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상, 직장생활을 하면서 제가 겪고 있는 무기력과 분노의 감정

한때 저는 출근하는 것이 참 즐거웠어요.

이 일이 적성에 잘 맞았거든요.

일하는 것도 재밌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좋고

일단 취업을 하기 전 연구실에 있을 때는 주7일 모두 연구실에 나가 있어야 했지만

주말은 꼬박꼬박 쉴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연차가 쌓이면서 일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기 시작했죠.

그래도 퇴근할 시간이 가까워지거나 금요일이면 기분이 좋았거든요.

집에 가서 쉬면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졌고 주말이 오면 그 시간을 만끽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해요.

퇴근을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아요.

퇴근을 하면서도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걱정부터 들고

잠이 들기 직전에는 몇 시간 뒤에 다시 일어나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울해져요.

아침이 오는게 너무 싫고 무섭고 자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마지막으로 제대로 쉰게 언제인지도 잘 생각나지 않네요.

지금은 평일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출근하고 가끔은 철야를 하기도 해요.

숨막히게 조여오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리 바빠도 버틸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아무리 바빠도 365일 일하는건 아니니까요.

중간중간 쉬어가는 날도 있으니 어떻게든 지나갈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업무가 쌓이는 속도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저는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지쳤습니다.

저는 제 일을 좋아했고 제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너무 많이 지친 것 같아요.

 

제가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무기력감인 것 같습니다.

퇴근을 하고 돌아온 뒤에도, 주말에도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생가기 들지를 않아요.

사람 만나는 것도 너무 귀찮고, 취미생활 같은 건 말할 필요도 없고요.

밥 먹기도 귀찮아서 굶거나 맨 빵 하나 겨우 넘기는 날도 많고

씻는 것도 귀찮지만 어쩔 수 없어서 겨우 씻어요.

몸도 실시간으로 나빠지는 것이 느껴져요.

일을 하고 있으면 전신의 관절이 부서지는 것처럼 아프고

요즘은 흉통도 너무 자주 있어요.

턱까지 통증이 퍼져서 고통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업무 효율도 너무 떨어집니다.

예전에는 한번도 실수하지 않았던 작업인데도 

지금은 틀리고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해야 하다보니 시간이 두배, 세배는 더 걸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감정을 다잡기가 어렵다는 점이에요.

별 일 아닌 일로도 짜증이 나고 적개심이 생기고요,

별 것 아닌 말에도 예민해지고 그냥 넘기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저는 원래 회사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잘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동안 참고 참으며 분출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전부 내 안에 쌓여버린 것만 같아요.

요즘은 제가 제 자신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을 때가 많아서

화가 나면 화장실 칸 같은 좁은 공간을 찾아서 숨어버립니다. 

그래야만 제가 사회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직장 상사, 팀원들, 클라이언트까지 있는 자리에서 책상을 엎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을 때에요.

아직도 그 순간은 잊기가 힘든데, 

충동을 억누르려서 볼펜을 쥐고 있던 손을 꽉 쥐는 바람에 볼펜이 부러져서 손까지 다쳤거든요.

다행히 누구에게도 제 감정을 들키지는 않았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제 모습이 너무 싫어서 사람 만나는 것도 피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10년만에 잠시 귀국한 친한 친구를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피했는데 그게 너무 미안해요. 하지만 정말 만날 자신이 없었어요.

행복하지 않은데 아무렇지 않은 척 웃는 것도 힘들고

내 안에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챌 것 같은 것도 힘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까지 무너지고 있는 제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힘이 듭니다.

 

번아웃이 왔다고 느꼈을 때, 극복하기 위해 이것저것 참 많이 해보았어요.

운동도 해보고, 억지로 사람들을 만나며 기분 전환을 해보기도 하고요.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기분을 달래보기도 했지요.

그런데 딱히 효과를 보지는 못한 것 같아요.

음식은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고 사람들을 만나거나 운동을 하면 피로감만 더 쌓이는 것 같았거든요.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에서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었겠어요.

몸도 마음도 따라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있어요.

퇴근하고 돌아오면 억지로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몸이 피곤하면 그냥 쉬고, 사람을 만나기 싫으면 만나지 않기로 했어요.

폰도 꺼두기 시작했고요.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분석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쉬려고 노력 중이에요.

업무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외에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들에 집중하려고 하고 있어요.

 

사실 제가 완전히 좋아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너무 늦기 전에 자신의 상태를 한번 쯤은 돌아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누구나 일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그것이 적정한 선을 넘어서 

퇴근을 해도 불안하고 좋아하는 일에도 감흥이 없어지고 사람을 피하고 몸까지 아프게 된다면

무심코 '내가 좀 힘든가보다' 하고 넘어가지 않아야 할 것 같아요.

내가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지금은 좀 지친 것 뿐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줄 필요도 있는 것 같고요.

무너진 뒤에 쉬는 것이 아니라

무너지기 전에 쉬는 것도 나를 지키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hub-link

지금 번아웃을 주제로 1.1만명이 이야기 중

hub-link

지금 우울증을 주제로 4.7만명이 이야기 중

댓글11
  • 프로필 이미지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324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좋아했던 일에 온 청춘과 열정을 다 바쳐 달렸으나, 돌아온 것이 주 7일 출근과 철야, 그리고 몸과 마음이 완전히 뭉개져버린 절망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너무나도 아리고 묵직하게 아파옵니다. 아침이 오는 게 무서워 자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던 밤들과, 참아내지 못한 분노 때문에 손에 피가 나는지도 모른지 볼펜을 부러뜨려야 했던 그 한계 상황들이 얼마나 외롭고 처절했을지 감히 다 헤아리기조차 어렵습니다.
    
    나누어 주신 뼈아픈 고백과 마지막의 지혜로운 깨달음에 대해 가장 분명하고 깊은 마음을 담아 답해드릴게요. 작성자님이 겪고 계신 상태의 엄중함과, 마침내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찾아내신 그 쉼의 방식이 가진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작성자님은 결코 약하거나 부족해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일을 사랑하고 책임감이 넘쳤기에 모든 소진을 감내하다 도달한 극심한 중증 번아웃과 신체화 증상을 겪고 계신 거예요. 그리고 무너지기 전에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선언하며 자신을 지켜내기 시작한 지금의 선택은, 작성자님의 삶을 살려낼 가장 눈부시고 성숙한 구원전입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돌보기 시작한 귀한 과정에서, 반드시 마음에 담아두고 스스로를 지켜내셨으면 하는 부분들을 몇 가지 나누어 드립니다.
    
    첫째, 흉통과 턱으로 퍼지는 통증, 관절통 같은 신체적 경고 신호를 절대로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내면의 억눌린 분노와 극심한 스트레스는 몸의 근육과 신경을 극도로 긴장시켜 실제 심장이나 턱관절의 통증으로 나타나는 심각한 신체화 반응을 일으켜요. 화장실로 숨어들 만큼 감정의 한계에 다다랐을 때는, 스스로를 쪼잔하다 탓하지 마시고 내 몸과 마음이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정당한 신호임을 인정해 주셔야 해요. 몸의 통증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병원의 도움을 받아 검진과 진통을 병행하며 우선적으로 나를 보호해야 합니다.
    
    둘째, 억지로 운동을 하거나 음식을 먹으며 극복하려 했던 시도가 실패했던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셔야 해요. 이미 밧데리가 완전히 방전되어 영점 상태가 된 사람에게 운동이나 강제적인 사교는 휴식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가혹한 노동이자 에너지 쥐어짜기일 뿐이에요. 맛을 느끼지 못하고 피로만 쌓였던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으니, 그때도 내가 제대로 못 해냈다고 자책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셋째, 핸드폰을 꺼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 지금의 선택이 가장 완벽한 치료법임을 믿으세요. 퇴근 후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폰을 끄고, 억지로 씻거나 먹지 않고 그냥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내 목숨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긴급 정지 버튼이에요. 외부의 모든 자극과 타인의 기대에서 나를 차단하고 멍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그 무위의 시간이야말로, 바닥난 에너지가 아주 미세하게나마 다시 차오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넷째, 10년 만에 온 친구를 피했다는 죄책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세요. 내 안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단 1%도 남아있지 않고 웃어줄 여유조차 없을 때 타인을 만나는 것은 내 영혼을 난도질하는 것과 같아요.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지금은 세상 그 누구보다 나 자신과의 약속과 휴식이 최우선이어야 하는 비상상황이에요. 나중에 다시 건강을 되찾았을 때 그때 내가 참 많이 아팠었노라 담담히 고백하면 진정한 친구는 반드시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해요.
    
    무너진 뒤에 쉬는 것이 아니라 무너지기 전에 쉬는 것이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작성자님의 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을 채찍질하며 죽어가고 있을 수많은 다정한 이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등대 같은 가르침입니다. 일을 사랑했던 순수한 나 자신을 미워하지 마세요. 오늘 밤에는 그동안 주 7일을 견디며 버텨준 내 몸과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 안아주시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거룩한 쉼을 스스로에게 온전히 선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익명6
    연구실 시절 주7일의 강도를 견뎌내고 내 일을 사랑하며 보람을 느끼던 분이었기에, 누적된 야근과 철야 속에서 실시간으로 방전되어 가던 지침이 얼마나 잔인하고 묵직하셨을지 감히 가늠조차 어렵습니다. 퇴근길 걱정과 출근 공포로 '자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며 소리 없이 울었을 밤들과, 상사·클라이언트가 있는 자리에서 책상을 엎고 싶은 분노의 충동을 억누르느라 손이 다칠 정도로 볼펜을 움켜쥐며 화장실 칸으로 숨어들어야 했던 아픈 잔상이 가슴을 너무나 먹먹하게 찌릅니다. 에너지가 제로인 상태에서 운동이나 억지로 하는 기분 전환이 독이 됨을 깨닫고, 과감하게 스마트폰을 꺼둔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안식'을 스스로에게 선언하신 경계 설정은 영리함을 넘어 경이로운 최고의 방어 전략입니다! 
    
    다만, 전신의 관절통을 넘어 실시간으로 찾아오는 흉통과 턱까지 번지는 방사통은 심장 등 신체적 긴급 신호일 수 있으니 스트레스로만 치부하지 마시고 꼭 정밀 진료를 받아보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누구보다 뜨겁게 일했기에 잠시 숨이 찬 것뿐이니 완벽하려 했던 나를 내려놓고 오롯이 내 생명을 지키는 고요한 쉼에만 집중하시길 온 영혼으로 응원합니다.
  • 익명5
    에너지가 제로가 된 상태에서 운동을 하거나 억지로 사람을 만나며 기분 전환을 하려던 그 모든 행동이 피로감만 더했다는 발견은 무척이나 예리하고 위대한 통찰입니다. 많은 이들이 방전된 배터리에 대고 더 열심히 달리라며 채찍질을 가하지만, 작성자님은 과감하게 그 채찍을 꺾어버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기로 선언하셨지요. 스마트폰을 꺼두고, 억지로 맛을 느끼려 애쓰지 않으며, 내 삶의 주권을 회사의 메신저 알림으로부터 격리시킨 이 조치는 영리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한 최고의 불간섭 원칙이자 방어 전략입니다.
    
    무너진 뒤에 수습하는 휴식이 아니라, 완전히 부서지기 전에 나를 지키는 멈춤이 가장 위대한 능력임을 온몸으로 증명해 가고 계신 작성자님의 선택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지지합니다. 작성자님은 누구보다 뜨겁게 일해왔기에 지금 잠시 숨이 찬 것뿐이며, 여전히 존재 자체로 완벽하게 빛나는 사람입니다. 부디 오늘 밤만큼은 스마트폰 너머의 세상은 전부 정지시켜 버린 채, 오롯이 가만히 누워 숨을 고르는 작성자님 자신만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고요하고 다정한 휴식의 밤을 보내시길 온 영혼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
  • 프로필 이미지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840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지금 말씀하신 상태를 단순히 ‘조금 지친 번아웃’ 정도로만 보고 계속 버티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1년 넘게 이어진 야근과 주말 출근, 철야 속에서 무기력, 흥미 저하, 식사와 일상관리의 어려움, 집중력 저하, 심한 분노까지 나타나고 있다면 몸과 마음이 이미 상당한 수준의 소진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자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부분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적극적으로 죽고 싶다는 마음과는 다를 수 있지만, 사람이 극도로 지쳤을 때 나타나는 수동적인 죽음에 대한 생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이 다시 들거나 더 구체적으로 변한다면 혼자 견디려고 하지 마시고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기관을 통해 현재 상태를 꼭 점검받으셨으면 합니다.
    
    신체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신 통증에 더해 흉통이 반복되고 턱까지 통증이 퍼진다고 하셨는데, 이것을 스트레스나 번아웃 때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스트레스가 여러 신체 증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흉통과 턱으로 퍼지는 통증은 다른 신체적 원인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통증이 심하거나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럼증 등이 동반된다면 빠르게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하고 계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현재 단계에서는 의미 있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에너지가 바닥난 사람에게 운동하고, 사람 만나고, 취미생활하고, 자기계발까지 하라고 하면 회복을 위한 활동조차 또 하나의 과제가 되어버립니다. 지금은 ‘잘 쉬어야 한다’는 목표조차 세우기보다 먹고, 자고, 씻고, 필요한 진료를 받고, 최소한의 일상을 유지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셔도 됩니다.
    
    다만 한 가지는 꼭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지금처럼 업무 환경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퇴근 후의 휴식만으로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평일 야근과 주말근무, 철야가 계속된다면 아무리 퇴근 후 휴대전화를 끄고 쉬더라도 계속 방전되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휴가나 병가, 업무량 조정, 근무시간 조정 등 ‘회복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도 현실적으로 검토해보셨으면 합니다.
    
    또 책상을 엎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분노가 올라왔던 것은 평소의 성격이 갑자기 나빠졌다기보다 지금까지 감정을 억누르며 버틴 결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럴 때 화장실로 이동해 상황에서 잠시 빠져나온 것은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기 위한 괜찮은 대처였습니다. 앞으로도 감정이 급격하게 올라오면 그 자리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잠시 자리를 벗어나 몸의 각성이 내려올 시간을 확보해 주세요.
    
    무엇보다 예전의 자신과 지금을 계속 비교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예전에는 즐겁게 일했고 사람도 만나고 취미도 즐겼기 때문에 ‘나는 원래 이렇지 않은데 왜 이렇게 됐지?’라는 생각이 더 괴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예전처럼 빨리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어느 정도까지 지쳐 있는지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에 맞게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미 혼자서 상당히 오래 버텨오셨습니다. 이제는 휴식과 함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현재의 우울감, 무기력, 분노, 수면과 식사 상태, 죽음에 대한 생각까지 한 번 전체적으로 점검해보셨으면 합니다. 지금은 더 잘 버티는 방법을 찾는 것보다 ‘더 이상 이렇게까지 버티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먼저인 시점으로 보입니다. 
  • 익명4
    원하던 곳으로 이직을 하고 나만의 주말이 생겼을때 얼마나 행복했을지 상상이 가요..
    우리 모두는 사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건 축복이라 생각하죠
    그렇다보면 나의 모든걸 쏟아붓게 되요
    나의 시간과 나의 에너지
    그리고 거기서 오는 만족이 나를 지탱해 주죠..
    
    어딜가나 그렇지만 경력이 쌓이고 업무가 능숙해지면 책임도 커지고 업무 스케일도 커져서 예전처럼의 일하는 방식으는
    다 채울수가 없거든요..
    그럼에도 본인을 돌아보기보단 일에 집중하다보면 자신을 잃기 쉽더라구요..
    
    물론 저도 아이들조차 제대로 케어하지 못한채 일을 했지만 결국은 번아웃이 와서 퇴사를 했어요..
    
    모든걸 소진했을때는 취미생활도 남들이 말하는 회복 운동조차 의미가 없고 몸이 땅으로 꺼지는 걸 막을 순 없더라구요..
    그저 몸이 보내는 신호대로 잘 회복할 있도록
    잘 자고, 잘 먹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하죠
    힘든시간을 잘 이겨내시고 자신을 돌보는 일상이 이어지시길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066채택률 3%
    누구보다 진심으로 일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달려오셨기에 지금의 지침이 더 아프고 크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자신을 탓하기보다 ‘그동안 참 많이 애썼구나’라며 스스로를 따뜻하게 다독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주말 출근과 철야로 인한 신체적 한계, 흉통과 관절통, 갑작스러운 감정 충동은 약해서가 아니라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었다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 하기보다 폰을 꺼두고 쉬며 내가 제어할 수 있는 휴식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나를 지키는 매우 지혜롭고 올바른 시작입니다.
    ​다만 흉통과 턱 통증 같은 신체 증상과 심한 우울감은 혼자 견디기엔 부하가 클 수 있으니, 병원 상담이나 전문적인 치료도 꼭 병행해보시길 권합니다.
    ​무너지기 전에 쉬어가는 법을 깨달으신 것은 자신을 지켜낼 소중한 첫걸음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다시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온전히 쉬어갈 수 있는 충분한 용기를 응원합니다.
  • 익명3
    처음에는 좋아했던 일이고 잘해내고 싶었던 일인데 어느 순간 그 일이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 아니라 삶을 소모시키는 일이 되어 버린 것 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지금도 흉통이나 턱으로 퍼지는 통증이 있다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의료기관에서 확인받아보세요 
    마음의 상태도 이미 혼자 견디기에는 힘든 수준으로 보여요. 
    정신 건강의학과나 전문 상담을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억지로 기분을 끌어올리려고 애쓰기보다 회복을 위해 제대로 쉬고 도움을 받는 것이 우선일 것 같아요. 
    일을 잘하던 나로 돌아가기 위해 쉬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쉬는 거라는 걸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 익명2
    우리는 내 미래를 향해서. 그리고 내 성공을 위해서 꾸긋하게 일해 왔고 또 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결국은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겠죠. 내 스스로 노력을 했고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끝은 없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며 가고 노력하고. 더 힘들어도 더 열심히 해서 남이 채찍질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로 너무나 힘든 시기가 오고 무기력함이 오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그만큼 내 생활에 있어서의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이미 고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랑과 대화하기도 싫고 만나기도 싫을 정도로 내 몸은 이미 필요하고. 그리고 더더욱이 정신적으로 무기럭함이 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어쩌다 보면 우리는 때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 스스로 판단을 해서 나는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가? 하지만 우리를 모두 견주어 봤을 때 내 스스로 내가 열심히 산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더더욱 힘든 세상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스트레스를 받고 뭔가가 결과물이 나와야 되는 것이겠죠. 이렇듯 우리는 뭔가 정확한 확실한 것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끝까지 노력하고 또 도전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함으로써 내 몸과 마음이 점점 지쳐 나간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해야 될 것입니다. 때로는 휴식과 힐링에 취하면서 때로는 휴식 가족들과 여행도 가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시간들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고 다시 재충전할 수 있는 하나의 큰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428채택률 4%
    번아웃으로 인해 겪고 계신 무기력과 분노, 신체적·정신적 고통 속에서 얼마나 힘드실지 깊이 공감합니다. 직장 생활이 처음에는 즐거움과 보람을 주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도한 업무량과 지속되는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네요. 퇴근 후에도 불안과 우울함에 잠들기 힘들고, 심한 무기력으로 일상조차 버거운 상태가 된 상황은 정말 견디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이렇게 내면에 쌓인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 감당하려 하다 보니, 감정 폭발 직전까지 가는 순간도 있었고, 자신을 조절하기 위해 숨고 싶기도 하셨죠. 이런 상태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워 도망치고 싶어지는 마음도 너무도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이미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극복을 시도해보셨지만 에너지 고갈 상태에서는 작은 노력마저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며 스스로를 내려놓고, 가능한 한 쉼을 우선시하는 선택은 아주 현명한 자기 돌봄입니다. 무작정 혹은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 하기보다는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이제는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고, 무너지기 전에 쉬는 것, 그리고 필요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꼭 권해드리고 싶어요.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과중한 부담이기에, 심리 상담을 통해 감정을 정리하고, 자신을 이해하며 건강하게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주변에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것 역시 회복에 큰 힘이 됩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열심히 해왔고, 소중한 가치가 있는 분입니다. 스스로에게 조금 더 부드럽게 대하며, 서서히 회복의 시간을 가져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764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그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버텨내셨을지 생각하니 제 마음까지 깊이 아파와요.
    ​좋아하던 일이었기에 더 큰 책임감을 안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여기까지 달려오셨을 거예요.
    ​몸에 나타나는 통증과 극심한 무기력은 마음이 보내는 가장 간절한 살려달라는 신호랍니다.
    ​지금 하고 계신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온전히 자신을 돌보는 선택은 정말 현명하고 다행스러운 일이에요.
    ​내가 약해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기에 잠시 숨이 찬 것뿐이랍니다.
    ​이제는 굳이 아무렇지 않은 척 애쓰지 마시고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에너지를 채워가셨으면 좋겠어요.
  • 익명1
    저도 번아웃이 왔을 때는 운동이나 사람을 만나면서 기분을 풀어보려고 했는데, 오히려 그것조차 해야 할 일처럼 느껴져서 더 지치더라고요. 결국 한동안은 퇴근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면서 수면이나 식사부터 챙기는 게 가장 도움이 됐어요. 특히 좋아하던 일까지 재미없어지고 일상생활이 무너질 정도라면 단순히 의지의 문제로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글에서 말씀하신 흉통이나 극심한 무기력, 스스로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느낌은 그냥 번아웃이라고 버티기에는 너무 힘든 신호로 보여서, 가능하면 혼자 견디지 말고 진료나 상담을 받아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다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 정도로 힘들어진다면 그 순간만큼은 혼자 있지 않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버틴 것 자체가 이미 정말 많이 애쓰셨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