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 소개팅을 두 번 정도 진행했는데, 두 분 모두 결국 제가 관계를 정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제 이야기를 듣고는 제가 너무 까다로운 것 같다, 눈이 높은 것 같다, 정말 결혼하고 싶은 게 맞냐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도 결혼을 생각하고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입장이라, 제가 정말 너무 작은 부분까지 따지고 있는 건지 아니면 저와 맞지 않는 사람을 합리적으로 판단한 건지 헷갈려서 글을 남겨봅니다.
첫 번째 분은 조건도 좋았고 가족 사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친구의 친척 오빠라 어느 정도 인성도 검증된 분이었고요.
처음 만났을 때는 재미있었습니다. 서로 모은 돈이나 부모님 직업, 결혼에 대한 로망이나 가치관 등 결혼과 관련된 현실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그분이 워낙 말이 많은 편이라 처음에는 대화도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만남 전까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조금씩 답답함이 느껴졌습니다.
연락 자체는 잘됐지만, 카톡 안에서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았어요. 제가 전에 했던 이야기를 계속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었고 그런 부분들이 쌓이면서 점점 대화가 안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카톡도 결국 대화의 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이런 부분이 꽤 크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만났을 때는 제가 회사 이야기를 하다가 “저는 나중에도 실무자로 일하고 싶고, 팀원들을 책임지는 리더 역할은 아직 자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책임지기 싫으면 연애는 어떻게 하고 결혼은 어떻게 하려고 하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업무에서 느끼는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었는데 갑자기 연애와 결혼 이야기로 연결되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또 말을 굉장히 많이 하시는 편인데 대화의 대부분이 본인 이야기였고, 저에 대해서는 크게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말을 많이 나누기는 하는데 이상하게 서로 대화를 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세 번째까지 만나봤지만 비슷한 느낌이 계속되어 결국 제가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두 번째 분은 저와 같은 ISFP이신 분이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제가 나름대로 대화를 이끌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첫 만남에서는 대화도 괜찮았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첫 만남에서 제가 에너지를 많이 쓴 것 같아서 두 번째 만남에서는 제가 굳이 분위기를 이끌려고 하지 않고 상대방의 원래 스타일을 봐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대화를 이끌지 않으니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주로 제 옷이나 외모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해주셨는데, 정작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대화는 많지 않았습니다. 연락은 괜찮았지만 실제로 만나서는 역시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았어요.
세 번째, 네 번째까지 만나봤지만 만날수록 감정이 좋아진다기보다는 처음과 거의 비슷한 상태였습니다.
무엇보다 상대방이 조금 소극적이라고 느껴졌고, 대화를 하실 때 이야기의 의도나 맥락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계속 의미를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됐습니다.
결국 네 번 정도 만난 뒤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는 제가 그분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이 부분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이런 모습은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과 제가 잘 맞는 관계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 모두 인성이 나쁜 분들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괜찮은 분들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결국 마음이 끌리지 않았고, 대화나 소통 방식에서 계속 답답함을 느꼈다는 이유로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제가 너무 까다로운 건지, 좋은 사람을 만나도 단점을 먼저 찾으면서 스스로 관계를 끝내고 있는 건지 고민이 됩니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만큼 아무나 만날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반대로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으려고 하면 누구도 만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고요.
제가 두 사람을 정리한 이유가 너무 사소해 보이는지, 아니면 연애나 결혼에서 대화 방식이나 소통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관계를 정리할 만한 이유였는지 다른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