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정신건강관계·소통연애·이별

먼저 연락하지 않는 남자

첫연애, 매번 내가 먼저 연락하고 돈도 시간도 내가 더 많이 쓰고 사과도 많이 해야 하는 연애에 지쳐서 그 남자에게 말 없이 연락을 끊고 SNS도 제한했습니다.

 

지금 연락을 끊은지 4일차인데요. 그 사람은 아마 3~5일 정도면 내가 다시 연락할 줄 알지 않을까 싶네요. 3~5일이 마지노선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사람의 예의 없던 행동이 많이 생각나요.

 

1. 클럽 거리 사진을 찍어서 내 반응을 살펴보거나

2. 전화를 걸었는데 콜백을 하거나 왜 전화했는지 묻지 않거나

3. 내 몸과 성행위에 대한 말에 잘 반응 한 거나

4. 2번 홧김에 헤어지자고 말하고 진짜 떠나려고 할 때 붙잡거나

5. 화났을 때 사과하지 않고 전화로 자기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 고집을 피우거나

6. 밤에 혼자 나가도 관심 없고

7. 다른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도 관심 없고

8. 내가 그 사람을 찾아간 당일에 못 만난다고 하기

9. 경제적 여유는 그 남자가 더 많은데 숙소비용 한 번이라도 스스로 낸 적 없음.

10. 약속 스케줄 하루 전 또는 당일에 못 만난다고 하기

11. 못 만났을 때 위로는 커녕 대층 넘어가기

이렇게 적으니 제가 정말 정말 쓰레기를 만났네요.

 

그 사람이 나한테 소리친 후 나의 '억압' 방어기제가 강해져 평소에도 멍하거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러 고속버스를 오래 타 무릎이 아파 이젠 제대로 뛰기 힘들어지고 심하게 찌릿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 이 이모지로 내가 한심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 이모지가 무섭습니다.

 

그 사람은 저를 여자친구가 아닌 섹파, FWB 정도로 생각한 것 같아요. 성행위에 대한 예의는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 모습에 빠져서 좋은 사람인 줄 알았나 봐요.

 

사실 그 사람이 먼저 연락 해주길 내심 바라고 있어요. 얼마나 바랬으면 그 사람이 꿈에서 선톡하는 꿈을 꿀까요...?

그 사람에게 내가 쓴 편지와 선물에 대한 걸 인정받고 싶고요. 위로와 걱정도 받고 싶었어요...

 

그 사람은 외국인이라서 저는 타국 생활이 힘들까 걱정도 많이 했고 그 사람의 고국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직접 그 나라 음식을 만들거나 식당을 혼자 가거나 그 사람의 언어로 편지까지 매일 써서 보냈어요. 그렇게 하면 날 더 사랑할 줄 알았어요. 

근데 돌아온 건 당연함과 오만함...

 

이제 저는 그 남자 같은 사람을 만날까 봐 관계를 가지기 두려워졌어요.

 

그래도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자책과 불안이 생겼는데 그 사람과의 연락을 멈추자 아침에 자책과 불안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요. 

 

신기한 소식도 하나 알려드릴게요. 사실 그 사람을 만나기 1주일 전부터 안 좋은 일이 생겼었거든요. 

친구의 부고 소식 듣기 할머니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기 지갑 잃어버리기 그 사람과 싸우기...

 

정말 조상이 도운 걸까요?

 

대힉생 코 묻은 돈으로 만든 고생을 멍청하게도 고마움도 느끼지 않으며 받은게 정말 화나요.

 

이런 처절한 첫 연애를 1년이 되기 전애 끊어서 다행이애요

 

 

 

 

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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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897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첫 연애라는 소중한 마음과 시간 동안 혼자서 너무나도 외롭고 고단한 싸움을 해오셨군요.
    
    말없이 연락을 끊고 SNS를 제한한 4일째, 마음속에서는 억울함과 허탈함, 그리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그 사람에게 사과와 인정을 받고 싶은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치고 계실 겁니다. 그 사람이 꿈에 찾아올 정도로 간절했던 마음, 내가 진심을 다하면 언젠가는 상대도 나를 알아주고 더 사랑해 줄 거라 믿었던 그 고운 마음이 눈에 보여 가슴이 아립니다.
    
    상대방의 태도와 관계의 본질
    작성해 주신 11가지 행동들을 보면, 그 사람은 연인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를 완전히 저버린 상태였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더 있음에도 데이트나 숙소 비용을 미루고, 약속을 당일에 취소하며, 감정적 위로나 걱정조차 해주지 않은 것은 연애가 아니라 일방적인 착취에 가깝습니다. 타국 생활을 걱정해 그 나라 언어로 편지를 쓰고 음식을 만들며 온 마음을 다했던 당신의 진심을, 상대는 당연함과 오만함으로 이용한 것이 맞습니다.
    
    지금 느끼는 미련과 인정 욕구의 이유
    그 사람을 여전히 기다리고, 편지와 선물에 대해 위로나 사과를 받고 싶어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을 사랑해서라기보다 "내가 쏟아부은 그 처절했던 정성과 노력이 부정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내가 가치 없는 사람이 아니었음을 그 사람의 입을 통해 확인받고 싶으신 겁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런 오만한 사람은 끝내 진심 어린 사과나 인정을 해주지 않습니다. 상대에게 답을 구하려 할수록 상처만 더 깊어질 뿐입니다.
    
    몸과 마음이 보내는 위험 신호
    억압 방어기제로 인한 감정 마비, 멍함, 😡🤦🏻‍♀️ 이모지에 대한 공포, 고속버스를 너무 오래 타서 생긴 무릎 통증, 그리고 약물과 자해로 이어질 만큼의 심각한 스트레스는 이미 그 관계가 당신을 완전히 갉아먹고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연락을 끊자마자 아침의 자책과 불안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당신의 몸과 마음이 "지금 한 선택이 나를 살리는 길"이라고 보내는 분명한 신호입니다.
    
    "조상이 도운 걸까요?"에 대한 답
    네, 정말로 조상이 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 깊은 늪으로 빠지기 전에, 1년이 되기 전에 이 관계를 끊어낸 것은 본인이 스스로를 지켜낸 가장 위대하고 잘한 결정입니다. 대학생이라는 소중한 시기에 피 같은 돈과 감정을 쏟아부은 것은 결코 멍청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그만큼 진심으로 사랑을 할 줄 아는 따뜻하고 단단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잘못은 그 진심을 짓밟은 상대에게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당부
    
    연락의 마지노선(3~5일)에 흔들리지 않기: 그 사람이 다시 연락을 해오든 안 해오든, 그것은 당신의 가치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만약 연락이 오더라도 절대 받아주지 마세요.
    
    신체적·정신적 건강 회복에 집중하기: 심하게 찌릿거리는 무릎은 반드시 정형외과나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시고, 상처 입은 마음은 혼자 품고 자해로 풀지 마세요.
    
    자책하지 않기: 그 어떤 사람도 이런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앞으로 만날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당신은 한 번의 처절한 경험을 통해 진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가려낼 수 있는 눈과 스스로를 지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지독했던 첫 연애의 고통을 딛고,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 용기 있게 돌아선 사연자님의 걸음을 응원합니다.
    채택된 답변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 프로필 이미지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403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첫 연애에서 글쓴이님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해오신 것 같습니다. 먼저 연락하고, 먼 거리를 찾아가고, 비용과 시간을 쓰고, 상대의 문화와 언어까지 배우며 마음을 표현했는데 그만큼의 관심과 배려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서운함을 넘어 ‘나는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라는 분노와 자책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적어주신 내용만으로 상대가 글쓴이님을 ‘여자친구가 아니라 FWB로 생각했다’거나 어떤 의도로 행동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의 속마음을 밝혀내는 것보다 글쓴이님이 이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외롭다고 느꼈다는 사실입니다. 연락, 약속, 비용, 사과와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까지 한쪽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었다면 그 관계가 힘들었던 이유로 충분합니다.
    그래서 연락을 끊은 뒤에도 그 사람이 먼저 연락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관계를 끝내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내가 했던 사랑과 노력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꿈에서 연락받는 장면까지 나온다고 해서 다시 만나야 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오히려 받지 못했던 인정과 위로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조심하고 싶은 것은 연락을 끊은 시간을 ‘그가 며칠 만에 연락하는지 보는 시험’으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전히 내 마음의 중심이 상대의 반응에 놓이게 됩니다. 연락이 오면 ‘나를 사랑했구나’, 오지 않으면 ‘나는 아무 의미가 없었구나’가 아니라, 연락 여부와 관계없이 내가 이 관계에서 실제로 어떻게 대우받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날 더 사랑할 줄 알았다”는 문장이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다음 관계에서는 사랑을 얻기 위해 더 많이 주고,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내가 상대에게 잘해주는 만큼 상대도 나를 궁금해하고, 시간을 내고, 약속을 지키고, 갈등이 생겼을 때 함께 풀려고 하는지를 보세요. 사랑은 한 사람이 계속 증명해서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으며 만들어가는 관계에 가깝습니다.
    현재 멍해지거나 감정을 표현하기 어렵고 특정 이모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라면, 이를 특정 ‘방어기제’라고 스스로 진단하기보다는 관계에서 겪은 스트레스가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이런 반응이 지속되거나 일상과 새로운 관계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상담을 통해 이번 관계에서 경험한 감정과 두려움을 정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릎의 통증과 찌릿함이 계속된다면 그것 역시 관계 문제와 별개로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친구의 부고나 할머니의 죽음 등 힘든 일들이 비슷한 시기에 겹쳤던 것을 ‘조상이 도운 신호’였다고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여러 상실과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겹친 시기에 시작된 연애였다는 사실 자체가 당시 글쓴이님의 감정과 관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부분은 연락을 멈춘 뒤 아침의 자책과 불안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그 사람이 연락해오는지를 지켜보기보다, 그 사람과 거리를 두었을 때 내 몸과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지켜보세요. 이번 첫 연애가 앞으로 만날 사람까지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다음에는 더 많이 사랑해야 사랑받는 관계가 아니라, 애쓰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과 노력이 오가는 관계인지 천천히 확인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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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435채택률 8%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첫 연애에서 겪은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을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워요.
    ​매 순간 혼자서 관계를 지탱하느라 닳고 지쳤을 마음을 생각하면 정말 안쓰럽고 아파요.
    ​그동안 애써오며 쏟은 진심을 몰라준 상대방의 태도는 명백한 잘못이에요.
    ​작성자님이 베푼 온갖 배려와 사랑을 당연하게 여긴 그 사람은 상대를 존중할 줄 모르는 사람이에요.
    ​몸과 마음이 모두 다치면서도 관계를 이어가려 애쓴 자신을 이제는 따뜻하게 안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비록 상처와 아픔이 깊게 남았지만 늦기 전에 그 인연을 끊어낸 것은 정말 현명하고 다행스러운 일이에요.
    ​아침에 찾아오던 불안과 자책이 사라지고 있다는 건 작성자님의 삶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신호예요.
    ​이번 일로 큰 비용을 치렀지만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하는 소중한 마음과 스스로를 지키는 힘을 배웠을 거예요.
    ​앞으로는 작성자님의 가치를 알아보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될 거예요.
    ​지금은 홀가분해진 일상 속에서 다친 마음을 천천히 돌보며 온전히 쉬어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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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749채택률 3%
    마음의 밑바닥까지 긁어모아 쏟아부었던 첫 연애였기에, 그만큼 상처와 배신감이 깊으실 겁니다. 타국 생활을 배려해 상대 언어로 편지를 쓰고 음식을 만들 만큼 다정했던 마음을 이용하고 고마워할 줄 몰랐던 상대의 오만함은 명백히 그의 인성 문제입니다. 작성해주신 리스트만 보아도 그는 연인이 아닌 자신의 이기심을 채워줄 대상으로만 상대를 대했습니다.
    ​연락을 끊자마자 불안과 자책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님의 마음과 몸이 비로소 살기 위한 정답을 찾았다는 신호입니다. 연애 전 악재가 겹쳤던 것은 어쩌면 당신을 지키기 위한 조상의 마지막 경고였을지도 모릅니다.
    ​꿈에서 연락을 기다리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미련이 아닌, 그간 허공으로 사라진 님의 진심에 대한 정당한 보상심리입니다. 그러나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지 않듯, 그에게서 원하는 위로는 절대 얻을 수 없습니다. 무릎의 통증과 이모지 공포증까지 남긴 관계를 1년이 되기 전 끊어낸 것은 님이 스스로를 구한 가장 용기 있고 위대한 결정입니다. 지금처럼 자신을 제일 먼저 아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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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101채택률 5%
    이 글에는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기보다, 이미 관계를 끊고 나서 조금씩 회복되고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그만큼 많이 사랑했고, 잘해주고 싶어서 시간도 돈도 마음도 아낌없이 쓴 거잖아요. 그게 멍청했던 게 아닙니다. 다만 그 마음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을 만났던 거예요.
    
    그리고 지금도 그 사람이 먼저 연락해주길 바라는 마음,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상처를 준 사람에게조차 ‘그래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했다는 말 한마디’를 듣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니까요.
    그런데 한 가지는 꼭 기억하셨으면 해요.
    
    연락을 끊은 뒤 아침의 자책과 불안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
    그게 지금의 나에게 무엇이 필요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어요.
    
    이번 연애에서 잃은 건 돈과 시간만이 아니지만, 얻은 것도 분명히 있어요.
    ‘나는 사랑받기 위해 이렇게까지 나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걸 알게 된 거예요.
    
    다시 누군가를 만나는 게 두려울 수 있어요. 괜찮아요.
    지금 당장 좋은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것도, 그 사람에게 다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일단은 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그 관계에서 지쳐 있던 나를 인정해주는 것부터 해보세요.
    
    1년도 되기 전에 멈출 수 있었던 것,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는 사랑을 증명하느라 나를 소진시키지 않는 연애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 프로필 이미지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841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첫 연애라는 소중한 경험 속에서 마음과 시간, 심지어 건강까지 바쳐가며 깊은 상처를 받으셨을 질문자님의 고통이 글 너머로 무겁게 전달됩니다. 1년이 채 되기 전에 이 관계를 끊어낸 것은 지극히 현명하고 다행스러운 선택이며, 질문자님이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내린 가장 용기 있는 결정입니다.
    
    글에 적어주신 상대방의 수많은 행동은 연인 사이의 최소한의 예의나 존중조차 결여된 전형적인 불균형적 관계의 모습입니다. 상대방의 국가나 문화, 외로움을 배려해 그 나라 언어로 편지를 쓰고 음식을 만들며 다가갔던 질문자님의 정성과 다정함은 결코 한심하거나 멍청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받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진심을 다했던 것은 질문자님의 가치이자 아름다운 애정이었을 뿐입니다. 다만 그 정성을 이용하고, '당연함과 오만함'으로 되갚아버린 그 남자의 인성과 인격이 부적절했을 뿐입니다.
    
    자신이 소리를 지른 뒤 질문자님에게 '억압' 방어기제가 생기게 만들고, 😡🤦🏻‍♀️ 같은 이모티콘으로 수치심을 주며 감정을 통제하려 했던 것은 명백한 정서적 학대에 가깝습니다. 혼자 먼 길을 오가느라 무릎 건강이 악화될 정도로 애를 썼음에도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대학생의 귀한 돈과 정성을 당연하게 착취한 사람에게서 진짜 위로나 사과, 인정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사람이 보여준 성행위에서의 친절함은 성숙한 애정이 아니라, 자신의 요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연락을 끊은 지 4일이 지난 지금, 꿈에 선톡이 나오거나 내심 그 사람의 연락과 위로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과정입니다. 이는 그 사람을 여전히 사랑해서라기보다, 그동안 내가 쏟아부었던 막대한 시간과 돈, 감정적 노력이 너무나 억울하고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받고 싶은 '보상 심리'이자 '진심에 대한 인정 욕구'입니다. 3~5일이면 다시 당신이 먼저 연락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을 그 사람의 오만한 기대감을 완전히 깨뜨려주는 것이야말로, 질문자님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하고 존엄한 거절입니다.
    
    친구의 부고와 할머니의 소천, 지갑 상실 등 나쁜 일들이 겹쳤던 시기에 그 사람을 만난 것은, 어쩌면 내 마음이 가장 약해져 있을 때 그 허점을 타고 들어온 불운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그 관계를 스스로 끊어내자마자 아침마다 느껴지던 자책과 불안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증명해 줍니다. 질문자님의 몸과 마음은 이미 그 사람이 내 삶에서 빠져나간 것만으로도 살 것 같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관계나 성적인 관계에 대해 두려움이 생기는 것 또한 상처 뒤에 찾아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심리적 방어 작용입니다. 당분간은 그 누구를 만나려 애쓰지 마시고, 그동안 상처받고 억눌렸던 나 자신을 치료하는 데에만 전력을 다하셔야 합니다. 찌릿거리는 무릎을 위해 병원 치료를 받으시고, 멍해진 감정을 회복하기 위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일상에 집중해보세요.
    
    대학생이라는 소중한 시기에 치른 첫 연애의 대가가 너무나 아프고 가혹했지만, 이 경험은 질문자님이 어떤 사람을 멀리해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얼마나 진심을 다할 줄 아는 소중한 사람인지를 깊이 깨닫게 해준 비싼 예방주사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 남자는 당신의 진심을 담을 그릇이 전혀 되지 못했던 사람입니다. 절대 먼저 연락하지 마시고, 그 사람이 마지노선이라 생각하는 시간을 넘어 영원히 그 사람의 삶에서 걸어나오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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