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제가 좀 달라졌다는 말을 주변에서 몇 번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집에 들어오면 그냥 소파에 앉아 있게 되더라고요. 주말에도 특별히 약속이 없으면 하루가 그냥 지나갔고요.
그렇다고 매일 슬프거나 힘든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뭘 해도 귀찮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제가 제일 신경 쓰였던 건 아침이었습니다. 알람을 몇 번씩 끄면서 일어나는 날이 많아졌고 출근 준비를 하면서도 '오늘 하루 또 어떻게 보내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체력이 떨어졌나 싶어서 주말에 잠을 많이 자봤습니다. 운동도 다시 시작해봤고 비타민도 챙겨 먹었습니다. 그런데 잠을 많이 잔다고 해서 기분까지 좋아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혹시 우울증 증상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자가검진을 해봤습니다.
결과는 우울 안정 상태였습니다.
솔직히 결과를 보고 조금 안심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만 '안정 상태니까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무기력하고 의욕이 떨어진 건 분명했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생활을 한번 제대로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일단 평일에는 늦게까지 휴대폰을 보지 않으려고 하고 아침에는 일부러 커튼을 열어놓습니다. 퇴근하고 바로 눕는 것도 줄이고 저녁 먹고 집 근처를 조금씩 걷고 있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며칠 이어가니까 하루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특히 계속 미뤄두던 집안일을 하나씩 처리하면서 '내가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건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지금은 처음처럼 모든 게 귀찮다는 느낌은 많이 줄었습니다. 아직 컨디션에 따라 기분이 가라앉는 날도 있지만 예전처럼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번에 자가검진을 해보면서 오히려 제 생활을 돌아보게 된 게 가장 큰 변화였던 것 같습니다.
혹시 검사를 해볼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너무 겁먹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자가검진 결과가 진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처럼 결과가 안정적으로 나오더라도 계속 힘든 상태가 이어진다면 그냥 참고 넘기지 말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큰 문제가 있어야 도움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지금 힘들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생활을 한번 돌아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