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을 겪었던 일이 꿈에 나오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입니다

직장에서 권고사직 이야기를 들었던 일이 가끔 꿈에 나옵니다. 평소에는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잠을 자다가 그때와 비슷한 상황을 꿈에서 겪고 나면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꿈이라는 걸 알고 나서도 바로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더군요. 이미 지나간 일이고 지금 다시 벌어지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 잠에서 깨고 나면 당시 느꼈던 당혹감이나 불편했던 감정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상한 건 꿈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 똑같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상황이 조금 다르기도 하고 현실에서는 없었던 장면이 섞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직장에서 더 이상 함께 일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는 상황만큼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꿈에서조차 그 말을 듣는 순간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분이 듭니다.

 

잠에서 깨면 한동안 멍하게 있게 됩니다. 꿈이었으니 잊어버리면 될 텐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괜히 당시 상황을 다시 떠올리게 되고, 그때 제가 했던 말이나 행동까지 하나씩 생각하게 됩니다.

 

권고사직이라는 게 말로는 간단하게 표현되지만 당사자에게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을 그만두게 된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그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이 생각보다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 의사와는 다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직장이라는 곳이 개인의 뜻대로만 돌아가는 곳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도 사정이 있을 수 있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요.

 

그렇다고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받아들이는 건 다른 문제였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상황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오히려 그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왜 그런 이야기를 들어야 했을까, 제가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던 걸까, 그때 조금 다르게 행동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들입니다.

 

이미 끝난 일을 가지고 자꾸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멈춰지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이런 생각을 일부러 하지 않습니다. 다른 일에 신경을 쓰면서 지내다 보면 잊고 있을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 꿈을 한번 꾸고 나면 그날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다른 일을 하고 있어도 문득 꿈에서 봤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러면 다시 그때 일이 생각나고 기분이 가라앉습니다. 잠깐 다른 생각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같은 기억으로 돌아가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가끔은 화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허탈한 기분이 더 큽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나 싶다가도 이미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생각이 왔다 갔다 하다 보면 하루가 피곤해집니다.

 

이런 꿈을 매일 꾸는 것은 아닙니다. 한동안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꿈에 나오는 식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정도 잊었다고 생각할 때도 있는데, 꿈을 꾸고 나면 아직도 그 일이 저한테 영향을 주고 있구나 싶습니다.

 

주변에서 보기에는 직장을 그만두게 된 일이 이미 지나간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 역시 언제까지 그 일을 생각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그때 느꼈던 감정까지 저절로 정리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더 신경 쓰이는 건 잠들기 전부터 혹시 또 비슷한 꿈을 꾸는 건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오히려 그 일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매번 꿈을 걱정하면서 잠자리에 드는 것도 아니어서 제 상태를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PTSD와 관련된 이야기를 찾아보면 힘들었던 경험이 꿈이나 기억으로 반복해서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제가 겪은 일이 PTSD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권고사직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상실감일 수도 있고, 이런 경험만으로 특정한 문제를 판단할 수는 없겠지요.

 

다만 지나간 직장 문제 때문에 지금까지 잠을 자다가 불편한 꿈을 꾸고, 그 여파가 하루 동안 이어진다는 점은 신경이 쓰입니다.

 

특히 권고사직을 겪고 나서 자신감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저를 어떻게 평가했는지보다 제가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게 됐는지가 더 오래 남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당시 일을 떠올리면 괜히 제가 부족한 사람이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따라옵니다.

 

그렇다고 그때의 일을 계속 붙잡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가능하면 지나간 일로 받아들이고 싶은데 꿈에서 다시 비슷한 상황을 겪고 나면 생각이 복잡해지는 겁니다.

 

이곳에도 직장에서 권고사직이나 원하지 않았던 퇴사를 겪은 뒤 그때 일이 꿈에 나타났던 분들이 계실까요?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꿈을 꾸고 나면 당시의 감정이 다시 떠오르고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이는 경험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꿈이 줄어들었는지, 아니면 비슷한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나름의 방법으로 대처하고 계시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때 느꼈던 감정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때 다른 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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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 익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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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원치 않는 퇴사를 겪은 후 몇 년 동안 비슷한 꿈에 시달렸던 기억이 나서 남 일 같지가 않네요. 
    
    다 잊었다고 생각할 때쯤 불쑥 찾아오는 그 꿈이 정말 원망스럽죠. 저는 그런 꿈을 꾸고 깨어난 아침에는 의도적으로 '현실 감각'을 깨우려고 노력해요. 눈을 뜨자마자 "이건 지나간 과거의 꿈일 뿐이고, 지금의 나는 안전하다"라고 크게 소리 내어 말합니다. 
    
    그리고 침대를 정리하거나 차가운 물을 마시며 '지금, 여기'에 집중하려고 해요. 꿈이 내 오늘 하루까지 망치게 두지 않겠다는 일종의 방어벽을 치는 거죠. 혼자만 겪는 감정이 아니니 너무 외로워하지 마세요. 시간이 흐를수록 꿈의 빈도도, 마음의 일렁임도 조금씩 옅어질 겁니다.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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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님께는 권고사직이라는 결과 자체보다,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을 정리해야 했던 당시의 당혹감과 상실감이 더 깊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 일상은 회복되었어도 꿈에서 비슷한 상황을 다시 겪고 나면 그때의 감정까지 되살아나니, 아침부터 마음이 무거우셨을 것 같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은 꼭 같은 속도로 따라오지는 않더라고요. 특히 충분히 설명하거나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지 못한 채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면,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때 내가 부족했던 걸까', '다르게 행동했다면 달라졌을까' 하는 질문이 남을 수 있어요. 하지만 권고사직을 겪었다는 사실이 작성자님의 능력이나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꿈을 꾼 날에는 억지로 잊으려 애쓰기보다 '지금 내가 힘든 건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지, 그 일이 다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은 아니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해 주셨으면 해요. 오늘의 마음까지 그때의 평가에 맡길 필요는 없으니까요.
    
    작성자님은 지나간 일을 붙잡고 싶은 게 아니라, 이제는 그 기억에서 조금 자유로워지고 싶으신 거겠지요. 
    
    그러니 아직 마음에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해서 자신을 탓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아팠던 일은 잊는 것만이 회복은 아니니까요. 언젠가는 그 일을 떠올려도 더 이상 자신의 잘못을 찾느라 마음을 소모하지 않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오늘 꿈 때문에 마음이 무거우셨다면, 그만큼 힘들었던 자신을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해 주세요. 그때의 일은 작성자님의 인생에서 일어난 하나의 사건이지, 작성자님이라는 사람 전체를 설명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 익명4
    원하지 않았던 일을 겪으면 시간이 흘러도 그때의 감정이 문득 떠올라 힘든데, 꿈에서까지 그때의 상황을 다시 겪으면 더 힘들죠 
    억지로 잊으려고 애쓰기보다 지금은 그때와 다른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자주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조금씩 마음이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
    익명3
    작성자
    알려주신 것처럼 잠에서 깨자마자 소리 내어 현실 감각을 깨우고 차가운 물을 마시는 방법, 내 오늘을 망치지 않겠다는 방어벽을 치는 연습을 저도 꼭 해볼게요. 혼자가 아니라는 말씀 덕분에 외롭지 않은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진심 어린 응원 감사드려요.
  • 익명1
    권고사직은 단순히 직장을 잃는 것을 넘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으로부터 거절당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마음에 정말 큰 트라우마로 남는 것 같아요. 평소엔 잘 지내다가도 꿈 한 번에 그 당시의 무력감과 억울함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면 하루 종일 허탈하고 피곤해지죠. 작성자님, 꿈에서 자꾸 오답 노트를 적듯 '내가 부족했나', '다르게 행동했다면' 하고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건 회사의 사정이나 시스템의 문제였을 뿐, 결코 작성자님의 가치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상처가 깊었던 만큼 마음이 완전히 소화해 내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뿐이니, 꿈을 꾼 날엔 '그때 내 마음이 정말 많이 아팠구나' 하고 스스로를 먼저 안아주세요.
    익명3
    작성자
    제 글을 읽고 '세상으로부터 거절당했다는 느낌'을 알아차려 주셔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꿈을 꾸고 나면 저도 모르게 '오답 노트를 적듯' 자책하느라 하루를 다 버리곤 했는데, 회사의 사정이었을 뿐 제 가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말씀이 마음에 큰 울림을 주네요. 앞으로 꿈을 꾼 날에는 저 자신을 탓하기보다, 그때 참 많이 아팠던 제 마음을 먼저 꼭 안아주겠습니다. 따뜻한 위로 정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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