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를 찾다가 현관문에 포스트잇을 일곱 장 붙였습니다

현관문 안쪽에 노란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 있습니다. 열쇠, 충전기, 도시락, 우산, 약속한 물건. 잊지 않으려고 붙인 건데 이제는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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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한 장이었어요. 집을 나서면서 우산을 놓친 날이 있어서 '우산 챙기기'를 붙였습니다. 며칠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런데 곧 다른 걸 잊어버렸고, 그때마다 하나씩 추가했습니다. 지금은 문 앞에서 메모를 전부 읽을 시간이 없어요. 그냥 노란색 벽지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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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도시락을 냉장고에서 꺼내놓고 정작 가방에 넣지 않았습니다. 가방을 챙기다가 택배 반품할 물건이 떠올라 박스를 찾았고, 그 박스를 들고 나가려다 우산을 봤고, 결국 도시락을 두고 나온 거예요. 뒤늦게 깨달았을 땐 버스에 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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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준비하는 시간을 더 늘렸습니다. 그런데 일찍 일어나도 비슷합니다. 시간이 여유 있으면 그 시간에 다른 일을 시작해서 결국 급하게 나갑니다. 스스로도 이해가 안 돼요. 일부러 잊어버리는 것도 아니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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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ADHD 관련 자료를 읽다가 주의 전환과 실행 기능 문제라는 설명을 봤습니다. 제게 해당하는지는 진료로 확인해야겠지만, 적어도 '정신 차려'라는 말만으로 해결되는 일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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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메모를 줄이고 문 앞에 바구니 하나를 두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바구니에 물건을 넣는 것부터 잊어버리는 날이 있습니다. 웃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잊지 않으려고 만든 장치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복잡해지는 경우, 어떤 방식으로 환경을 단순화하면 좋을까요? 제 의지 문제가 아닌지 제대로 점검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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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익명2
    기억하려고 장치를 늘리다 보면 오히려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의지의 문제로만 여기기보다 진료를 통해 주의력이나 실행 기능에 어려움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겠어요. 
    우선 포스트잇을 줄이고 현관에 외출 필수품을 한곳에 모아두는 것처럼, 기억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 보시면 좋겠어요 
  • 익명1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도 반복되면 스스로 답답해질 때가 있죠. 의지만으로 해결하려 애쓰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천천히 찾아가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함께 원인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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