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사던 붕어빵이 올해는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어요

작년 겨울에는 퇴근길에 붕어빵을 자주 샀다. 버스 정류장 앞 포장마차가 있었다. 두 개 사서 하나는 오는 길에 먹고 나머지 하나는 집에서 먹었다. 별것 아닌 습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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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그 자리에 가게가 생겼다. 가격은 조금 올랐고 주인도 바뀐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매일 그 앞을 지나면서도 한 번도 사 먹지 않았다. 어느 날 그 사실을 깨달았다. 먹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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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안 고픈 건 아니다. 끼니는 챙긴다. 회사에서도 평소처럼 지낸다. 집에 와서 TV를 켜고 웃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다. 꼭 해야 하는 일들이 하루를 거의 다 채우고 남은 시간에는 그냥 누워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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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주말에 같이 전시회를 보자고 했다. 예전엔 내가 먼저 찾던 행사다. 이번에는 미안하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면 피곤하다고 답했다. 정말 피곤하긴 했다. 하지만 하루 종일 뭘 한 것도 아니다. 피곤해서 못 나가는 건지, 나갈 마음이 없어 피곤한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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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신경 쓰이는 건 스스로에게 화도 잘 안 난다는 거다. 빨래가 쌓여도, 책이 쌓여도 그냥 지나간다. 예전에는 정리하고 나면 개운했는데 지금은 정리해도 별 느낌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우울해 보일까 싶어 주변에는 별 얘기를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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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붕어빵 하나를 억지로 사봤다. 맛은 있었다. 따뜻했고 달았다. 다만 예전처럼 내일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날 집으로 걸어오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웠다. 없어지는 게 음식 취향 하나뿐은 아닌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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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이 줄어드는 일이 계속된다면 어떻게 도움을 구해야 할까요? 우울증인지 다른 이유인지는 진료로 확인해야겠지만, 제가 느끼는 변화를 설명할 말이 많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붕어빵이 안 먹고 싶다'고 말하면 어디서부터 이해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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