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13년째 로니와 함께 살고 있는 로니엄마입니다.
로니는 올해 추정 나이 18살이에요.
13년을 함께 살다 보니 이제는 반려견이라는 말보다 그냥 우리 가족이라는 말이 더 익숙한 아이입니다.
그런 로니가 지난 8월 초 갑자기 쓰러지면서 오른쪽 뒷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됐어요. 걷는 것도 힘들어졌고 대소변도 혼자 해결하기 어려워져서 한동안 제가 거의 모든 걸 도와줘야 했습니다.
하루아침에 달라진 로니를 보면서 마음이 참 많이 힘들었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얼마나 더 함께할 수 있을까?’
‘혹시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좋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자꾸 앞날을 걱정하게 되더라고요.
다행히 얼마 전부터 로니가 세 다리로 조금씩 걷기 시작했고, 배변도 어느 정도 스스로 할 수 있게 됐어요.
예전처럼 걷지는 못하지만 힘겹게라도 스스로 움직이고 볼일을 보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고맙고 기특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어요.
언젠가 로니에게 정말 큰 변화가 왔을 때 제가 아무것도 몰라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알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반려견 사후관리 세미나에도 다녀왔어요.
막상 다녀오고 나니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내가 너무 일찍 이별을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 내 곁에 멀쩡히 살아 있는 아이를 두고 왜 벌써 그런 것까지 알아보고 있는 걸까?’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미리 알아두는 것도 로니를 위한 준비라고 생각했어요.
갑작스러운 상황이 왔을 때 아무것도 몰라 허둥대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어제 주치의 선생님께서 제가 너무 앞서 걱정한다고 조금 혼내셨어요.
아직 장례나 휠체어 같은 것을 걱정하기에는 이르다고요.
그러면서 “로니가 아직 죽을 생각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데 웃음도 나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뭉클했어요.
그러고 집에 돌아와 한참 생각했습니다.
내가 너무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던 걸까.
아직 로니는 내 곁에 있고, 밥도 먹고, 조금씩 걷기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나는 왜 자꾸 아직 오지도 않은 이별을 미리 걱정하고 있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또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습니다.
로니를 돌보다가 저까지 결국 몸이 아파버렸어요.
허리가 너무 아파서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고, 결국 저도 한의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로니를 안아주고 옮겨주고 씻겨주고 챙겨주면서 제 몸이 아픈 건 계속 참고 있었던 것 같아요.
‘로니가 더 힘든데 내가 아프다고 쉴 수 있나.’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파보니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로니를 잘 돌보려면 저도 제 몸을 돌봐야 한다는 걸요.
그래서 요즘은 마음이 참 복잡합니다.
미리 준비해두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아직은 아무 생각하지 말고 오늘의 로니만 바라보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필요한 것은 알아두되 걱정까지 미리 할 필요는 없는 걸까요?
혹시 저처럼 오래 함께한 반려견이 나이가 들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신 분 계실까요?
저만 이렇게 앞서 걱정하고, 미리 준비하고, 또 그런 제 마음을 스스로 이상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지금은 로니가 제 곁에 있습니다.
세 다리로라도 조금씩 걷고 있고, 밥도 먹고, 제 손길을 느끼며 잠들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너무 먼 미래까지 미리 살아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필요한 건 차분하게 준비하되, 오늘의 로니는 오늘 많이 사랑해주려고요.
그리고 로니만큼이나 저도 조금 챙기려고 합니다.
언젠가 이별이 오는 건 피할 수 없겠지만, 아직 오지 않은 그날 때문에 오늘의 시간을 슬픔으로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혹시 저와 같은 마음을 느껴보신 분이 계시다면 이야기 좀 나눠주세요.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여러분은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셨는지 궁금합니다.
오늘도 로니는 제 곁에 있습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는 오늘을 조금 더 사랑해보려고 합니다.