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 5년째 복용 중, 자가점검 결과 29점

우울증 약 5년째 복용 중, 자가점검 결과 29점

 

 

 

저는 자가점검 중 우울증 검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심한 우울 상태 29점

일상 유지가 어려울 만큼 우울감이 깊어져 적극적인 도움과 돌봄이 필요한 상태

제 나잇대 평균 점수보다 4점이 더 높게 나왔어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가만 생각해봤는데...

글쎄요. 모르겠네요.

그 어려움의 이유를 하나로 특정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현재로서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아무래도 회사가 아닐까 싶어요. 

회사일이 날이 갈수록 힘에 부치고, 요 근래에 회사 관련 스트레스가 저에게는 가장 큰 어려움이에요. 그래서 검사 결과도 이렇게 나온 것 같아요.

쳇바퀴처럼 늘 반복되는 삶만 살다보니 번아웃도 와서 그런지 그냥 삶에 재미가 없네요.

 

 

우울증자가점검하면서 눈에 띄는 질문들이 있더라고요.

 

요즘 우는 날이 많아지진 않았나요?

라고 나오는데 울 기력이 없어서... 울고 싶어도 눈물이 안 나온다에 답했어요.

우는 날이 많다가 아니라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에 가까운 것 같아요.

예전 같으면 속상한 일이 있으면 울면서 감정을 풀었을 텐데, 지금은 너무 지쳐서 그런지 슬픈 일이 있어도 눈물이 잘 안 나요.

감정이 없는 건 아닌데 울어서 풀어낼 힘조차 없는 느낌이랄까요.

 

죄책감을 느낄 때가 있나요? 라는 질문에는 아니요 라고 했어요.

예전엔 일이 잘 안 풀릴때나 무슨일이 생겼을때 내가 생각한 거랑 다르게 일이 흘러가고, 인간관계에서도 안좋은일이 생기면 엄청 우울해했거든요.

난 왜그러지 내가 뭘 잘못한거지 했었는데 이젠 그냥 달관한 것 같아요.

체념, 달관, 아무런 감정이 안든다 에라 모르겠다....하는느낌?

이젠 별 감정이 생기지 않는 상태에 가까운 것 같아요. 

너무 오래 지치다 보니 예전처럼 무언가에 크게 실망하거나 화낼 에너지조차 남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의 어려움이 어쩌면 내가 받아야 할 결과라는 생각이 드나요? 라는 질문에는.

이 질문에는 조금 생각이 많아졌어요.

사람이라면..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걸 알고 그래야만 하지만.. 

힘이 들면 나도 모르게 쳐지고, 최선을 다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내 실력대로 또는 내 마음과 의지는 그게 아닌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늘 좋은 결과만 있을 순 없는 것 같아요.

너무 지치면 아무리 잘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고요.

그래서 이 어려움도 그냥 어쩔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거 같아요.

 

검사 결과를 보고 처음에는 조금 놀랐어요.

왜냐면 저는 이미 우울증 약을 먹고 있거든요.

병원에 가보라는 가족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스스로 병원에 가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제 발로 병원에 가게 되었고

약은 데스벤라팍신 25mg, 브린텔릭스 5mg 복용한지 5년 됐어요.

우울증이라는게 약을 먹으면 좋아지는 상태가 평~생 똑같이 지속되는 건 아니거든요.

상황이나 컨디션에 따라 기분이 다운될 때도 있고 좋아질 때도 있어요.

지금은 마음이 좀 힘든 상태지만 늘 이랬던 건 아니에요.

그래서 이번 자가점검 점수가 높게 나온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됐어요.

 

저도 요즘 예전처럼 즐겁고 활기찬 상태는 아니라는 걸 어느 정도 알고 있었어요. 

그렇다 보니 나름대로 스스로 노력도 하고 있기는 해요.

그렇다고 검사 결과를 보고 당장 뭔가를 크게 바꾼 건 아니고.. 억지로 괜찮은 척하지 않으려고 하고, 힘든 날에는 그냥 쉬기도 하고, 기분을 환기할 수 있는 취미 생활도 조금씩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일단 저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고, 마음을 잘 추스르고 지금 겪고 있는 스트레스도 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다시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선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은 꾸준히 다닐 계획이고요.

약도 제 판단으로 임의로 바꾸거나 중단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의하면서 관리할 거예요.

 

저는 이번 점검을 계기로 지금 제 상태를 외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한번 들여다보는 계기는 되더라고요.

그리고 약을 먹고 있어도 마음이 힘든 상황은 찾아올 수도 있단 현실을 알게 되어서 저는 오히려 더 마음이 홀가분하기도 해요.

약을 먹는데 왜 나는 또 우울하지? 라는 죄책감이나 불안은 없네요!

치료도 꾸준히 받고, 스트레스도 하나씩 풀어가면서 다시 제 일상의 평화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시 저처럼 번아웃 이후 삶의 재미가 사라지고 무기력한 상태가 오래 이어지고 있다면, 자가점검이라도 해보시길 바래요. 

병원에 가는 것이 힘들다면, 내 상태가 어떤지 미리 아는 것도 좋으니까요.

약을 먹고 있다고 해서 항상 괜찮은 것도 아니고, 힘든 시기가 다시 찾아왔다고 해서 치료가 실패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힘든 분들도 너무 괜찮은 척하지 마세요. 일단 내가 힘들다는 것부터 인정해주는 것도 충분히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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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9
  • 익명8
    마음이 너무 지쳐서 눈물마저 마른 것 같아요.
    혼자 다 짊어지지 말고 꼭 쉬어갈 수 있길 바라요.
  • 익명7
    현재 복용 중이신 데스벤라팍신과 브린텔릭스 등 모든 약물의 물리적 라벨과 복용 가이드를 항상 명확히 확인하시기 바라며, 본인의 생각처럼 약물 용법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변경하지 않고 의료진과 긴밀히 상의하겠다는 중심은 매우 안전하고 올바른 대처입니다. 다만 현재 도출된 29점의 심한 우울 수치와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감정 고갈 상태는 주의 깊은 조정이 필요한 신호이므로, 주치의에게 요즘의 번아웃과 일상적 버거움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약물 용량 조정이나 기분 환기를 위한 전문 상담 병행 등 전문가의 다정한 가이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보시는 것을 안전한 대안으로 권해드립니다.
  • 익명6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약을 복용하며 치료의 끈을 놓지 않으셨음에도 불구하고 마주하게 된 '29점, 심한 우울 상태'라는 숫자 앞에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무겁고 막막하셨을지 그 깊은 고단함이 글 너머로도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회사 업무의 과부하와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찾아온 지독한 번아웃이 작성자님의 감정 주머니를 텅 비워버린 것 같아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특히 울고 싶어도 울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아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씀과, 일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도 그저 체념하고 달관하게 되었다는 고백은 오랜 세월 마음의 방전 상태를 버텨내느라 온몸으로 지르고 있는 소리 없는 비명처럼 느껴집니다. 분노나 실망조차 에너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감정인데, 그것마저 소진되어 버린 상태 속에서 그동안 혼자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 싸움을 이어오셨을지 감히 다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작성자님의 글에서 깊은 감명과 강력한 회복의 단초를 본 이유는, 이 절망적인 숫자 앞에서도 놀라운 수준의 '심리적 유연성'과 단단한 중심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약을 먹는다고 해서 항상 괜찮은 것도 아니고, 힘든 시기가 다시 찾아왔다고 해서 치료가 실패한 것도 아니다"라는 작성자님의 말씀은 정신의학적으로도 완벽히 정답이며, 오랜 치료 과정을 거친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성숙하고 위대한 통찰입니다. "왜 약을 먹는데도 또 우울할까?"라는 자책의 굴레에 빠지지 않고, 현재의 높은 점수를 내 삶을 다정하게 돌아보는 객관적인 계기로 삼으신 그 유연한 태도야말로 작성자님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 익명5
    검사를 하실때 하나하나 집중해서 하신게 느껴지는 글입니다 우울증이란 게 약을 먹는다고 늘 즐거운 상태가 평생 지속될 수는 없는 없다는 게 가장 현실적인 말인 것 같아요. 지금 현재의 상태를 부정하지도 않으시고 비관하지도 않으시는 모습에서 오히려 강한 의지를 느꼈네요. 앞으로 상담 받으시면서 더 좋아지시길 바라겠습니다
  • 익명4
    29점이라는 결과와 지금 느끼는 무기력과 감정의 둔화는 가볍게 넘기기 어려워 보임요. 울 힘조차 없고 아무 감정도 들지 않는 느낌이 오래 이어진다면 번아웃이나 우울 상태와 관련될 수 있으니, 자가검진에만 의존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센터에 확인하러 가세요. 회사 스트레스가 큰 원인이라면 당장 모든 걸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쉬는 것도 방법이고요. 
  • 익명3
    우울증 치료를 받기 위해서 5년 동안 약을 복용하고 계신 거에 대해서 일단은 5년 동안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신 거에 대해서 저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만큼 5년 동안 약을 복용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사람이 약을 먹는 것도 우리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건강 보조제를 생각하고서 매일 먹는 것과 내가 병이 나 기 위해서 먹는 것과는 그 느낌과 그리고 다른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그렇게 건강 보조제 먹듯이 5년 동안 먹으면 되지 않드냐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울증이라는 거 자체가 쉽게 날 수 있는 병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장기간 그리고 계획을 세워서 우울증 자체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언젠가 우울증을 날 수 있다라고 하는 그런 마음가짐 자체를 가지고 있어야지. 아 언제 이 우울증이 날까 하면서 정말 고민하고 있을 것 같고 이거 나는 이제 괜찮아진 것 같아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시 우울증이 오는 날에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만큼 나는 이 우울증에 대해서 완벽하게 그리고 또 다시는 이런 우울증이 오지 않은 상태가 될 만큼의 호전 상태를 유지시켜야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서 내 병에 대해서 정말 허심터니하게 이야기하고 약물 치료를 병행해서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가족같이 그리고 친구들이 주변에서 내 우울증을 바르게 알리고 또 내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내 주변에서 그리고 나를 도울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합니다. 그만큼 우울증이라고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겨낼 수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변 지인들과 식구들이 적극적이고 맨투맨적으로 저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만큼 함께 도와주어야 될 사람도 너무나 힘들고 지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함께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자가 검사를 통해서 높은 점수가 나왔다고 해서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그것은 단지 자가 검사일지 뿐이지 정확한 검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 익명2
    약을 오래 복용하셨는데도 높은 점수가 나와서 처음엔 철렁하셨을 텐데, 오히려 담담하게 스스로를 돌아보시는 모습이 참 깊고 단단하게 느껴져요.
    
    울고 싶어도 눈물이 안 날 만큼 지쳐있다는 말에 마음이 참 아프더라고요. 회사 스트레스에 번아웃까지 겹쳐서 감정을 쏟아낼 기력마저 다 소진되신 것 같아요. 모든 상황에 달관하고 체념하게 됐다는 부분도 그동안 얼마나 혼자 힘겨운 시간을 버텨내셨을지 짐작하게 하네요.
    
    약을 먹는다고 늘 한결같이 좋을 순 없다는 걸 인정하고, 치료가 실패한 게 아니라고 스스로를 다독이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에요. 왜 또 우울할까 자책하지 않고, 지금의 내 상태를 외면하지 않기로 하신 건 정말 현명한 선택입니다.
    
    억지로 괜찮은 척하지 않고, 힘든 날엔 쉬어가면서 의사 선생님과 상의해 나가겠다는 중심이 잡혀 있으시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비록 흐린 날이지만, 작성자님의 말씀대로 치료를 이어가다 보면 다시 잔잔하고 평온한 일상이 찾아올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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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글을 읽으면서 치료를 대하는 작성자님의 차분한 마음가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약을 복용하고 있어도 힘든 순간이 찾아올 수 있고, 그렇다고 치료가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말에 많이 공감합니다.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매일 마음이 완벽하게 편안할 수는 없으니까요. 저도 우울한 마음이 오래 이어졌던 시기에 스스로 괜찮다고만 생각하다가 힘든 상태를 뒤늦게 알아차린 적이 있어요. 그래서 내 상태를 외면하지 않고 한 번씩 돌아보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힘든 날에는 억지로 괜찮은 척하기보다 충분히 쉬고, 작은 취미나 좋아하는 일로 마음을 환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혼자 판단하며 버티기보다는 지금처럼 의료진과 함께 천천히 회복의 과정을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힘든 시간이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시고, 자신을 너무 다그치지 않으셨으면 해요. 응원하겠습니다. 🌿
  • 익명1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데도 다시 힘든 시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신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자가 점검 결과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치료가 실패했다는 뜻은 아니고 오히려 지금 내 상태를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미 병원을 꾸준히 다니면서 약도 임의로 조절하지 않고 힘든 날에는 쉬면서 스스로를 돌보고 계신 게 정말 다행이에요. 
    회사 스트레스와 번아웃이 계속 마음을 지치게 하고 있다면 혼자 참고 버티기보다는 의료진과 현재 상태를 충분히 이야기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억지로 괜찮은 척하지 않고 내 상태를 인정하면서 천천히 회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다시 일상의 평온을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