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제가 왜 이렇게 의욕이 없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출근해서 일할 때는 괜찮은데 집에만 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요.
주말에도 약속을 잡기보다는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만 보는 시간이 많아졌고요.
예전에는 좋아하던 것도 귀찮아지고 사람들 연락에도 답장하기 싫어지는 날이 늘어나니까 혹시 우울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최근에 잠도 제대로 못 잤고 일도 바빴으니까요.
그래서 주말마다 늦잠을 자고 부족한 잠을 보충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생활 리듬만 더 엉망이 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우울증 관련 자가검진을 한번 해봤습니다.
결과는 우울 안정 상태로 나왔어요.
결과를 확인하고 나니까 일단 마음은 놓였어요.
제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상태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결과가 안정적이라고 해서 최근에 제가 힘들었던 것까지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바로 가기보다는 우선 제 생활을 찬찬히 돌아봤어요.
생각해보니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고 햇볕을 보는 시간도 거의 없었어요.
잠드는 시간도 매일 달랐고 퇴근하면 씻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휴대폰부터 보는 게 일상이었고요.
일단 이것부터 조금씩 바꿔봤습니다.
퇴근 후 바로 눕지 않고 집 근처를 15~20분 정도 걸었어요 🚶♀️
잠자기 전에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하루를 정리했고 가능한 한 비슷한 시간에 자려고 했습니다.
처음 며칠은 별 차이가 없었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아침에 일어날 때의 무거운 느낌이 조금 줄어들었어요.
지금은 예전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느낌이 계속되지는 않아요.
친구에게 먼저 연락하기도 하고 주말에 가까운 곳으로 나가기도 합니다.
물론 가끔 기분이 축 처지는 날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예전처럼 무조건 참고 괜찮은 척하기보다는 잠을 제대로 잤는지, 요즘 스트레스가 많았는지부터 살펴보게 됐어요.
이번에 자가검진을 해보면서 결과 자체보다 제 상태를 한번 점검해본 게 더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자가검진을 망설이는 분들도 결과가 무서울까 봐 너무 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검사 결과 하나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요즘 어떤 상태인지 돌아보는 계기는 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결과와 관계없이 우울감이나 무기력이 계속되고 일상생활까지 힘들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상담받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번 일을 겪고 나서는 마음이 힘들다는 걸 굳이 심각해질 때까지 참을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