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나중에는 제 자신이 싫어집니다

요즘은 별것 아닌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는 제 모습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인데도 순간적으로 기분이 상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신경이 날카로워질 때가 있어요. 그러고 나면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했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가령 물건이 제자리에 없거나 하려던 일이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가 그렇습니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다시 하면 되는 일인데도 그 순간에는 괜히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누가 일부러 저를 불편하게 만든 것도 아닌데 혼자 짜증을 내고 있는 거죠.

 

더 속상한 건 그런 감정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드러날 때입니다. 누군가 평범하게 말을 걸었을 뿐인데 대답이 퉁명스럽게 나가거나, 별 뜻 없는 말에도 괜히 예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화를 낼 만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 순간에는 감정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네요.

 

시간이 조금 지나면 금세 후회가 밀려옵니다. 상대방은 아무 잘못도 없었는데 왜 그렇게 대답했을까 싶고, 조금만 부드럽게 말했어도 됐을 텐데 하는 생각이 계속 남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평소처럼 웃고 이야기하다가도 어느 순간 작은 일 하나에 기분이 확 달라질 때가 있어요. 저조차 제 감정을 예상하기 어려우니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불편할까 싶습니다.

 

특히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낮에 있었던 일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당시에는 별생각 없이 내뱉었던 말인데 나중에는 그 말투와 표정까지 마음에 걸려요.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머릿속에서 자꾸 되짚어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짜증을 냈던 일보다 그런 행동을 한 제 자신이 더 싫어집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 아직도 사소한 감정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나 싶어 속상해져요.

 

작은 짜증으로 시작한 일이 결국 저 자신을 탓하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게 가장 힘듭니다.

 

가끔은 제가 요즘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 건 아닌지 생각합니다. 특별히 큰 걱정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평범한 일상에서도 불편한 부분부터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우울한 기분이라고 하면 슬프거나 눈물이 나는 모습만 떠올렸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도 접했습니다. 저 역시 요즘 느끼는 짜증과 예민함이 단순한 성격 문제인지, 마음이 지쳐서 나타나는 변화인지 궁금해집니다.

 

물론 이런 모습만으로 우울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요. 다만 감정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고, 그 때문에 스스로를 자꾸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점이 신경 쓰입니다.

 

짜증을 내지 않으려고 마음먹을수록 오히려 작은 반응에도 민감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괜찮게 지냈나 싶다가도 사소한 일에 기분이 상하면 또다시 자신에게 실망하게 되네요.

 

혹시 다른 분들도 별일 아닌데 짜증이 늘고, 나중에는 그런 자신의 모습 때문에 속상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감정이 예민해지는 것보다 그 뒤에 따라오는 자책이 더 힘들게 느껴질 때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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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익명3
    저도 사소한 일에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돌아서서 밤새 후회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짜증보다 그 뒤에 오는 자책이 백 배는 더 괴롭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해요. 
    
    저는 그럴 때마다 자책을 끊어내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연습하고 있어요. 첫째는 짜증이 확 올라올 때 숨을 크게 들이쉬며 '아, 내 마음에 지금 방전 경고등이 켜졌구나' 하고 제 상태를 한 걸음 물러서서 인정해 주는 거예요. 둘째는 이미 주변에 예민하게 반응했을 때 밤새 혼자 되짚기보다, 깔끔하게 "아까 내가 피곤해서 말이 조금 예민하게 나갔어, 미안해"라고 한마디 건네고 머릿속에서 털어버리는 연습입니다.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우리 천천히 마음의 여유를 채워가 봐요!
    
  • 익명2
    글을 읽는 내내 제 최근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참 먹먹해집니다. 
    
    예전 같으면 허허 웃고 넘겼을 일에 갑자기 욱해서 짜증이 나고, 밤마다 '내가 왜 그랬을까' 하며 자책의 굴레에 빠지는 그 기분, 정말 괴롭고 힘드셨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이 우울증이라고 하면 무기력하고 슬픈 모습만 생각하지만, 사실 마음의 에너지가 바닥나면 나를 보호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날카로운 짜증과 예민함으로 신호가 온다고 하더라고요. 작성자님이 인성이 부족하거나 나잇값을 못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지금 마음이 "나 너무 지쳤어, 여유가 없어"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 행동을 자책하기보다 고생한 내 마음에 먼저 다정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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