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기분 좋은 일이 하나 있었어요. 아주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저한테는 꽤 반가운 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한테 이야기하려다가 결국 말하지 않았네요.
괜히 자랑하는 것처럼 들리면 어쩌나 싶어서요. 예전 같으면 별생각 없이 이야기했을 텐데 요즘은 좋은 일이 있어도 먼저 상대방 눈치를 보게 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나쁜 일이 있으면 속상하다고 털어놓으면서 정작 좋은 일이 생기면 입을 다물게 되네요.
상대방도 자기 나름대로 걱정이 있을 텐데 제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상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좋은 일을 혼자만 알고 있으려니 조금 아쉽기도 해요.
친구들하고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이런저런 소식이 오가잖아요. 누군가는 자식이 잘됐다고 하고, 누구는 좋은 물건을 샀다거나 여행을 다녀왔다고 해요.
저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잘됐다고 축하해주는 편인데, 막상 제 차례가 되면 말을 아끼게 됩니다. 남들이 제 이야기도 그렇게 받아줄 거라는 확신이 없어서 그런가 봐요.
전에 별생각 없이 기쁜 일을 이야기했다가 상대방 반응이 시큰둥했던 적이 있어요. 제가 기대했던 만큼 반응해달라는 건 아니었는데 별것 아니라는 듯이 넘어가니까 괜히 민망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좋은 소식이 있어도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 사람이 일부러 제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그런 건 아닐 거예요. 그날 다른 걱정이 있었을 수도 있고, 제가 기뻐하는 이유를 잘 몰랐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그런 작은 반응에도 신경이 쓰여요.
괜히 말을 꺼냈다가 혼자 머쓱해지는 게 싫거든요.
그렇다고 남들이 좋은 일을 이야기하는 게 싫은 건 아니에요. 오히려 친한 사람이 잘됐다고 하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마음이 다르잖아요. 누군가는 진심으로 축하해주지만 누군가는 비교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저도 모르게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다 보니 말을 꺼내기가 점점 어려워지네요.
특히 경제적인 이야기나 가족과 관련된 좋은 소식은 더 조심스러워요. 누구에게는 평범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부러운 일일 수도 있고, 듣는 사람 형편에 따라 마음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괜히 제 기쁨 때문에 상대방이 불편해지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도대체 어디까지 조심해야 하나 싶기도 해요. 남의 마음을 배려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제 기쁜 마음까지 숨기면서 살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저도 가끔은 별것 아닌 좋은 일을 편하게 이야기하고 축하도 받고 싶은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네요.
얼마 전에도 친구가 요즘 별일 없냐고 묻는데 그냥 똑같지 뭐 하고 대답했어요. 사실 이야기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 입 밖으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집에 돌아와서 생각하니 내가 왜 굳이 숨겼을까 싶었어요.
누가 말하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닌데 혼자 미리 걱정하고 있었던 거죠.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가 편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말 한마디 하는 데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상대방 기분도 살펴야 하고 괜한 오해도 피하고 싶고요.
그러다 보니 좋은 일은 혼자 기뻐하고 속상한 일도 혼자 삭이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이게 정말 사람들과 잘 지내는 방법인지는 모르겠네요.
가끔은 제가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 건 아닌가 싶어요.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저 혼자 자랑처럼 들릴까 봐 걱정하는 거니까요.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좋은 일을 이야기했다가 괜히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도 싫고요.
친한 사이일수록 좋은 일이 생기면 서로 축하해주고 기쁜 마음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막상 그런 상황이 되면 상대방 반응부터 생각하는 제 모습이 답답합니다.
이러다 정말 가까운 사람에게도 제 속마음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도 돼요.
다른 분들은 좋은 일이 생기면 주변 사람들에게 편하게 이야기하시나요? 혹시 저처럼 자랑한다고 생각할까 봐 일부러 말을 아끼는 분들도 계신지 궁금해요.
코치님께도 여쭤보고 싶어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지나치게 눈치를 보는 마음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좋은 일을 조금 더 편하게 나눌 수 있으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