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정신건강연애·이별

헤어진 지 7개월인데 아직도 고수를 빼고 주문해요

어제 쌀국수 시키다가 좀 어이없는 걸 발견함.

요청사항에

'고수 빼주세요'

이렇게 적고 있었음.

근데 나는 고수 좋아함.

많이 좋아함.

전여친이 싫어해서 맨날 빼달라고 했던 거임.

헤어진 지 7개월이나 지났는데 손가락이 아직도 저 문장을 치고 있더라.

생각해보니 이것뿐만이 아님.

원래 공포영화 좋아했는데 걔가 무서워해서 연애할 때 거의 안 봤고, 지금도 영화 고를 때 공포 장르는 그냥 넘김.

걔가 추위를 많이 타서 차에 넣어둔 담요도 그대로 있음.

이건 좀 웃기지만 카페에서 주문할 때도 무의식적으로 두 잔 시킬 뻔한 적 있음.

그렇다고 재회하고 싶은 건 절대 아님.

헤어진 이유도 명확했고 지금 생각해도 그 결정은 잘한 것 같음.

그런데 이상하게 내 일상에는 아직 걔 취향이 남아 있음.

한동안은 그게 미련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음.

오히려 좀 기분 나쁜 건

내가 원래 뭘 좋아했는지 순간순간 헷갈린다는 거.

연애하는 동안 상대방한테 맞춘다는 생각도 안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걸 바꿨던 모양임.

어제는 일부러 고수 추가해서 먹었음.

맛있었음.

근데 괜히 뭔가 되찾은 기분이 들어서 그게 또 웃겼음.

다들 연애 끝나고도 못 고친 이상한 습관 하나쯤 있나요?

댓글6
  • 익명1
    오랜 시간 함께한 만큼 사소한 습관에도 그 사람과의 기억이 남아 있군요. 억지로 잊으려 하기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스스로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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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565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습관이란 관계가 끝난 후에도 몸과 마음에 가장 오래 남아 있는 흔적이에요.
    ​작성자님께서 느끼시는 어색함은 미련이라기보다 일종의 행동 적응 잔재로 볼 수 있어요.
    ​누군가를 깊이 사랑할 때 우리는 상대와 나를 일치시키려는 심리적 동기화를 거치게 돼요.
    ​그 과정에서 자아의 일부분을 상대의 선호에 맞춰 자연스럽게 변화시키곤 하지요.
    ​헤어진 후에도 그 행동 습관이 자동화되어 작동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고수를 추가해 드시며 원래의 취향을 확인하신 것은 아주 훌륭한 자아 회복의 순간이에요.
    ​이전의 나로 완벽하게 돌아갈 필요도 없으며 천천히 자신의 색깔을 재발견해 나가시면 돼요.
    ​잊고 지냈던 공포영화도 한 편 보시면서 나만의 온전한 일상을 가득 채워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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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882채택률 3%
    읽으면서 왠지 마음이 묘해지네요. 헤어진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도 아니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것도 아닌데, 무심코 하는 행동마다 그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게 참 신기하면서도 조금은 낯설 것 같아요. 연애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상대방의 취향에 익숙해지고, 작은 습관까지 자연스럽게 바뀌기도 하니까요. 그때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맞추는 일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많은 부분을 조정하며 지냈는지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고수를 추가해서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가 참 좋네요. 그건 단순히 음식을 취향대로 먹은 게 아니라, 잊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다시 발견한 순간이었을 테니까요. 그렇다고 지난 연애의 흔적을 억지로 지우려고 애쓸 필요는 없어요. 어떤 습관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어떤 기억은 남아 있다가도 어느 순간 아무렇지 않아지거든요. 누군가를 사랑하며 달라졌던 나도 나이고, 이제 다시 나를 찾아가는 나도 나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눈치 보지 말고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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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2,039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헤어진 지 7개월이 흘렀는데도 쌀국수를 주문하며 무심코 '고수 빼주세요'를 치고 있던 손가락을 보았을 때, 만감이 교차하면서도 순간 헛웃음이 나왔을 그 심정에 깊이 공감합니다. 재회를 바라는 미련이 전혀 아님에도 내 일상과 습관 곳곳에 전 연인의 흔적이 짙게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느껴지는 어이없음과 약간의 씁쓸함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우리는 상대를 배려하느라 스스로 깨닫지도 못한 채 수많은 행동과 취향을 조정하게 됩니다. 그것은 내 주관을 잃어버려서가 아니라, 그 당시 상대를 향했던 사연자님의 진심 어린 다정함과 배려가 몸에 자연스러운 '기억 습관'으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내 진짜 취향을 되찾고 나만의 일상 리듬을 온전히 회복해 나가기 위한 4가지 실천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몸에 남은 옛 습관을 미련이 아닌 '지나간 배려의 흔적'으로 바라보기
    
    무의식적으로 두 잔을 주문하려 하거나 차 안의 담요를 볼 때 "내가 아직도 미련이 있나" 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기분 나빠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그 시절 누군가를 성실하게 사랑했던 사연자님의 다정한 흔적일 뿐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옅어질 행동에 불과합니다.
    
    둘째, 고수를 추가했던 것처럼 하나씩 '내 원래 취향'을 수집해 보기
    
    어제 일부러 고수를 추가해 맛있게 드셨던 것처럼, 오랫동안 멀리했던 공포영화를 틀어보거나 내가 진짜 좋아하는 메뉴를 선택해 보세요.
    
    타인에게 맞추어져 있던 일상의 조각들을 하나씩 내 취향으로 교체해 나갈 때, 나만의 일상을 되찾는 소소하고 즐거운 해방감을 누릴 수 있습니다.
    
    셋째, 차 안의 담요나 남은 물건들을 내 방식대로 재정의하거나 비워내기
    
    전 연인의 추위를 위해 넣어두었던 차 안의 담요처럼, 상대의 흔적이 남은 물건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기꺼이 치우거나 오롯이 나를 위한 용도로 바꿔보세요.
    
    내 공간과 물건의 주권을 다시 가져오는 과정 자체가 마음의 정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넷째, '진짜 나'를 찾아가는 현재의 시간을 기쁘게 누리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순간 헷갈리는 것은, 이제 다시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남의 눈치를 보거나 맞출 필요 없이, 내가 좋아하는 향과 맛, 취미로 일상을 가득 채워가시기를 바랍니다.
    
    고수를 듬뿍 넣어 쌀국수를 드시며 느꼈던 그 작은 되찾음의 기쁨처럼, 앞으로의 일상에서도 나만의 진짜 취향과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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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241채택률 5%
    ㅋㅋㅋㅋ 고수 빼달라는 요청사항 하나에 7개월 전 연애의 흔적이 남아 있다니요. 사람은 헤어졌는데 손가락은 아직 이별 통보를 못 받았나 봅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조금 짠하기도 해요. 누군가와 오래 함께하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상대가 좋아하는 것의 경계가 조금씩 흐려지잖아요. 상대가 싫어하는 건 나도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되고, 상대가 좋아하던 것들은 어느새 내 일상에 자리 잡고요.
    
    그러다 헤어지고 나면 문득 깨닫는 거죠. 아, 이건 걔 때문에 안 하던 거였지. 아, 이것도 걔랑 함께하던 습관이었지.
    
    어쩌면 가장 쓸쓸한 건 그 사람이 없는 사실보다, 아무렇지 않게 반복하던 일상 속에서 뒤늦게 그 사람의 빈자리를 발견하는 순간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니고요. 잘 헤어졌다는 확신과 가끔 떠오르는 익숙함은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고수를 추가해서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ㅋㅋㅋ 이제 입맛은 되찾으셨으니 다음은 차 안 담요네요. 담요도 이제 새 주인을 만나든지, 차박용으로 승진하든지 해야겠습니다.
    
    농담은 이쯤 하고, 좋아하는 걸 다시 좋아하게 되는 순간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누군가를 좋아하느라 바뀌었던 취향도, 함께한 시간에 익숙해진 습관도 그때의 진심이었을 테니까요. 굳이 부정하거나 후회할 필요는 없겠죠.
    
    그 사람을 좋아했던 나도 나였고, 이제 고수를 좋아하는 나도 나니까요.
    
    다만 다음 쌀국수 주문부터는 고수 많이 넣어달라고 하세요. 7개월이나 기다린 고수에게도 너무 가혹한 처사였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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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289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헤어진 지 7개월이 지났는데도 무심코 예전 연인의 취향을 따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웃기면서도 묘한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특히 미련은 없는데도 내가 원래 좋아했던 것까지 잠시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셨을 것 같아요.
    
    이는 반복된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지는 ‘습관화’와 가까운 현상입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동안 상대의 취향에 맞춰 반복했던 행동은 의식적인 선택을 넘어 일상의 자동적인 패턴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헤어진 뒤에도 그런 행동이 남아 있다고 해서 반드시 미련이 있거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이번에 고수를 추가해 드시면서 되찾은 기분이 들었다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맞춰 왔던 취향을 하나씩 돌아보며,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원하는 사람인지 다시 알아가는 과정일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예전 습관을 발견할 때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하고 가볍게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연애는 서로에게 맞춰 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맛있게 드신 고수 한 접시처럼, 작성자님이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되찾으며 자신만의 일상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가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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