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불안에 좋다는데 저는 심박수 올라가는 게 무섭네요 ㅋㅋ

아니 운동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공황 때문에 상담을 받으면서 규칙적인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큰맘 먹고 헬스장에 등록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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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저는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등산도 다니고 친구들하고 농구도 가끔 했어요.

그런데 공황 증상을 겪은 뒤로 몸에 조금만 이상한 느낌이 들어도 엄청 신경이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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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심장 뛰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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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괜찮다가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면 그때부터 온 신경이 가슴 쪽으로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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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헬스장에 갔습니다.

처음에는 무리하지 말고 러닝머신에서 천천히 걷기부터 하려고 했어요.

속도를 조금씩 올렸는데 10분쯤 지나니까 슬슬 땀이 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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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니까 기분도 괜찮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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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옆에 있던 트레이너분이 제 손목에 있는 스마트워치를 보더니 심박수가 잘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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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듣자마자 시계를 확인했습니다.

142가 찍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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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어요.

142면 높은 건가?

이 정도 뛰는 게 정상인가?

혹시 여기서 더 올라가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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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까까지 멀쩡하게 걷고 있었는데 숫자 하나 보고 겁을 먹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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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러닝머신을 멈췄습니다.

트레이너분이 힘드냐고 물어서 그냥 오늘 컨디션이 별로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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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몸이 힘든 것보다는 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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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의실에 들어가서 한참 앉아 있다가 집에 왔습니다.

운동한 시간보다 탈의실에서 휴대폰으로 심박수 검색한 시간이 더 길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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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생각하니까 좀 어이가 없더라고요.

운동하면 당연히 심장이 빨리 뛰는 건데 저는 심장이 빨리 뛴다는 이유로 운동을 중단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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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다음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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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운동하러 가면 몸이 어떤 상태인지보다 시계 숫자부터 확인합니다.

110이 나오면 괜찮네 싶다가도 120이 넘어가면 슬슬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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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운동 강도도 자꾸 낮추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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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스쿼트 몇 개 하다가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아서 그대로 멈췄습니다.

옆에서는 어떤 분이 엄청 무거운 걸 들고 계시는데 저는 맨몸 스쿼트 열 개도 못 끝내고 서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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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한 건 둘째 치고 진짜 짜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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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해서 건강해지려고 간 건데 운동하는 제 몸을 제가 못 믿겠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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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아예 스마트워치를 집에 두고 갔습니다.

숫자를 안 보면 좀 낫겠지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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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는 숫자를 모른다는 게 더 불안했습니다.

지금 심박수가 얼마인지 모르니까 괜히 더 빨리 뛰는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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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시계가 문제인지 제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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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이런 얘기를 했더니 너무 몸에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운동하라고 합니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죠.

저도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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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알면서도 안 되는 걸 어떡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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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빨리 뛰는 게 무조건 위험한 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운동하면 심박수가 올라간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막상 몸에서 그런 반응이 나타나면 예전에 공황 증상을 겪었을 때의 느낌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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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괜찮다고 하는데 몸은 빨리 그만두라고 하는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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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웃긴 건 운동을 안 하면 또 불안하다는 겁니다.

건강 관리해야 하는데 이렇게 계속 안 움직이면 더 안 좋아지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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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운동하러 가도 걱정, 안 가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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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헬스장에 가서 20분 정도 걷고 돌아옵니다.

그것도 나름 운동이긴 하겠지만 예전처럼 땀이 날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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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공황 겪으시는 분들 중에 저처럼 운동할 때 올라가는 심박수 때문에 불안했던 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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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으로 운동을 다시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제 몸 상태에서 어느 정도 강도로 운동해도 되는지는 의료진에게 확인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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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 때문에 운동을 못 하겠다는 말을 남한테 하기도 참 애매하네요.

운동하면 심장이 뛰는 게 당연한 건데 그 당연한 게 무서워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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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스마트워치의 심박수 화면을 아예 안 보이게 해놨습니다.

근데 운동 끝나면 결국 기록 들어가서 확인합니다.

아 진짜 저도 제가 피곤합니다.

댓글3
  • 익명2
    심장이 빨리 뛰면 덜컥 겁부터 날 수 있어요.
    가벼운 산책부터 천천히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 익명1
    공황을 겪고 나면 운동할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도 무섭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조건 참으면서 운동하기보다는 의료진과 상의해 안전한 강도부터 조금씩 늘려가셨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20분 걷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작이에요. 
    조급해하지 말고 몸의 감각에 천천히 익숙해지면서 운동에 대한 자신감도 되찾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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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답답하고 속상하실지 느껴졌어요. 운동하면 좋다는 건 알지만, 막상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하면 예전에 공황을 겪었던 순간이 떠오르니 마음처럼 쉽지 않으실 것 같아요.
    
    특히 예전에는 등산도 하고 농구도 즐기셨다니, 단순히 운동이 힘든 게 아니라 내 몸을 예전처럼 편하게 믿지 못하게 된 게 더 속상하실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그냥 신경 쓰지 말고 운동하라고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된다면 이렇게까지 고민하지도 않으셨겠지요.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다시 운동을 해보려는 마음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예전처럼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천천히 해나가셔도 괜찮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도 없고요.
    
    언젠가는 심박수 숫자보다 운동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지금도 충분히 애쓰고 계시니 너무 자신을 탓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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