식구들한테는 절대 비밀로 해줄 수 있어?" 하고 명확한 조건과 약속을 먼저 받아낸 뒤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서운해하는 엄마에게 '비난'이 아닌 '애정 어린 서운함' 전달하기 (I-Message)
    
    "왜 남한테 내 이야기를 옮겨?" 하고 비난투로 말하면 엄마는 방어적이고 서운해지기 쉽습니다. "엄마가 나를 걱정해서 하신 말씀인 건 잘 알아. 그렇지만 내 의도와 달리 친척들에게 전달되면 설명하기도 무겁고 마음이 많이 지쳐. 나는 다른 친척들 조언보다 엄마의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제일 필요한 거거든" 하고 엄마라는 존재의 특별함을 세워주며 내 진심을 전해 보세요.
    
    엄마에게 전달할 '이야기의 깊이와 범위' 스스로 조율하기
    
    아무리 설득해도 엄마의 공유 습관이 금방 바뀌지 않는다면, 엄마에게 털어놓을 주제와 깊이를 사전에 조금 구분해 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이직이나 진로, 민감한 개인적인 고민은 내 마음속이나 다른 안전한 공간에서 정리한 뒤, 결과가 어느 정도 정돈된 이야기 위주로 가볍게 나누며 나만의 마음 안전지대를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친척들의 연락에는 담백하고 드라이하게 대처하기
    
    혹시라도 친척들에게 또 다시 연락이 온다면 길게 변명하거나 상황을 설명하며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아, 아직 결정된 건 아니고 그냥 일상적인 고민이었어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하고 짧고 담백하게 마침표를 찍어버리는 습관을 들이시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엄마와의 다정한 소통을 지켜내면서도, 사연자님의 마음과 개인 영역이 상처받지 않고 편안하게 보호받으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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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021채택률 5%
    안녕하세요, 엄마와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오히려 가장 편하게 마음을 털어놓고 싶은 사람이 엄마인데, 그랬던 이야기가 어느새 친척들에게까지 전해져 있다면 얼마나 당황스럽고 서운하셨을까요.
    
    작성자님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도 않은 이직 고민을 그저 마음이 답답해서 털어놓으셨던 거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돌아오고, 하지도 않은 말에 대해 해명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면 다음부터는 선뜻 마음을 열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엄마가 걱정해서 그러셨다는 것도 알고, 나쁜 의도로 말씀하신 게 아니라는 것도 이해하시기에 더 복잡하실 것 같아요. 엄마를 서운하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을 계속 감추면서까지 엄마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작성자님, 가족에게도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할지, 내 이야기를 누구와 나눌지는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요. 가족이라는 이유로 모든 이야기를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비밀을 지켜 달라는 부탁이 가족을 믿지 못한다는 뜻도 아니랍니다.
    
    엄마에게는 이렇게 말씀해 보시면 어떨까요?
    
    “엄마, 나도 엄마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고 싶어. 엄마가 나를 걱정해서 다른 가족들에게 말씀하시는 것도 알아. 그런데 나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고민을 그냥 엄마한테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을 때가 있어. 그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조언까지 듣게 되고, 내 상황을 다시 설명해야 해서 부담스러워. 그러다 보니 엄마한테도 점점 말을 아끼게 되는 것 같아. 엄마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엄마에게는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오래 유지됐으면 좋겠어. 앞으로는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 전에 한 번만 먼저 물어봐 줬으면 좋겠어.”
    
    이때 엄마가 서운해하시더라도, 그 서운함을 모두 풀어 드린 뒤에야 작성자님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작성자님의 바람을 포기하는 것은 서로 다른 일이니까요.
    
    그리고 당장 모든 이야기를 예전처럼 털어놓으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신뢰는 한 번의 대화로 회복되기보다, 서로의 부탁을 존중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다시 생기는 것이니까요.
    
    작성자님이 원하시는 건 엄마와 거리를 두는 일이 아니라, 엄마와 가까운 사이로 남으면서도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지키는 것일 거예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아무 걱정 없이 마음을 내려놓고 싶지요. 해결책을 듣기 전에 그저 내 이야기를 들어 주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마음까지 그대로 받아 주기를 바랄 때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스스로를 유난히 비밀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작성자님에게는 말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아직은 나만 알고 싶은 마음도 있는 거예요. 그 두 마음 모두 자연스러운 마음입니다.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과 나의 이야기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함께 존재할 수 있어요. 가까운 사이라는 건 모든 것을 나누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나누고 싶지 않은 이야기까지 존중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작성자님이 엄마에게 마음을 닫지 않고도 자신을 지킬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엄마에게 어떤 이야기를 꺼내더라도 그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러갈까 걱정하기보다 '이 사람에게는 편하게 말해도 괜찮다'는 안도감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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