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감정조절관계·소통

친구가 찍어준 사진에서 저만 잘라서 올렸어요

지난 일요일에 친구들하고 나들이를 갔다 왔다. 사진을 꽤 많이 찍었는데 단체사진 한 장이 유독 마음에 들었다. 햇빛도 좋았고 다들 잘 나왔다. 문제는 내 얼굴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내 표정. 눈을 반쯤 감고 웃어서 좀 이상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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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올릴까 말까 한참 고민했다. 결국 옆에 있던 친구들을 잘라내고 풍경만 남겼다. 친구에게는 '사진 잘 찍었다'고 보냈다. 그 친구가 왜 단체사진은 안 올리냐고 묻지는 않았다. 그런데 나는 하루 종일 그 사진을 다시 열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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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사진을 거의 안 찍었다. 그럼 아무 문제 없으니까. 요즘은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찍는데 결과를 보면 꼭 부족한 데부터 찾는다. 얼굴, 자세, 옷 주름. 좋은 기억이 담겨 있는 건 뒤로 밀리고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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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여행 사진을 친구가 단톡방에 올렸다. 제가 찍어달라고 했던 사진도 아닌데, 삭제해달라고 할 뻔했다. 누가 특별히 내 사진을 평가한 것도 아니었다. 혼자 미리 남의 눈을 상상하며 겁을 먹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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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사진 속 친구들은 정말 즐거워 보였다. 내가 자꾸 내 얼굴만 확대해서 보고 있을 동안 친구는 사진을 보며 '그날 날씨 좋았지'라고 말했다. 같은 사진인데 보는 게 이렇게 다르다. 말로 적으니 참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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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가 엄청 싫은 건 아니다. 거울을 보면 그냥 평범한 내 얼굴이다. 그런데 기록으로 남는 순간에는 완벽해야 한다는 기준이 갑자기 생긴다. 혹시 오래 남는 모습만큼은 통제하고 싶은 걸까. 즐거운 하루를 나중에 들춰보며 혼자 채점하는 버릇을 고치고 싶다. 사진을 억지로 공개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그날의 기억까지 지우진 않았으면 좋겠다.

댓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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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674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즐거웠던 하루를 기록하고 싶었는데,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좋은 기억보다 아쉬운 부분에 집중하게 되셨군요. 특히 다른 사람들은 그날의 추억을 떠올리는데 자신은 표정이나 외모를 계속 확인하게 되니 답답하셨을 것 같습니다. 사진 속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과 그날의 경험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한순간의 표정이 작성자님의 모습 전체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요.
    
    이럴 때는 사진을 평가하는 기준을 외모에서 경험으로 조금씩 옮겨보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사진을 볼 때 자신의 얼굴부터 확대하기보다 그날 무엇이 즐거웠는지,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먼저 떠올려보세요.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도 바로 삭제하지 않고 며칠 정도 그대로 두면서 불편한 감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사진을 반드시 공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개 여부는 스스로 선택하되,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견디기 어렵다는 이유로 소중한 기록까지 없애지는 않는 연습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사진은 자신을 평가하기 위한 결과물이 아니라 지나간 순간을 기억하기 위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조금 어색한 표정보다 함께 웃었던 사람들과 그날의 분위기가 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완벽하게 나온 사진만 남기려 애쓰기보다 자연스럽고 다양한 자신의 모습도 조금씩 받아들여보세요. 사진 속 자신을 채점하는 대신 그날의 자신에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해주셨으면 합니다.
  • 익명2
    남들은 전체 분위기를 보는데, 나만 내 이상한 표정이나 아쉬운 부분 확대해서 보게 되는 거 진짜 공감해요. 스스로한테 엄격해서 남들 눈을 먼저 신경 쓰게 되나 봐요.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그날 좋았던 기분만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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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977채택률 3%
    즐거웠던 하루를 사진으로 남기고 싶으면서도, 막상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면 아쉬운 부분부터 눈에 들어오는 마음에 공감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날의 날씨와 분위기, 함께했던 순간을 떠올리는데 나만 내 표정과 외모를 들여다보게 되면 스스로도 답답할 것 같아요. 특히 사진은 오래 남는다는 생각 때문에 평소보다 더 완벽한 모습을 기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진은 잘 나온 얼굴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날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잖아요. 지금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도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그날의 즐거움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흔적이 될 수 있어요. 그렇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을 억지로 공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삭제하거나 잘라내기 전에 사진 속에서 좋았던 순간 하나를 먼저 찾아보면 어떨까요? 나 자신을 평가하는 시선에서 잠시 벗어나 그날의 행복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는 거예요. 완벽하게 남기지 않아도 충분히 소중한 기억입니다. 그날의 나는 사진 속 표정보다 훨씬 더 즐거웠을 테니까요.
  • 익명1
    저도 사진을 찍고 나면 다른 사람보다 제 표정이나 단점부터 눈에 들어올 때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그때의 분위기와 추억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즐거웠던 순간을 그대로 간직하는 연습부터 해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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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662채택률 8%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즐거웠던 기억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마음 졸이셨을 상황이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심리사회학적으로 이는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여 자신을 평가자로 바라보는 자아인식의 현상으로 볼 수 있어요.
    ​기록으로 남는 순간에 대한 완벽주의는 타인에게 좋은 모습을 남기고 싶은 상징적 욕구에서 비롯되곤 해요.
    ​하지만 사진은 완벽함을 증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날의 온도와 즐거운 감정을 담아내는 소중한 매개체랍니다.
    ​친구분들이 사진 속에서 날씨와 추억을 보았듯이 작성자님도 그날의 행복했던 순간 자체에 집중해 보시는 걸 추천해요.
    ​자신의 표정이나 외모에 매몰되기보다 함께 나눈 웃음과 분위기를 먼저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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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364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즐거웠던 하루를 기록하고 싶어 사진을 찍었는데, 막상 사진을 보면 좋았던 순간보다 자신의 부족한 모습부터 눈에 들어온다니 마음이 쓰이네요. 사진 속 표정 하나 때문에 그날의 즐거움까지 흐려지는 경험,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겪는 일이기도 합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는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미리 평가하고, 그 평가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통제하려는 마음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진은 한순간의 모습일 뿐인데도, 오래 남는다는 이유로 마치 나를 대표하는 모습처럼 느껴지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기보다 사진 속 내가 괜찮은지를 확인하는 데 마음을 쓰게 됩니다.
    
    사진을 잘라 올린 행동 자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사진을 볼 때마다 얼굴이나 자세를 확대해 살피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미리 걱정한다면 조금씩 시선을 바꿔보면 좋겠습니다. 사진을 볼 때 ‘내가 어떻게 나왔지?’ 대신 ‘그날 누구와 무엇을 하며 즐거웠지?’를 먼저 떠올려 보세요.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도 바로 삭제하거나 숨기기보다 며칠 뒤 다시 보면서 그날의 기억을 함께 떠올려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모든 사진을 공개할 필요도, 모든 사진에서 마음에 들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진 속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날의 나까지 부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진은 완벽한 나를 증명하기 위한 결과물이 아니라, 그때 그곳에서 살아 있었던 나를 기억하는 기록이니까요. 조금 어색하게 웃은 얼굴에도 그날의 햇살과 친구들의 웃음소리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는 사진 속 자신을 채점하기보다 그날을 즐겼던 자신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내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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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2,016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즐거웠던 나들이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었지만, 유독 내 표정이나 부족한 부분에 시선이 갇혀 그날의 따뜻한 기억까지 잘라내 버렸을 때 마음이 참 씁쓸하고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 사진을 올려보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혼자 열어보며 채점표를 들이밀던 그 시간 동안, 작성자님이 느꼈을 혼자만의 고뇌와 피로감이 너무나 깊게 느껴져 마음이 아픕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내 외모 자체가 싫다기보다는, 영원히 남는 기록이라는 이유 때문에 나도 모르게 가장 완벽하고 이상적인 모습만을 통제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사진 속 친구들이 날씨와 분위기라는 커다란 기억을 보고 있을 때, 혼자서만 돋보기로 내 얼굴을 확대해 보며 스스로에게 가혹한 기준을 세웠던 나 자신을 돌아보셨군요.
    
    좋았던 날의 소중한 기억을 내 손으로 직접 지워버리지 않고, 기록을 기록 자체로 다정하게 받아들이기 위한 몇 가지 마음의 기준들을 나누어 드릴게요.
    
    첫째, 사진 속 어색한 표정은 내 외모의 한계가 아니라 그날의 생생한 현장감이라고 재정의해 보세요.
    눈을 반쯤 감고 웃은 모습은 사실 그 순간 햇살이 얼마나 눈부셨는지, 친구들과 얼마나 배를 잡고 정신없이 웃었는지를 그대로 증명해 주는 가장 살아있는 증거예요. 완벽하게 정돈된 증명사진 같은 모습보다, 조금은 일그러지고 헐렁한 표정이야말로 훗날 돌아보았을 때 그날의 온기와 웃음소리를 가장 생생하게 불러와 주는 소중한 힌트가 되어주거든요.
    
    둘째, 사진을 볼 때 전체 화면에서 얼굴만 확대해 보는 습관에 작은 브레이크를 걸어보세요.
    사진첩을 열었을 때 나도 모르게 내 얼굴만 두 손가락으로 크게 확대해 보는 순간이 찾아오면, 얼른 손가락을 거두고 사진 전체의 풍경과 옆에 있는 친구들의 표정을 먼저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는 거예요. 나를 제외한 그날의 푸른 하늘, 따스한 햇살, 친구들의 즐거운 웃음이 사진의 90% 이상을 채우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면, 내 얼굴의 작은 흠집에 매몰되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어요.
    
    셋째, 기록의 목적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전시용에서 나를 위한 기억의 상자로 바꾸어 보세요.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봐 겁을 먹었던 건,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인정받아야 하는 평가의 대상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사진의 진짜 주인은 오직 나 자신이에요. 남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나만의 비공개 앨범에 따로 넣어두더라도, 그 사진은 그날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근사한 시간에 대한 최고의 기록이에요. 잘 찍힌 정답 사진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삭제하거나 잘라내지 말고 나만의 기억 상자에 조용히 담아두어 보세요.
    
    넷째, 타인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나에게 무던하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친구에게 단체사진을 안 올리냐고 묻지 않고 그저 사진 잘 찍었다는 말만 나누었던 것처럼, 타인들은 사진을 볼 때 그날의 분위기와 즐거웠던 기억을 먼저 떠올려요. 내가 혼자 확대해 보며 자책하던 눈 주름이나 옷 주름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거의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해상도에 불과하거든요. 남들의 시선이라는 거울을 조금 내려놓고, 그날의 날씨 참 좋았지 하고 말하던 친구의 무던한 시선을 내 마음에도 살며시 가져와 보세요.
    
    내가 나온 사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도 괜찮고, 꼭 SNS에 공개하지 않아도 아무 상관없어요. 다만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즐거웠던 하루의 기억마저 통째로 부정하거나 잘라내지 않는 너그러움을 스스로에게 허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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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2,123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좋은 날씨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했던 즐거운 순간이 사진 속 소소한 표정 하나 때문에 빛이 바래고, 하루 종일 그 사진을 열어보며 혼자 마음을 쓰셨을 심정에 깊이 공감합니다. 사진 속 내 모습을 끊임없이 검열하고 완벽을 기하려는 마음은 사연자님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그날의 기억을 오랫동안 귀하게 간직하고 싶은 진정성과 스스로의 모습을 단정하게 관리하고 싶은 정직한 기준이 크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추억까지 통제하려는 시선에서 벗어나 사진 속 기록을 오롯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추억으로 남기기 위한 4가지 실천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사진 속 나'와 '실제 나'의 차이를 인정하고 화질 차이 이해하기
    
    사진이라는 정지된 2차원 프레임은 특정 찰나의 표정이나 시선을 과장되게 왜곡하여 담아내기 마련입니다.
    
    "이것은 내 전체 모습이 아닌 스쳐 지나간 1/100초의 찰나일 뿐이다"라는 지혜로운 거리를 두고 사진을라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둘째, 사진을 볼 때 '내 얼굴'이 아닌 '당시의 배경과 감정'에 시선 두기
    
    사진을 열자마자 내 얼굴을 크게 확대해 보는 습관을 멈추고, 주변 풍경, 따스했던 햇살, 친구들의 웃음소리 같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먼저 바라보세요.
    
    사진의 본질은 내 완벽한 외모를 증명하는 영정 사진이 아니라, 그날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따스한 온기와 분위기를 기록하는 매개체임을 기억해 주세요.
    
    셋째, 완벽하지 않은 사진도 '자연스러운 삶의 조각'으로 품어주기
    
    눈을 반쯤 감거나 이상한 표정이 찍힌 사진 역시 그날의 유쾌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해주는 가장 자연스럽고 다정한 기록이 될 수 있습니다.
    
    완벽한 인생만을 사진에 담으려 애쓰기보다, 소소하고 어설픈 모습까지 내 삶의 소중한 한 장면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마음이 자유로워집니다.
    
    넷째, 남들의 시선에 대한 '조명 효과' 내려놓기
    
    친구가 말했듯, 다른 사람들은 그 사진을 보며 사연자님의 표정이나 옷 주름을 유심히 평가하기보다 "그날 날씨 참 좋았지" 하며 그날의 분위기를 떠올립니다.
    
    세상 시선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으시고, 나 스스로가 나에게 가장 가혹한 평가관이 되는 일을 멈추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사연자님이 찍은 사진 속에는 이미 그날의 좋은 햇살과 친구들과의 귀한 시간이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 하나 때문에 그날의 따스한 기억까지 지워내지 마시고, 그저 "참 즐거운 하루였지" 하고 다정하게 사진을 덮어두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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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328채택률 5%
    사진을 삭제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단순히 사진 속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만은 아닐 것 같아요. 
    
    한번 사진이 남고 나면 내가 원하지 않는 순간의 모습까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미 찍혀버린 내 모습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요.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누군가 내 표정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나를 평소와 다르게 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꼬리를 물면 사진 한 장이 마치 나를 평가하는 증거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삭제하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그 사진을 없애고 싶은 마음인 동시에, 사진을 볼 때마다 되풀이되는 불편함과 부끄러움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어요. 사진을 지우면 더 이상 그 모습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이 볼 가능성도 줄어드니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것 같으니까요. 그만큼 사진 속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쓰게 하는 일이었을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을 느낀다고 해서 스스로를 너무 나무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들은 별생각 없이 넘기는 사진을 나만 유난히 오래 들여다보는 것 같아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에게는 유독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을 수 있잖아요.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을 받아들이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으니까요. 다른 사람의 시선은 신경 쓰지 말라고 다짐한다고 해서 그동안 쌓여온 걱정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사진을 삭제해야만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는 조금씩 자유로워지셨으면 해요. 그렇다고 싫은 사진을 억지로 남겨두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공개하고 싶지 않으면 공개하지 않아도 되고, 사진을 정리할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사진을 남기는 것도 삭제하는 것도 자신을 벌주거나 부족한 모습을 감추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내가 편안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는 일이 되는 거예요.
    
    혹시 사진을 보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발견했을 때, 곧바로 확대해서 확인하거나 지우기보다는 잠시 화면을 내려놓아 보세요. 그리고 그 사진을 찍던 순간으로 마음을 돌려보는 거예요. 친구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어떤 풍경이 예뻤는지, 그날 무엇 때문에 웃었는지요. 사진 속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과 그날이 즐거웠다는 사실은 얼마든지 함께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 당장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이 괜찮게 느껴지지 않더라도, 그날의 행복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어요.
    
    무엇보다 사진 한 장에 담긴 모습이 나라는 사람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에는 그날의 표정 하나가 남지만, 그날 누군가를 배려했던 마음이나 친구들과 나눈 대화, 함께 걸었던 길에서 느꼈던 기분까지 모두 담기는 건 아니잖아요. 사진 속 얼굴이 어색하게 나왔다고 해서 그날의 내가 어색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만한 모습으로 찍혔다고 해서 내가 덜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에요.
    
    어쩌면 지금 필요한 건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을 만큼 자신을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 보이는 날에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연습일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사진을 지우고 싶을 만큼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괜찮아요. 그런 마음이 들었다는 이유로 자신을 또다시 평가하지는 마세요. 이미 사진 속 모습을 두고 충분히 많은 생각을 했으니까요.
    
    언젠가는 예전 사진을 다시 펼쳐 보았을 때, 얼굴이나 표정보다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과 즐거웠던 순간이 먼저 떠오르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날의 내가 지금보다 더 예쁘게 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모습마저도 그 시절의 나였다는 사실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서요.
    
    작성자님은 모든 사진에서 마음에 들어야만 소중한 사람이 아니에요.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 남아 있어도 괜찮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날이 있어도 괜찮아요. 그러니 사진을 삭제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자신에게 실망하기보다는, '내가 지금 내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 많이 걱정하고 있구나. 그만큼 마음이 불편했구나' 하고 먼저 알아주셨으면 해요.
    
    사진은 남겨도 되고 지워도 되지만, 그 사진 속에 있었던 자신까지 미워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날의 작성자님도 지금의 작성자님도 모두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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