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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를 며칠씩 미뤘다가 한 번에 끝내고는 또 똑같이 쌓아두는 제 습관이 답답해요

저는 설거지를 정말 이상하게 해요.

한번 시작하면 꽤 꼼꼼하게 하는 편이거든요. 싱크대도 닦고 물기도 없애고, 설거지가 끝나면 주변까지 정리해요. 다 하고 나면 기분도 좋아요.

그런데 시작을 너무 안 해요.

아침에 사용한 컵 하나가 싱크대에 놓여 있으면 저녁에 씻어야지 하고 미뤄요. 저녁에는 밥 먹고 나서 해야지 하다가 그냥 쉬고요.

다음 날 아침에는 컵이 두 개가 되고, 그날 저녁에는 접시까지 쌓여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싱크대가 꽉 차요.

며칠 전에도 그랬어요. 물을 마시려고 컵을 찾는데 깨끗한 컵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제야 설거지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금방 끝났어요. 쌓인 양을 보고 한 시간은 걸릴 줄 알았는데 대충 20분 정도였던 것 같아요.

다 끝내고 나서는 너무 개운하더라고요. 싱크대가 반짝거리니까 집도 좀 깨끗해 보이고, 이제부터는 절대 안 미뤄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리고 이틀 뒤에 다시 컵이 쌓이기 시작했네요.

이쯤 되면 저도 제가 이해가 안 가요.

설거지가 특별히 싫은 것도 아니에요. 물 묻는 게 싫다거나 음식물 찌꺼기를 만지는 게 싫은 것도 아니고요. 시작하고 나면 아무 생각 없이 잘해요.

그런데 식사를 마친 직후에는 꼭 하기 싫어요.

밥 먹고 나면 잠깐 앉아서 쉬고 싶잖아요. 그때는 5분만 있다가 하자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 5분이 30분이 되고, 30분이 지나면 이미 쉬는 분위기가 돼버려요. 그때 다시 일어나서 주방으로 가기가 귀찮아지는 거죠.

더 문제는 다음 날이에요.

싱크대에 이미 그릇이 쌓여 있으니까 컵 하나 더 놓는 게 별로 대수롭지 않게 느껴져요. 어차피 나중에 한꺼번에 씻을 건데 뭐 어때 하는 마음이 생겨요.

반대로 싱크대가 깨끗할 때는 컵 하나 놓는 것도 신경 쓰이거든요.

결국 처음 한두 개가 쌓이는 걸 막지 못하면 그다음부터는 점점 쉽게 미루는 것 같아요.

한번은 친구가 집에 놀러 오기로 해서 전날 저녁에 청소를 했어요.

그때는 신기하게 설거지를 전혀 미루지 않았어요. 평소에 그렇게 하기 싫던 일이었는데 누가 온다는 생각이 드니까 바로 움직여지더라고요.

싱크대도 닦고 냉장고 안에 오래된 음식도 정리했어요. 평소에는 손도 안 대던 곳까지 청소했네요.

그날 밤에는 정말 뿌듯했어요.

그런데 친구가 다녀간 뒤에는 또 원래대로 돌아갔어요.

이걸 보면 제가 게으른 건지, 아니면 혼자 있을 때는 생활을 정돈해야 할 이유를 잘 못 느끼는 건지 헷갈려요.

누가 보러 오면 깨끗하게 해놓으면서 저 혼자 사용할 때는 그 정도가 안 되는 거니까요.

전에 인터넷에서 작은 일은 미루지 말고 바로 처리하라는 글을 읽었어요. 설거지도 컵 하나만 씻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며칠 해봤어요.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어느 날 피곤해서 컵을 그냥 놔뒀더니 또 똑같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그렇다고 매번 설거지를 안 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다그치고 싶지는 않아요. 하루 정도 미룰 수도 있는 거잖아요.

다만 저는 하루 미루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며칠씩 반복한다는 게 문제예요.

설거지만 그런 건 아니에요. 쓰레기통이 가득 차면 바로 비워야 하는데 한 번 더 눌러 담고, 빨래도 세탁기가 꽉 찰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에요.

결국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면 한꺼번에 처리해요. 그러고 나서는 왜 이렇게 쉬운 걸 미뤘나 싶어서 후회하고요.

생각해 보면 저는 일이 작을 때보다 커졌을 때 오히려 잘 움직이는 사람 같아요. 당장 불편하지 않으면 계속 미루다가 눈앞에 확실한 문제가 생겨야 행동하는 거죠.

이런 습관은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걸까요?

매일 조금씩 정리하는 게 훨씬 편하다는 걸 머리로는 충분히 아는데, 실제 생활에서는 그걸 잘 못 지키겠어요.

꼭 집을 완벽하게 유지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그저 설거지할 때마다 밀린 숙제를 끝낸 것처럼 안도하는 생활에서 좀 벗어나고 싶어요.

작은 일을 그때그때 처리하는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야 오래 유지할 수 있을까요?

댓글6
  • 익명1
    원래 먹고 난 다음에 설거지하고 싶지 않은 것들은 다들 똑같은 마음입니다. 저도 먹고 난 다음에 설거지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근데 제가 하는 이유는 우리 와이프가 잔소리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저는 바로바로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은 그냥 먹고서 그냥 물만 담궈두고 냅두고 싶어요. 그리고 잔뜩 쌓여 있는 상태에서 어느 정도 쌓여 있으면 그때 그냥 나중에 한꺼번에 쌓여 있는 상태에서 설거지하고 싶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저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그렇게 조금 조금씩 별거 아닌데도 불구하고 큰 일도 아니잖아요. 솔직히 설거지 하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또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막상 하려고 그러면 하고 싶지 않고 또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가 않아요. 이것은 뭐 저의 생각이고 뭐 저만의 생각인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으로 많은 분들이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모두가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한번 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은 말이죠. 나는 괜찮은데 말이죠. 다른 분들이 그런 것들을 보면 더 인상을 찌뿌리고. 또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도 가만히 생각을 해 보면은 지난날에 저도 그 예전에 그 한번 그 친한 그 친구와 함께 자취를 한 적이 있었는데 아주 오래전 이야기를 합니다마는 그 친구와 함께 살면서 제가 느낀 거는 못 정하고. 이 친구는 꼭 설거지를 안 하더라고요. 바로바로 물론 저도 그때 당시에 설거지 하는 것이 쉽기는 했었습니다만 어쨌든 남과 다르게 살고 있는 입장에서. 그리고 또 그분 같은 경우에서는 또 남이기 때문에 또 그리고 저와의 그 가족도 아니기 때문에 바로바로 그 설거지를 할 수밖에 없었고 또 설거지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하나가 그릇이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라면을 하나 끓이려면 그 그릇을 바로 닦아 놔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 삶이 바로 라면을 못 먹거든요. 그래서 냄비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닦을 수밖에 없었어요. 근데 이 친구는 안 닦는 거예요. 그래서 짜증이 나더라고요. 그럼 내가 또 그 사람이 먹은 걸 설거지로 해야 되고 이러한 것들이 있고 좀 싸울 수도 있고 또 서로 피의 의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있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좀 짜증이 났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제가 이제 나이가 들고 이제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저도 이제 뭐 라면도 끓여 먹을 수도 있고 뭐 비빔 라면도 끓여 먹을 수도 있고 짜장 라면도 끓여 먹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라면을 먹고 나면은 이상하게 그 라면 먹은 그릇은 이상하게 별로 설거지를 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렇게 몇 번 설거지를 하지 않고 그렇게 잠을 자워 버리니까 나중에 아침에 일어나니까. 와이프가 화가 나 있어. 가지고 머리에 뿔이 나 있더군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설거지가 하고 싶지 않다고 그러시더라도 남을 위해서 매번 매번 그냥 자주 자주 그렇게 하시는 것을 전 추천해 드립니다. 별거 아닌데도 솔직히 말해서 잠깐 그 물 담그고 그 세제 묻히는 건데 이상하게 별로 하고 싶지 않을 때가 너무나 많더라고요. 이런 부분들은 내가 마음이 달라져야 되는 부분들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솔선수범해서 내가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저는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뭐 다른 이유는 없고 나의 마중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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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364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쓴님께서는 설거지 자체가 싫다기보다, 쉬고 싶은 순간에 하던 일을 멈추고 다시 움직이는 과정이 더 부담스러우신 것 같아요. 막상 시작하면 꼼꼼하게 잘하시고 끝낸 뒤의 만족감도 크다는 점에서, 의지나 부지런함의 문제로만 볼 필요는 없겠습니다.
    
    사람은 당장 얻을 수 있는 휴식의 만족은 크게 느끼는 반면, 나중에 해야 할 일에서 생기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게 느끼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컵 하나라 미뤄도 괜찮고, 그릇이 쌓이면 이미 쌓인 양 때문에 더 미루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순간이 오면 행동하게 되고, 한꺼번에 끝낸 후 개운함을 느끼면서 다시 같은 패턴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 방문할 때는 바로 움직이신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외부의 약속이나 분명한 마감이 생기면 행동의 계기가 뚜렷해지지만, 혼자 생활할 때는 그 계기가 약해지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혼자 있을 때의 생활을 덜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은 아니에요.
    
    이럴 때는 매일 완벽하게 설거지하겠다는 목표보다  미루더라도 일이 커지기 전에 멈추는 기준을 정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후 컵과 식기만 씻고 나머지는 다음 날 해도 된다고 정하거나, 설거지 전체가 아니라 딱 3분만 하기로 하는 거예요. 피곤한 날에는 일부만 해도 성공으로 인정하고요. 중요한 것은 한 번도 미루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미루기 시작한 패턴이 며칠씩 이어지지 않도록 작은 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글쓴님께 필요한 건 자신을 더 강하게 다그치는 일이 아니라, 행동을 시작하기 쉽게 만드는 생활의 장치일 수 있습니다. 작은 일도 매번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오늘 컵 하나를 씻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한꺼번에 해치우는 개운함뿐 아니라 조금씩 정돈하며 느끼는 편안함도 경험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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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324채택률 5%
    작성자님, 설거지를 미루는 자신이 답답하면서도, 그렇다고 매번 스스로를 다그치며 살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 느껴집니다. 한꺼번에 해내고 나면 개운하고 뿌듯한데,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반복되니 ‘나는 왜 알면서도 바꾸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드실 것 같아요.
    
    그런데 글을 읽다 보니 작성자님은 설거지를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시작하기까지의 문턱이 높은 사람에 가까워 보여요. 막상 시작하면 꼼꼼하게 마무리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으니까요. 누가 방문하기로 했을 때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내셨다는 것도, 필요할 때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작성자님 안에 있다는 뜻이겠지요.
    
    어쩌면 혼자 있을 때는 당장 불편하지 않은 일을 뒤로 미루기 쉽고, 눈앞에 문제가 분명해지거나 마감이 생기면 비로소 행동할 힘이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이것을 단순히 의지나 게으름의 문제로만 여기며 자신을 탓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습관을 바꿀 때도 매일 설거지를 완벽하게 끝내겠다는 목표보다는, 미루더라도 일이 크게 쌓이기 전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요? 식사 후 모든 그릇을 씻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컵 하나만 씻어도 좋고, 너무 피곤한 날에는 음식물만 정리해 두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매번 완벽하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놓쳤다고 해서 ‘어차피 또 쌓이겠지’ 하며 포기하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설거지가 끝난 뒤의 개운함을 다른 사람이 방문할 때만 누리는 보상이 아니라, 나 자신이 편안하게 지내기 위한 작은 배려로 생각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일 아침의 내가 깨끗한 컵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오늘의 내가 조금 도와주는 것이지요.
    
    작성자님은 이미 어떤 상황에서 미루게 되는지, 어떻게 하면 움직이게 되는지 꽤 정확하게 알고 계세요. 이제 필요한 건 자신을 더 엄격하게 다루는 일이 아니라, 피곤한 날에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생활의 문턱을 낮추는 일일 것 같습니다.
    
    하루쯤 설거지를 미뤘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노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완벽하게 유지하는 사람보다, 흐트러져도 다시 자기 생활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 방향으로 천천히 연습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973채택률 3%
    설거지를 미루는 자신을 보며 의지가 부족한 건 아닐까 자책하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글을 보면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불편함이 크지 않을 때는 행동을 시작하기 어렵고, 마감이나 외부의 자극이 생기면 집중해서 해내는 패턴에 가까워 보여요. 사람은 해야 할 일의 크기보다 시작하는 순간의 부담에 더 크게 영향을 받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거창한 습관을 만들기보다 식사 후 컵 하나만 씻기, 쓰레기통이 80% 차면 비우기처럼 행동의 기준을 미리 정해보세요. 매일 완벽하게 지키는 것보다 하루 놓쳤을 때 다음 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해요. 깨끗한 집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자신을 다그치지 않으면서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먼저예요. 작은 일을 미루는 자신을 탓하기보다, 조금 더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부터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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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2,119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시작하기 전까지는 거대한 숙제처럼 느껴져 차일피일 미루다가도, 막상 손을 대면 싱크대 주변까지 반짝이게 치워내고 개운함을 느끼는 사연자님의 마음이 너무나 깊이 이해됩니다. 깨끗한 컵이 없을 때까지 미루다가 20분 만에 끝내고 "왜 이걸 미뤘을까" 자책하면서도, 이틀 뒤면 다시 쌓이는 굴레 때문에 '내가 게으른 걸까', '의지가 부족한 걸까' 스스로를 의심하며 얼마나 번민이 크셨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결코 사연자님의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닙니다. 사연자님은 완벽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를 잘 해내는 훌륭한 실행력을 가지고 계시지만, 뇌가 행동을 시작할 때 느끼는 '시작 마찰력'이 유독 크게 작용하는 특성을 가졌을 뿐입니다. 일이 눈앞에서 눈덩이처럼 커져 확실한 자극(누군가의 방문, 깨끗한 컵의 부재)이 주어져야 비로소 뇌의 스위치가 켜지는 아주 정직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깨끗한 집을 완벽하게 유지하려는 게 아니라, 밀린 숙제를 끝낸 것 같은 피로감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씀하신 것은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참 현명하고 건강한 관점입니다. 의지력에 기대지 않고 시스템으로 '시작 마찰력'을 낮추는 단정한 실천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설거지라는 거창한 과제 대신 '컵 하나 헹구기'만 목표로 삼기
    
    밥을 먹고 난 뒤 "설거지를 다 끝내자"고 생각하면 뇌는 부담감을 느껴 5분만 쉬자는 회피 모드로 들어갑니다.
    
    "딱 컵 하나만 물로 헹궈서 싱크대에 넣어두자"처럼 5초 안에 끝나는 가장 작고 단정한 동작 하나만 시작 목표로 삼아보세요.
    
    막상 수전으로 손을 가져가 물을 켜고 나면, 뇌의 시동이 걸려 자연스럽게 다음 그릇으로 손이 이어지게 됩니다.
    
    '식사 직후' 대신 나만의 편안한 '정리 타임라인' 고정하기
    
    식사 직후는 누구에게나 에너지가 떨어지고 쉬고 싶은 시간이므로, 이때 억지로 자신을 일으키려 하면 스트레스만 커집니다.
    
    "식사 후 무조건 설거지"라는 공식 대신 "저녁 8시 텔레비전 보기 전", "아침 출근하기 전 마지막 3분"처럼 내가 덜 피곤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완충 시간을 정해두세요.
    
    싱크대 위 '기준점'을 낮추어 첫 그릇이 쌓이는 부담 줄이기
    
    싱크대가 깨끗할 때는 컵 하나를 놓는 게 주저되지만, 하나가 쌓이는 순간 "어차피 나중에 한꺼번에 하자"며 미루는 스위치가 켜지기 마련입니다.
    
    식기건조대나 싱크대 한쪽에 '오늘 쓸 최소한의 식기 구역'을 지정해 두거나, 자주 쓰는 컵과 접시의 개수를 딱 2~3개로 줄여두면 자연스럽게 쌓이기 전에 씻게 되는 완충지대가 만들어집니다.
    
    하루 미루었더라도 스스로를 다그치지 말고 '다정한 마침표' 찍기
    
    피곤해서 하루 설거지를 미루었을 때 "또 시작이네" 하고 자책하면 오히려 마음의 무게 때문에 다음 날 더 시작하기 어려워집니다.
    
    "오늘 너무 피곤했으니 하루 쉬어가는 게 당연하지! 내일 가볍게 해내면 돼" 하고 다정하게 나를 받아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커다란 일도 막상 부딪히면 훌륭하게 해내는 사연자님의 단단한 실행력을 믿어주세요. 이제는 의지로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보다, 내 뇌가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작은 길을 내어주며 한결 가볍고 편안한 일상을 누리시기를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662채택률 8%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겪으시는 현상은 결코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성격적 결함이 아닙니다.
    ​심리사회학에서는 이를 '마찰력의 법칙'과 '기존 상태 유지 편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곤 해요.
    ​우리의 뇌는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소모하려는 본능이 있어서, 이미 휴식 상태에 들어서면 다시 움직이는 데 아주 큰 심리적 마찰력을 느끼게 됩니다.
    ​반대로 친구의 방문처럼 명확한 '외부적 사회적 계기'가 주어지면 강력한 실행 동기가 형성되어 즉각적으로 행동하게 되지요.
    ​따라서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다그치기보다는, 행동의 문턱을 한 단계 낮추는 환경적 장치를 마련하시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설거지를 '완벽히 끝내기'보다 '딱 30초 동안 수저 세 개만 헹구기'처럼 미세한 목표로 설정해 시작에 대한 부담을 없애보세요.
    ​자기 자신을 위한 공간을 정돈하는 과정에서 오는 작은 성취감을 꾸준히 체감하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돌보는 건강한 루틴이 자리 잡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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