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잘못 나왔는데 말 못 해서 그냥 먹은 썰... 저만 이런가요?

전 진짜 아무거나 잘 먹거든요. 가리는 음식도 거의 없고요. 근데 진짜 이상한 게, 주문 잘못 나왔을 때 바꿔달라고 말을 못 하겠어요.

 

얼마 전에 국수집에 갔는데, 분명 따뜻한 국수를 시켰거든요? 근데 차가운 게 나온 거예요. 날씨가 쌀쌀해서 진짜 따뜻한 게 당겼는데... 

직원분께 말하면 당연히 바로 바꿔주셨겠죠. 주문 내역 다 있을 텐데, 그냥 꾹 참고 먹었습니다.

근데 더 웃긴 건 그다음 주에 거기 또 갔다는 거예요. 이번엔 주문할 때 "따뜻한 걸로요!"라고 두 번이나 말했어요.

 직원이 약간 '왜 저러지?' 하는 표정으로 알겠다고 하시는데, 그게 너무 민망해서 제가 먼저 선수 쳤어요.

 "아, 지난번에 제가 잘못 주문했나 봐요"라고요. 사실 제가 제대로 시켰는데도 말이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진짜 왜 그랬나 싶더라고요. 착한 척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냥 직원이 당황하거나 불편해하는 그 상황 자체가 너무 싫었던 것 같아요. 

팩트보다는 일단 그 자리의 어색함을 없애는 게 우선이었던 거죠.

친구한테 말했더니 바보냐고 하더라고요. 맞아요, 저도 제가 바보 같아요. 택배 잘못 와도 전화하기까지 한참 걸리고, 계산 틀려도 직원 눈치 보느라 그냥 넘어갈 때가 많거든요.

 제 권리를 찾는 게 왠지 상대를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불편해요.

다음에 그 가게 가면 굳이 지난번 얘기 꺼낼 필요 없다는 거 알면서도, 벌써부터 상대방 표정이 상상돼서 걱정입니다.

생각해보면 전 화를 안 내는 게 아니라, 그냥 불편한 말을 계속 미루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정작 말은 못 하고 집에 와서 혼자 끙끙 앓으니까요. 그래서 다음엔 진짜 짧게라도 말해보려고요.

 "주문한 거랑 다른 것 같아요"라고요. 

이 간단한 말이 왜 이렇게 큰 용기가 필요한 건지, 제 이런 회피 심리는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요?

댓글2
  • 익명2
    생각보다 그런 경험을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괜히 직원에게 번거롭게 하는 것 같고 분위기가 어색해질까 봐 그냥 넘어가게 되죠.
  • 익명1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 보니 내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지시는 것 같아요. 저도 상대방이 당황하거나 불편해할까 봐 할 말을 삼키게 되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정당하게 요청하는 건 상대를 탓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작은 일부터 조금씩 말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분명 나아질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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