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정신건강가족·부부연애·이별

엄마의 암을 숨기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일년전에 뇌출혈로 쓰러진 엄마의 병간호로 정신이 없었지만 병원에서 세 달간의 간호로 우선은 안도하고 가족들 모두 살아계셔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안도의 숨을 쉴수 있었네요.

 

쓰러진 당시에는 뇌출혈로 가족들을 알아보시지 못하고 중환자실에서 이 주간의 응급상황과 두 차례의 수술을 통하여 저희 곁에 계신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그러다가 담당의 선생님이 면담을 하자고 하셔서 무슨일인지 궁금했지만 별다른 일은 없을것이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얼마 후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말을 들었네요.

심장  부근에 암으로 보이는 조직이 있다고 큰 병원으로 가 보는 것이 좋을것 같다고 하셨네요.

 

엄마가 암에 걸리셨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든데다가 그 사실을 숨기고 혼자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우선 형제들과 이야기를 통해 연로하신데다가 암수술 후 체력적으로도 엄마가 견디어 낼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가족모두가 어쩔수없이 알리지 말자고 했네요.

 

일주일에 한 번씩 고향집에 내려갈 때마다 엄마가 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정작 엄마에게는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웃으면서 엄마의얼굴을 마주하고 있을면 과연 제가 지금 잘하고 있는 행동일까? 이것이 진정 엄마를 위한 일일까? 수십번 마음속에서 생각이 왔다갔다 하네요.

 

엄마가 충격을 받으실까 봐, 무너져 내리실까 봐, 혹은 그 말을 꺼내는 순간 엄마의 아픔을 눈앞에서 마주해야 할까 봐 두렵고 말하지 못하고 있는 제 자신을  자책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해야 엄마를 덜 아프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하루하루 엄마 자신은 모르시면서 살아가시는 것이 옳은 일이나? 많은 생각으로 힘드네요.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아버지께서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이제까지 혼자힘으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장사를 하시면서 저희 사형제를 키워주시고 이제 효도하고 아버지의 몫까지 오래 저희 곁에 계셔주시기만을 늘 기도하고 바랐는데 이런일이 눈 앞에 닥치고 나니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네요.

 

"엄마, 나 엄마한테 꼭 이야기해야 할 게 있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서 많이 많이 망설였어.

엄마가 걱정하고 힘들어하실까 봐 쉽게 말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엄마랑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어.

그러니까 너무 놀라지 말고 내 이야기 조금만 들어줘.

엄마,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그래서 더 말하기가 어려웠어.

엄마가 아프다는 사실도 마음이 아프지만, 

엄마에게 아무것도 모른 채 있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

사실 그동안 엄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많이 망설였어. 엄마가 걱정하고 마음 아파하실까 봐 선뜻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어.

그런데 엄마, 검사 결과에 대해 이야기해 줄게.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암이 발견됐대.

나도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어. 

엄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프고 무서워.

그렇지만 엄마, 혼자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내가 엄마 곁에 있을게.

지금 당장 모든 걸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아도 돼. 

우리 천천히 알아보고, 의논하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자.

엄마, 사랑해. 그리고 엄마 혼자가 아니라는 것만 꼭 기억해 줘.우리 이제부터는 서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함께 이겨내 보자."

이렇게 어떤 날은 혼자서 엄마께 해야할 말을 써서 연습하기도 했지만 막상 엄마를 마주 한순간 벙어리가 되어 버리네요.

 

솔직한 저는 엄마에게 암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순간 엄마의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질까 봐 두려운 마음에 차라리 모르게 해드리고 싶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평소처럼 식사하고 웃고 이야기하면서 지내게 해드리고 싶네요.

 

그렇지만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엄마가 큰 충격을 받을 수는 있지만 반대로 엄마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알고 싶어 하거나 치료 방향을 직접 결정하고 싶어 할 수도 있어야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지금 제가 가장 무섭고 고민하는 것은 엄마에게 암이라는 사실을 전한 뒤 가장 걱정되는 순간이 바로 엄마가 충격을 받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순간 엄마가 충격받았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혹시나 암치료를 받으시겠다고 한다면 준비한다는 것이 단순히 병원에 다니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아서 

엄마가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마음을 준비하고, 치료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챙기며, 가족이 함께 버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도 그저 막막하기만 하네요.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엄마에게 환자라는 생각보다는  여전히 엄마이시고, 한 사람의 소중한 삶을 살아가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의 남은 시간을 생각할 때, 두려움 없이 지내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기회도 소중하게 지켜드리고 싶어서 엄마가 암환자로만 살아가게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엄마의 선택권도 지켜드리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고 싶네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댓글4
  • 익명1
    얼마나 마음이 무겁고 힘드실지 감히 다 헤아리지도 못하겠습니다. 어머니를 향한 기나긴 사랑과 깊은 고민이 글 마디마디에서 그대로 느껴지네요. 정답이 없는 문제라 가족분들의 마음고생이 정말 크실 것 같습니다. 알리는 것과 모르게 해드리는 것 모두 어머니를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니 너무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분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어머니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하나씩 천천히 결정해 나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5,080채택률 3%
    어머니를 향한 사랑과 걱정이 글 곳곳에서 느껴져 마음이 먹먹하네요. 오랜 시간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오신 어머니이기에 이제는 조금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곁에 계셔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하실까요. 암이라는 사실을 전하는 것이 두렵고, 혹시 그 말 한마디가 어머니의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릴까 걱정되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말하지 못하고 혼자 감당하는 시간도 결코 쉽지 않으실 것 같아요. 어머니를 위한다는 마음만큼이나 어머니가 자신의 삶을 알고 선택할 권리도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어머니의 건강 상태와 설명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야기하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무엇보다 어머니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위로나 해결책이 아니라 힘든 순간에도 곁을 지켜주는 가족의 사랑일 것입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계시니 스스로를 자책하지 마세요. 님의 마음도 꼭 돌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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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430채택률 5%
    작성자님,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무거우실까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엄마가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앞두고 계시니, 걱정과 두려움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엄마를 위해 무엇이든 해드리고 싶지만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도 느껴집니다.
    
    그런데 글을 읽으며 제 마음에 오래 남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엄마를 환자로만 바라보지 않고, 여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소중한 한 사람으로 생각하며 엄마의 선택권까지 지켜드리고 싶다는 대목입니다. 엄마를 향한 작성자님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느껴졌습니다.
    
    치료를 잘 받게 해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엄마가 무엇을 원하시는지 자주 여쭤보고 스스로 결정하실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드리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치료와 병원 이야기를 잠시 내려놓고 평소처럼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웃고, 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도 소중히 지켜드렸으면 합니다.
    
    엄마의 두려움을 완전히 없애드릴 수는 없겠지만, 두려울 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드리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자님 역시 모든 것을 잘해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해서 모든 상황을 미리 준비하고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엄마의 남은 시간을 생각하며 너무 먼 미래까지 걱정하기보다는, 오늘 엄마가 무엇을 원하시는지, 오늘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복은 무엇인지 하나씩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엄마의 삶을 지켜드린다는 것은 단지 치료를 잘 받게 해드리는 것만이 아니라, 엄마가 엄마답게 살아가실 수 있도록 곁을 지켜드리는 일이기도 할 테니까요.
    
    작성자님도 많이 두렵고 힘드실 겁니다. 괜찮은 척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엄마를 걱정하는 마음만큼 자신의 마음도 잘 보듬어 주세요. 엄마에게도 작성자님에게도 서로의 곁에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 프로필 이미지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467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쓴님,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시는지 글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오랜 세월 가족을 위해 살아오신 어머니께 이제는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만 드리고 싶었을 텐데, 예상하지 못한 소식을 마주하고 얼마나 막막하고 두려우실까요. 형제들과 함께 고민하면서도 혼자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무게가 참 크셨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그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사실을 전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충격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마음과 어머니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서로 부딪히고 있는 것이지요.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어머니를 향한 사랑에서 비롯된 마음이라는 점을 먼저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다만 한 가지는 함께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어머니께 암이라는 사실을 알릴지 여부를 가족이 먼저 결정하기보다는, 우선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정확한 진단과 현재 상태, 치료 가능성 및 선택지를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평소 자신의 건강 문제를 얼마나 알고 싶어 하셨는지, 중요한 결정을 직접 내리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셨는지도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어머니의 건강 상태와 이해 능력을 고려하면서, 어머니가 원하시는 만큼 정보를 알고 선택하실 기회를 존중하는 것도 중요한 배려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머니께 말씀드리기로 했다면 처음부터 모든 상황을 한꺼번에 설명하려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차분한 환경에서 조금씩 이야기하고, 어머니가 놀라거나 슬퍼하시면 서둘러 위로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그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실 수 있도록 곁에 있어 주세요. 때로는 "엄마, 지금 어떤 마음이 드세요? 우리 같이 알아보고 결정해요"라는 말과 함께 손을 잡아드리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글쓴님께서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형제들과 역할을 나누고 의료진에게도 가족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세요.
    
    어머니를 환자로만 바라보지 않고 한 사람의 삶과 선택을 존중하고 싶다는 글쓴님의 마음은 이미 충분히 소중한 사랑입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만큼 두려운 것도 당연합니다. 완벽한 말을 찾아내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어머니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자녀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곁에 있어 주는 자녀일 테니까요.
    
    글쓴님도 자신의 마음을 돌보면서 어머니와 함께할 소중한 시간을 조금 더 평안하게 만들어 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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