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 직장에서 6년 정도 근무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제가 번아웃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힘든 일이 있어도 오래 다니다 보면 익숙해질 거라고 생각했고직장생활이 원래 다 이런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참고 버텼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에서 받는 복지나 근무환경에 대한 아쉬움이 계속 쌓이기 시작했어요.
가장 크게 힘들었던 건 월급이 2년째 동결된 상태라는 거였어요.
그렇다고 근무시간이 짧은 것도 아니고 하루에 거의 12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다 보니 몸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 연차도 없고 특별한 보너스나 복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매일 이렇게 오래 일하는데 내가 회사에서 받는 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허무해졌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돈을 더 많이 받고 싶은 건가 싶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단순히 월급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오래 일한 만큼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몇 년째 똑같은 상황에서 계속 버티고만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장에서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데 정작 제 삶은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몸과 마음에도 이상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몸이 녹아내리는 것처럼 피곤했는데 막상 잠자리에 누우면 잠이 오지 않았어요.
몸은 지쳤는데 머리는 계속 깨어 있는 느낌이었고 다음 날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밤마다 혼자 술을 마시는 날도 점점 많아졌어요.
하루 종일 힘들었던 생각을 잠깐이라도 잊고 싶어서 술을 마셨던 것 같아요.
마실 때는 괜찮은 것 같았는데 다음 날 일어나면 더 피곤하고 무기력했고 또 출근하고 또 힘들고 밤이 되면 술을 마시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예전에는 친구들을 만나서 놀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웃는 것도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것조차 귀찮아졌어요. 친구를 만날 시간도 별로 없었고 쉬는 날이 생겨도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그냥 집에서 누워 있고 싶었습니다.
연락이 와도 답장하는 것조차 귀찮을 정도로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어요.
가장 무서웠던 건 제가 점점 웃음을 잃어가는 게 느껴졌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별것 아닌 일에도 웃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웃는 일이 줄어들었고 재미있는 걸 봐도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제가 그냥 피곤한 줄 알았을 수도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제가 조금씩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이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또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요.
아직 하루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모든 에너지가 다 빠져나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는 것도 힘들고 일을 시작하는 것도 싫고 하루가 빨리 끝나기만 기다리게 됐어요.
특히 내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6년을 다녔는데 월급은 2년째 그대로이고
근무시간은 길고 연차도 제대로 없고 보너스나 복지도 없고 친구들도 제대로 못 만나고 잠까지 망가져버리니까 제 삶에서 남는 게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당장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았고 그렇다고 계속 다니자니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서 계속 고민하면서 버티다 보니 마음이 완전히 지쳐버린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제가 그냥 게을러진 줄 알았습니다.
왜 예전처럼 일을 열심히 못 하지?
왜 아무것도 하기 싫지? 왜 친구도 만나기 싫지?
왜 이렇게 잠이 안 오지? 계속 저를 탓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게으른 게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지쳐 있었던 것 같아요.
회복하려고 가장 먼저 한 건 제 상태를 인정하는 거였어요.
나는 지금 괜찮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나니까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무조건 참고 버티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쉬는 날에는 최대한 회사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짧게라도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거나 좋아하는 걸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잠을 제대로 자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도 느꼈어요.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는 것 같았지만 결국 다음 날 더 피곤해지고 무기력해졌어요.
그래서 잠이 안 온다고 술에 의존하는 습관은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은 상담이나 병원 도움을 받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 완전히 회복된 상태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직장 자체가 그대로이고 근무환경도 갑자기 바뀌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예전처럼 무조건 참고 견디기보다는 이제는 제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이유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조금은 달라진 것 같아요.
혹시 저처럼 직장에서 오래 버티다가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아침에 눈뜨는 것부터 힘들어진 분들이 있다면 본인을 너무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제가 약하고 게으른 사람이라서 그런 줄 알았는데 어쩌면 너무 오래 참고 버틴 결과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면서 내 삶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한 번쯤은 자신의 상태를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월급이나 복지처럼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조건 마음만 다잡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저도 아직 회복하는 중이지만 이제는 제 삶도 조금씩 되찾아보려고 합니다.
친구들도 다시 만나고 일하지 않는 시간에는 제 시간을 보내고
잠도 제대로 자고 예전처럼 웃을 수 있는 날을 다시 만들고 싶어요.
6년을 버틴 만큼 충분히 버텼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너무 지쳐 있는 분들도 왜 나는 이것밖에 못 하지?라고 자신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침에 눈뜨는 것조차 너무 힘들다면 그만큼 마음과 몸이 지쳐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까요.
혼자 계속 참기보다는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하거나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제는 무조건 버티는 것보다 제 자신을 먼저 챙겨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