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람, 서로 다른 네 글자

같은 사람, 서로 다른 네 글자

 

친구는 E라 하고, 동료는 J라 하고, 가족은 I라 한다.

누군가의 MBTI를 맞혀보라고 하면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답을 내립니다.

평소 말이 많으면 E,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면 J, 감정 표현이 적으면 T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똑같은 사람을 두고도 주변 사람들의 판단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어떤 장면을 봤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성격이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거든요.

오전 9시, 직장에서의 모습

한 사람이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합니다.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미리 준비하고, 일정이 바뀌면 바로 확인합니다. 일을 처리할 때는 감정보다 문제 해결을 우선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사람을 직장에서만 만난 동료는 계획적이고 이성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겠죠.

아마 J나 T 성향이 강할 거라고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오후 7시, 친구들과 있을 때

그런데 퇴근 후 친한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농담도 잘하고, 친구들이 조용하면 분위기를 띄우기도 합니다.

새로운 식당에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오면 별다른 고민 없이 좋다고 대답합니다.

이 모습만 본 친구들은 활발하고 즉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직장 동료가 생각하는 성격과는 꽤 차이가 납니다.

밤 11시, 혼자 있을 때

집에 돌아온 뒤에는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하루 종일 사람들과 대화했으니 이제는 아무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친구들의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가 계속 올라와도 굳이 참여하지 않습니다.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영상을 보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더 편합니다.

이 장면만 보면 전형적인 내향형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이 세 가지 모습 중 어느 것이 진짜 성격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상대방의 일부만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같은 사람, 서로 다른 네 글자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서로의 모든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직장 동료는 일을 잘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모습을 주로 보고, 친구들은 긴장이 풀린 편안한 모습을 많이 봅니다.

가족들은 하루를 마치고 지친 모습까지 볼 수 있겠죠.

그러니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물론 MBTI에서 이야기하는 외향성과 내향성은 단순히 말이 많고 적은 것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J와 P 역시 부지런함이나 게으름을 구별하는 기준은 아니고요.

MBTI는 개인이 어떤 방식에 더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끼는지 살펴보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특정 행동을 보고 네 글자를 너무 빨리 완성해 버립니다.

회의 시간에 말이 없다는 이유로 내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회의에서 굳이 할 말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계획표를 꼼꼼하게 만든다고 해서 모든 일상에서 계획적인 사람인 것도 아닙니다. 실수하면 안 되는 업무라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MBTI보다 먼저 물어봐야 할 질문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성격을 안다고 말할 때, 실제로는 그 사람과 함께했던 상황을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친구들과 있을 때의 모습이 밝다고 해서 혼자 있을 때의 조용한 모습이 가짜인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직장에서 차분하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사람이 가족 앞에서는 감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하나의 성격을 하루 종일 똑같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존재가 아니니까요.

오히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겠습니다.

MBTI의 네 글자는 자신을 이해하는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한 사람이 살아가는 수많은 장면을 전부 설명해 주지는 못합니다.

어쩌면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조차 아직 보지 못한 내 모습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MBTI로 보이나요?


같은 사람, 서로 다른 네 글자

 

친구들이 생각하는 성격과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이 생각하는 성격이 비슷한가요?

특히 본인의 실제 MBTI를 이야기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가장 의외라고 반응했던 부분이 있다면 궁금합니다.

누가 자신을 어떻게 판단했는지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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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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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람은 참 여러 가지 모습을 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에서의 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나, 가족 앞에서의 나, 그리고 혼자 있을 때의 나는 모두 같은 사람이지만 조금씩 다르지요. 
    
    어느 한 모습만으로 그 사람을 다 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MBTI는 나를 이해하는 재미있는 도구이지만, 사람을 네 글자 안에 가두기보다는 그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알아가려는 마음이 더 중요하겠지요.
    
     어쩌면 진정한 이해란 상대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까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잘 담아낸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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