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저를 괴롭혔던 선임과 비슷한 사람을 보면 아직도 긴장됩니다

군대를 전역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가끔 그때 생각이 납니다. 평소에는 군대에서 있었던 일을 특별히 떠올리지 않고 지내는데, 예전에 저를 괴롭혔던 선임과 비슷한 사람을 마주치면 순간적으로 몸이 굳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군 생활을 하면서 유독 저를 힘들게 했던 선임이 한 명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군대니까 어느 정도 엄격한 분위기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선임은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저한테 트집을 잡는 일이 많았습니다. 별것 아닌 실수에도 심하게 몰아붙였고, 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면 끝까지 듣지도 않고 화부터 냈습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일부러 면박을 주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실수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제가 하면 유독 크게 문제가 됐고, 가만히 있으면 왜 대답을 안 하냐고 하고 무슨 말을 하면 말대꾸한다고 화를 냈습니다.

 

어떻게 행동해야 혼나지 않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 선임이 근처에 있으면 괜히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하게 됐습니다. 복도에서 발소리만 들려도 혹시 그 사람인가 싶어 긴장했고,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면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부터 생각했습니다.

 

다른 선임들과 있을 때는 별문제 없이 하던 일도 그 사람 앞에서는 자꾸 실수하게 됐습니다. 긴장하니까 평소에 잘하던 것도 제대로 못 하고, 그러면 또 그걸 가지고 혼나는 일이 반복됐어요.

 

그때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 바랐습니다. 어차피 군 생활은 끝나는 날이 정해져 있으니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괜히 문제를 크게 만들었다가 남은 군 생활이 더 불편해질까 봐 싫은 소리를 들어도 대부분 그냥 넘어갔습니다.

 

전역하고 나서는 이제 그 사람을 볼 일도 없고 누구 눈치를 보면서 생활할 필요도 없으니 자연스럽게 괜찮아질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서 군대 생각을 하는 일도 많이 줄었고 평소에는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선임과 얼굴이 비슷하거나 말투가 닮은 사람을 보면 순간적으로 예전의 긴장감이 다시 올라옵니다.

 

얼마 전에도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 조금 강한 말투로 이야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저한테 화를 내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평범하게 이야기하는 상황이었는데 순간적으로 군대 선임이 떠올랐습니다.

 

얼굴이 완전히 닮은 것도 아니었어요. 말할 때의 표정이나 목소리 높낮이가 비슷했던 것 같은데 그걸 알아차리는 순간부터 괜히 불편해졌습니다. 저도 모르게 말을 줄이고 상대방의 표정을 살피게 되더라고요.

 

머리로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군대도 아니고 그 사람에게 혼날 이유도 없는데 몸은 먼저 긴장하는 것 같았습니다.

 

더 신경 쓰이는 건 상대방이 실제로 저를 불편하게 대하지 않았는데도 혼자 경계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조금 무뚝뚝하게 이야기하거나 표정이 굳어 있으면 혹시 기분이 나쁜 건가 싶고, 별다른 이유 없이 저한테 말을 걸어도 순간적으로 긴장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상대방이 웃으면서 이야기하면 그제야 마음이 조금 편해집니다. 그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고 평범하게 대화했을 텐데 저 혼자 예전 기억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었던 거죠.

 

지금 만나는 사람과 과거에 저를 괴롭혔던 사람은 전혀 다른데도 비슷한 모습이 보인다는 이유로 먼저 경계하게 되는 게 싫습니다.

 

가끔은 군대에서 있었던 일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역한 지 시간이 많이 지났고 지금은 그 선임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아직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립니다.

 

주변에서 군대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 지나간 추억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힘들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웃으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저도 군 생활 전체가 나빴던 건 아니지만 그 선임과 관련된 기억만큼은 아직 편하게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당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라면 그렇게까지 참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때는 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까 싶어요. 물론 당시에는 계급도 다르고 매일 얼굴을 봐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쉽게 행동할 수 없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가끔 그때 일을 떠올리면 억울한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바꿀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에요.

 

요즘은 이런 반응이 단순히 좋지 않았던 기억 때문인지, 과거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아직 남아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PTSD라는 말을 쉽게 사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그런 상태인지는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과거에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마주했을 때 지금도 긴장하고 위축되는 반응이 반복된다는 점은 그냥 넘기기 어렵네요.

 

특히 상대방이 저에게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처음부터 경계하게 되는 건 앞으로의 인간관계에도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은데 예전 경험이 먼저 떠오르는 순간에는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군대에서 있었던 일은 전역하면 모두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적어도 그 사람 때문에 긴장하거나 눈치를 볼 일은 더 이상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말투나 표정을 보면 순간적으로 그때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불편합니다.

 

이제는 그 선임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보다 왜 아직도 비슷한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제가 먼저 긴장하는지, 이런 반응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그 부분을 좀 더 알아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저절로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기에는 생각보다 오래 이어지고 있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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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스트레스를 주제로 7.5만명이 이야기 중

댓글8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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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님, 전역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비슷한 말투와 표정 앞에서 몸이 먼저 굳는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남습니다. 
    
    그때는 어떻게 해야 혼나지 않을지 몰라 행동 하나하나를 살피고, 가만히 있어도 혼나고 말을 해도 혼나던 상황을 견뎌야 하셨잖아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실수조차 작성자님에게는 두려움의 이유가 되었으니, 당시 얼마나 긴장하며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을지 느껴집니다.
    
    특히 마음이 아픈 건 이제는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왔는데도 비슷한 사람을 마주하면 다시 그때처럼 눈치를 보게 된다는 점이에요. 머리로는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몸이 먼저 긴장하는 건, 작성자님이 지나간 일을 붙잡고 있어서라기보다 그때 겪었던 긴장과 두려움이 비슷한 상황에서 되살아나는 반응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직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만으로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자신이 억울하게 느껴지는 마음도 이해됩니다. 하지만 매일 얼굴을 마주해야 하고 계급의 차이까지 있었던 상황에서 참고 견딘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를 돌아보며 왜 그러지 못했을까 생각할 수는 있지만, 당시의 나에게 지금과 같은 용기와 선택을 요구하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그때는 그때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을 지키며 버티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비슷한 사람을 만났을 때 경계심이 생긴다고 해서 작성자님이 그 사람을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반응을 억지로 없애려 하기보다, 긴장하는 자신을 알아차리고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천천히 확인해 가는 것일 거예요. 
    
    순간적으로 긴장하더라도 자신을 나무라지 말고, 상대방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지 살펴볼 여유를 조금씩 되찾아 가셨으면 합니다.
    
    시간이 흘렀다고 모든 기억이 같은 속도로 희미해지는 건 아니니까요. 일상에서 이런 반응이 반복되어 힘들다면 상담을 통해 당시의 경험과 지금의 반응을 차근차근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작성자님, 그때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그때의 삶에 계속 갇혀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이미 그곳을 벗어나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고 계시고, 이제는 왜 이런 반응이 생기는지 이해하고 싶다고 말씀하고 계시잖아요. 과거의 경험 때문에 잠시 움츠러드는 순간이 있더라도, 이제는 누구의 눈치를 보며 잘못하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아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익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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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역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특정 자극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스스로를 보며 많이 답답하고 억울하셨을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당시 어떻게 해도 트집을 잡히던 상황에서 작성자님이 느꼈을 무력감과 극심한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참 아픕니다.
    
    머리로는 다른 사람인 걸 알면서도 몸이 굳는 건 작성자님이 약하거나 과거에 얽매여 있어서가 아닙니다. 당시 겪었던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컸기에, 우리 몸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미리 경보를 울리는 자연스러운 방어 기전일 뿐이에요. "그때 왜 더 강하게 맞서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남을 수 있지만, 상명하복이 철저한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매일 마주쳐야 했던 선임을 상대로 참아낸 것은 당시 작성자님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자 용기였습니다.
    
    스스로를 너무 다그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지난다고 모든 상처가 저절로 아무는 것은 아니니, 이런 반응이 찾아올 때마다 '아, 내 몸이 아직 그때의 기억 때문에 나를 지키려고 긴장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려 주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이제는 아무도 작성자님을 이유 없이 혼낼 수 없는 안전한 일상에 와 계시다는 걸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 익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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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에서 군대 이야기를 추억처럼 한다고 해서 작성자님도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마다 상처의 깊이는 다르니까요. 지금 가장 힘드신 부분이 '새로운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먼저 경계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 반응을 억지로 누르려고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오면 속으로 '이 사람은 그 선임이 아니다. 지금은 2026년이고, 나는 내 삶의 주인이다'라고 의식적으로 현재와 과거를 분리하는 연습(그라운딩)을 해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혼자서 이 고리를 끊어내기가 쉽지 않다면, 트로스트 플랫폼의 전문 심리상담을 통해 당시의 억울했던 감정을 안전하게 쏟아내고 인지적 왜곡을 교정해 나가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온전한 일상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익명4
    비슷한 말투나 표정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건 그때의 경험이 아직 불편한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일 수 있어요.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해서 힘들었던 기억의 영향까지 바로 사라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 상황에서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드셨을 테니까요. 
    이제는 과거의 사람과 지금 만나는 사람은 다르다는 걸 천천히 경험하면서, 본인의 마음도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반응이 반복된다면 전문가와 상담하며 마음을 돌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익명3
    작성자
    생각해보면 당시의 환경에서는 그게 제 최선이었을 텐데, 자꾸 지금의 시선으로 그때의 저를 탓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순간적으로 긴장하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않고, 지금의 상황을 차분히 살피는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따뜻한 응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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