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소통

아이 졸업앨범에서 제 모습이 하나도 안 보였습니다

아이 졸업앨범을 함께 넘기다가 조금 섭섭해졌습니다. 가족과 함께 찍은 활동 사진을 붙이는 페이지가 있었는데, 거기엔 거의 모두 엄마와 찍은 사진만 있었습니다. 소풍도, 공연도, 생일도요. 저는 사진을 찍는 쪽에 있었으니까 당연한 일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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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사진은 하나도 없네' 하고 가볍게 말했더니 아이가 '아빠는 사진 찍는 거 싫어하잖아'라고 했습니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어디 가면 제일 먼저 카메라를 들고, 누가 찍어주겠다고 하면 됐다고 합니다. 머리 모양이 마음에 안 든다거나 그냥 사진이 어색하다는 핑계를 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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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앨범을 보고 나니 언젠가 아이가 어린 시절을 돌아볼 때 저는 늘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으로만 남을까 싶었습니다. 제가 같이 놀지 않은 것도 아닌데 기록에는 제가 없더군요. 뒤늦게 억울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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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가족사진을 찍자고 하니까 아이가 갑자기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괜히 '아빠 늙기 전에 하나 남겨야지'라고 농담했습니다. 아이는 귀찮다면서도 옷을 갈아입었어요.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제가 제일 어색했습니다. 표정도 굳고 손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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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은 사진을 보다가 하나 알았습니다. 아이는 제가 사진에 없어서 서운했던 게 아니라, 제가 늘 찍히기를 거절했다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빠진 자리를 남 탓할 수는 없겠죠. 그동안 제가 만든 거리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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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아이에게는 중요한 걸까요? 앞으로 어색하더라도 사진 속에 좀 더 자주 남고 싶습니다. 다만 갑자기 사진에 집착하는 사람처럼 굴고 싶지는 않아서,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자연스러울까요.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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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565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카메라 뒤에만 묵묵히 서 계셨던 시간 속에는 아이를 향한 깊은 애정과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을 거예요.
    ​비록 졸업앨범의 기록 속에는 아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헛헛하셨겠지만 아이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보던 아빠의 온기가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답니다.
    ​내가 찍히는 것을 어색해하고 피했던 일들이 아이에게는 아빠는 사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기억으로 남았던 것뿐이에요.
    ​갑자기 앨범을 채우려고 카메라를 들이밀기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프레임 안에 들어가는 연습을 시작해 보시면 좋겠어요.
    ​외출했을 때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하기가 어렵다면 타이머나 삼각대를 활용해 아이와 나란히 앉아 가벼운 표정으로 웃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정면을 바라보고 억지로 포즈를 취하는 사진보다 아이와 함께 장난을 치거나 나란히 걸어가는 뒷모습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연스러워질 수 있답니다.
    ​앞으로는 렌즈 뒤에 머무는 대신 아이의 곁에서 다정한 온기를 나누며 함께 만들어갈 추억들이 더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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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882채택률 3%
    카메라 뒤에만 머물던 시간에 아쉬움을 느끼신 것은 아이와 나눈 소중한 기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자연스러운 마음입니다.
    ​부모가 사진에 함께 남는 것은 아이에게 '함께 그 시간을 살았다'는 다정한 확신을 줍니다. 갑자기 포즈를 잡기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외출이나 집에서 밥을 먹을 때 자연스럽게 삼각대를 세우고 '셋이 같이 찍자'며 가볍게 버튼을 누르세요.
    ​아이와 둘이 걷거나 나란히 앉았을 때 "이 순간 같이 담아두게 셀카 한 장 찍자"며 먼저 스마트폰을 내미세요.
    ​풍경이나 반려동물을 찍을 때 "이쁜 구도로 아빠도 한 장 담아줄래?" 하고 아이에게 카메라를 넘겨보세요.
    ​어색함은 당연하니 조금씩 빈도를 늘려가며 아이와 나란히 서는 즐거움을 채워가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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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289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읽으며, 늘 가족의 순간을 담아주느라 정작 자신의 모습은 남기지 못했던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아이와 함께한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아닌데 사진 속에 자신만 없다는 사실이 새삼 서운하게 다가오셨겠어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일이 아이의 기억 속에서는 다르게 남아 있다는 것도 마음에 오래 남으셨을 것 같습니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가족 안에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함께했는지를 보여주는 흔적이기도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가족을 담는 역할에 익숙하셨지만, 아이에게는 아버지도 함께 웃고 추억을 나누는 사진 속 한 사람이었으면 좋았을지 모릅니다.
    
    이제부터는 거창하게 가족사진을 계획하기보다, 외출할 때 한 번씩 가족에게 카메라를 맡겨보세요. 처음에는 어색하더라도 자연스러운 순간에 한 장씩 남기고, 사진을 찍은 뒤에는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습니다. 잘 나온 사진보다 함께한 순간을 남기는 데 의미를 두시면 부담도 줄어들 거예요.
    
    무엇보다 이미 지나간 시간에 아쉬움을 느끼는 데 머물기보다, 지금부터 아이와 함께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가시면 됩니다. 사진 속에 자신을 남기는 것은 단지 얼굴을 기록하는 일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한 자신의 자리도 소중히 여기는 일일 테니까요. 조금 어색해도 괜찮습니다. 아이에게는 완벽한 표정의 아버지보다 함께 웃으며 곁에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더 따뜻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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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2,039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아이의 졸업앨범 속 엄마와 찍은 수많은 활동 사진들 사이에서 늘 카메라 뒤에 서 있었기에 기록에서 비어 있던 나의 자리를 발견했을 때, 순간 울컥하며 무겁게 다가왔을 그 마음과 깨달음에 깊이 공감합니다. 스스로 찍히는 것을 어색해해 거절해 왔지만, 돌이켜보니 아이에게는 소중한 순간에 아빠의 모습이 빠져 있었다는 사실이 참 마음 아프고도 씁쓸하셨을 것입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부모가 사진 속에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아이에게 "아빠가 늘 내 곁에 소중하게 함께 존재했었다"는 단단한 실재감과 애정을 확인시켜 주는 대단히 가치 있고 중요한 일입니다. 갑자기 사진에 집착하는 어색한 모습 대신, 자연스럽게 가족의 기록 속에 아빠의 자리를 하나씩 채워나가기 위한 4가지 실천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완벽한 모습'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존재 자체'를 남기기
    
    그동안 머리 모양이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 카메라를 피했던 완벽주의를 내려놓아 보세요.
    
    아이가 나중에 돌아보고 싶어 하는 아빠의 모습은 멋지게 꾸민 차림이 아니라, 나를 향해 다정하게 웃어주던 그 당시 아빠의 온기 있는 표정과 존재 그 자체입니다.
    
    둘째, '셀카 촬영'이나 '타인의 촬영 제안'에 가볍게 응해보기
    
    어디를 가거나 누군가 "찍어드릴까요?" 하고 물어올 때, 습관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던 습관을 멈추어 보세요.
    
    "그럴까요? 감사합니다" 하고 가볍게 응하거나, 아이와 어깨를 괸 채 나란히 들어가는 소소한 셀카를 한 장씩 찍어보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카메라 앞에서의 어색함을 자책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포즈' 활용하기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는 정면 자세가 어색하다면, 아이를 바라보며 웃거나 함께 음식을 먹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동작을 담아보세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아이와의 교감에 집중할 때 가장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아빠의 모습이 기록됩니다.
    
    넷째, '사진을 찍는 사람'에서 '함께 찍히는 소중한 구성원'으로 나부터 마음 고쳐먹기
    
    가족의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는 역할도 가치 있지만, 이제는 그 기록을 함께 채워나가는 주체로서 나 자신을 위치시켜 보세요.
    
    "아빠도 너랑 여기에 같이 찍히고 싶어"라는 다정한 한마디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고백이 될 것입니다.
    
    카메라 뒤에서 늘 다정한 시선으로 가족을 담아오셨던 사연자님의 그 크고 깊은 애정이, 이제는 아이와 함께 찍힌 다정한 사진들 속에서 한층 더 빛나기를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241채택률 5%
    작성자님, 아이의 졸업앨범을 넘기다가 느끼신 섭섭함이 참 이해됩니다. 가족을 위해 사진을 찍어주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만들어 왔는데 정작 그 추억 속에 자신의 모습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조금은 허전하셨을 것 같아요. 함께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늘 기록하는 사람의 자리에 계셨던 거니까요.
    
    아이에게 아빠는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으로 익숙했겠지만, 아빠 역시 아이와 함께 웃고 시간을 보낸 한 사람이라는 사실도 사진으로 남겨둘 만한 소중한 일이겠지요. 아이가 훗날 어린 시절을 돌아볼 때 아빠의 얼굴과 함께했던 순간들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면 그것도 참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사진을 많이 찍으려고 애쓰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가족 나들이 때 한두 장씩 번갈아 찍어달라고 부탁하거나, 아이와 무언가를 함께하는 순간에 자연스럽게 사진을 남겨보세요. 꼭 멋진 표정이나 근사한 배경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조금 어색한 웃음도, 쑥스러워하는 모습도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아빠를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기록이 될 테니까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작성자님께서 사진 속에 자신이 없는 이유를 아이 탓으로 돌리지 않고, 그동안 스스로 찍히기를 거절해 왔다는 사실을 돌아보셨다는 점입니다. 그 마음을 알아차리셨다면 이미 작은 변화는 시작된 셈이지요.
    
    부모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아이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부모는 늘 곁에 있는 익숙한 존재이지만, 사진은 그 익숙한 존재와 함께했던 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해주니까요.
    
    이제부터는 카메라 뒤에서 가족을 담아주는 아빠뿐 아니라, 가족 곁에서 함께 웃고 있는 아빠의 모습도 남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아이가 그 사진을 보며 ‘우리 아빠가 나와 함께 이런 시간을 보냈구나’ 하고 미소 지을 날이 오겠지요. 완벽한 사진보다 함께 남아 있는 사진 한 장이 더 소중할 때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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