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특별히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마음이 가라앉고 우울한 날이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힘든 일이 생기면 그 이유라도 분명했는데, 요즘은 딱히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과 무기력함이 계속되는 느낌이었어요.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혼자 있는 순간이 되면 마음이 툭 가라앉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많아졌어요.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들도 괜히 귀찮고 버겁게 느껴지고, 좋아했던 일에도 흥미가 생기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것 자체가 조금 힘겹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혹시 내가 단순히 지친걸까 싶어서 우울증 자가점검을 해봤는데 결과가 26점, 심한 우울 상태로 나왔어요.
생각보다 높은 점수에 놀랐어요
물론 자가점검 점수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도 막상 결과를 확인하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은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요즘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이제는 제 마음 상태를 그냥 지나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가검진을 계기로 제 생활부터 조금씩 돌아보기 시작했어요.
우선 혼자 우울한 생각을 계속 끌어안고 있지 않으려고 했고 무리해서 뭔가를 해내려고 하기보다는 잠자는 시간과 식사 시간을 최대한 일정하게 맞추려고 했고, 하루 종일 집에만 있지 않고 가까운 곳이라도 천천히 걸으려고 노력했어요.
예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면 스스로를 탓했는데, 요즘은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는 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려고 해요.
무엇보다 자가점검 결과만으로 제가 우울증이라고 단정 짓지는 않으려고 해요. 예전에도 지금과 비슷한 정도의 우울함에 빠졌을 때가 있었는데 우울하다고 생각할수록 자꾸만 더 우울해지더라고요.
우울감이 계속되고 일상생활까지 힘들어지면, 그때는 정신건강의학과나 전문 상담을 받아보려고 해요.
아직 마음이 괜찮아진 건 아니에요. 그래도 예전처럼 무조건 참고 버티기보다는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살펴보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관리해보려고요
당분간은 제 마음을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보면서 천천히 회복해보려고 합니다.
우울증 자가점검을 망설이고 계신다면 너무 겁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처음에는 결과가 무서워서 망설였지만, 막상 해보고 나니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제 마음을 조금 더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어요.
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바로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것도 아니고, 지금 내 마음이 어느 정도 지쳐 있는지 한번 들여다보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