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만 나면 몸부터 굳는데, 오래된 일도 상담할 수 있나요...

어릴 때 집에서 고성이 오가는 일이 많았어요.


자세히 적으려니까 벌써 손이 멈추네요. 누가 소리를 지르면 방문을 닫고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렸던 기억이 제일 선명해요.

 

지금은 따로 살고 있고 그때와는 생활도 많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저도 다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옆집에서 문을 세게 닫거나, 길에서 누가 언성을 높이면 몸이 먼저 굳어요. 말하던 것도 멈추고 숨도 작게 쉬게 돼요. 특히 남자 목소리가 갑자기 커지면 더 그렇고요. (그 사람이 저한테 화낸 게 아닌 걸 알아도요.)

 

얼마 전 친구들이랑 밥 먹다가 옆 테이블에서 다툼이 있었어요. 친구들은 잠깐 쳐다보고 다시 얘기하는데 저는 계산하고 나올 때까지 음식 맛도 모르겠더라고요.

 

누가 왜 그러냐고 물으면 그냥 시끄러운 게 싫다고 해요.


어릴 때 얘기를 꺼내면 분위기가 무거워질 것 같고... 지금 와서 부모님 흉보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그것도 싫어요.

 

그런데 계속 숨기다 보니까 제가 유난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져요. 남들은 괜찮은 상황에서 저 혼자 긴장하니까요.

 

오래된 일이고 기억도 중간중간 흐린데, 이런 이야기를 상담 자리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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