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제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뭐 하나 크게 잘못된 건 없는데 하루가 재미없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귀찮았습니다. 퇴근하면 소파에 앉아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았고 주말에도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없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별것 아닌 일에도 웃고 즐거워했는데 요즘은 좋은 일이 생겨도 크게 기쁘지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회사 일이 조금 바빴던 시기이기도 했고 잠도 부족했으니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태가 계속되다 보니 혹시 우울증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병원에 바로 가기에는 제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건가 싶어서 우선 우울증 자가검진부터 해봤습니다.
결과는 우울 안정 상태였습니다.
결과를 확인하고 나니 일단 마음이 놓였습니다. 제가 걱정했던 것만큼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결과만 보고 아무 문제도 없다고 넘기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제가 무기력하고 의욕이 떨어졌던 건 사실이었으니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최근 몇 달 동안 일과 집만 반복하면서 제 생활에 재미가 너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거창한 계획 대신 예전에 좋아했던 것들을 하나씩 다시 해보기로 했습니다. 주말에 집에서만 지내지 않고 가까운 곳에 나가기도 했고,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에게 먼저 연락도 해봤습니다.
퇴근 후에는 업무 생각을 계속 붙잡고 있기보다 음악을 들으면서 산책하는 시간도 만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처음에는 귀찮기만 했던 일들이 조금씩 다시 재미있어졌습니다. 예전처럼 매일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계속 머물러 있지는 않게 됐습니다.
지금은 잠자는 시간과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하고, 스트레스가 쌓였다는 느낌이 들면 무작정 참고 넘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번 자가검진을 하면서 느낀 건 결과 자체보다 내 상태를 한번 제대로 돌아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가검진을 망설이는 분들도 결과가 무서워서 피하기보다는 현재 내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해보는 정도로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결과가 안정적으로 나오더라도 힘든 감정이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그 부분은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마음이 힘들 때는 무조건 참고 버티는 것보다 왜 그런지부터 돌아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